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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투표합시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프로게이머에서 민주 시민으로 거듭날 기회

오늘은 기자석을 존댓말로 쓰려 합니다. 보통 기자들이 생각을 말할 때는 반말로 쓰는 경우가 많지만 오늘만큼은 선수와 프로게임단, 팬에게 부탁할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6월2일은 지방선거를 하는 날입니다. 달력에는 붉은 색으로 표시가 되어 있지 않지만 휴일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투표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휴일 계획만 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그래서 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1박2일간 여행하러 간다는 분들도 자주 눈에 띄곤 합니다.

프로게이머와 프로게임단은 프로리그 5라운드 일정을 소화하느라 정신 없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라운드이니 포스트 시즌 진출을 위해 하루라도 더 연습에 매진하고 경기 준비를 위해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맞는 타이밍입니다.

그렇지만 하나만 부탁드립니다. 선수들에게 투표할 시간을, 여력을 만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주소지가 서울이 아닌 선수들은 집에 내려가서라도 선거에 참가하고 올 수 있도록 해주셔야 합니다.
투표는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가장 낮은 단계의 참여 방식입니다. 민주주의의 단계가 높아갈수록 직접 대표가 되겠다고 나서고, 정견이 같은 사람들끼리 모인 정당에 참여하고, 선거 운동을 하는 등 참여도와 개입도가 높아지지만 투표는 이러한 민주주의 단계를 직접 느낄 수 있는 최하 단계입니다.

특히 지방선거는 지역민을 대표해서, 지역의 발전을 위해 일할 일꾼을 선발하는 투표입니다. 흔히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하지요. 시군구의 의회를 꾸리를 의원을 선출하고 시장, 군수, 구청장을 뽑습니다. 이들보다 한 단계 위인 특별시장, 광역시장, 도지사도 선출합니다. 이번 선거에는 교육감과 교육위원을 뽑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역민으로서 이들에게 권리를 위임함으로써 지역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인재를 찍는 투표입니다.

저는 오전 7시에 일어나 근처에 있는 투표소에서 경기도지사와 수원시장 등을 찍고 왔습니다. 당락은 둘째치더라도 선거에 참가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뿌듯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고장을 위해 일할 일꾼에게 한 표를 행사했기 때문입니다.

프로게이머들에게도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반드시 주어져야 합니다. 정치는 어려우니까, 정치인은 보기 싫으니까, 프로게이머들은 바쁘니까, 정치에 관심이 없으니까, 아직 어리니까라는 오만 가지 이유로 선수들의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일은 민주주의의 정신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투표를 통해 선수들이 사는 고장에 대한 애착을 가질 수 있고 더불어 사는 사회에 대한 감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회 규범 등 운영 원리를 깨닫고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을 눈으로 지켜보면서 민주 시민으로서의 자질을 익혀 간다면 최근에 벌어진 불상사들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경기 준비는 매일 할 수 있고, 매일하고 있지만 지방선거는 4년에 한 번밖에 할 수 없습니다. 프로게이머로서가 아니라, 민주 시민으로서 권리를 행사하는 오늘 하루쯤은 투표할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6월2일 투표는 오후 6시까지입니다. 프로게이머들이 선수의 자격에서 벗어나 민주 사회의 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방선거에 동참할 수 있도록 지도자는 물론, 회사측의 배려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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