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심환이라는 약이 있습니다. 의약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프로게이머들이 큰 경기를 앞두고 자주 애용하는 약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한 때 4대 저그 안에 들었던 조용호가 큰 경기마다 청심환을 먹고 마음을 안정시킨 뒤 이기면서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 경기 직전 우황청심환을 먹는 빈도가 높아지기도 했습니다.
감독 간의 엔트리 교환이 이뤄졌고 A가 출전을 위해 청심환을 따려는 순간, 아뿔싸. 뚜껑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대기실에서 2~3분 동안, 모든 동료들이 매달려 뚜껑 따기 작전을 펼쳤지만 열리지 않았답니다. 경기석에 앉아 세팅할 시간까지 줄여서 따보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청심환은 열리지 않았고 A는 다급한 마음에 경기를 치렀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징크스에 따라 졌습니다. 약병의 뚜껑에 문제가 있었던 거죠. 청심환 덕에 흥하던 A는 청심환 때문에 망했죠. 그 뒤로 A는 청심환을 사면 반드시 즉석에서 뚜껑이 잘 열리는지 확인한 뒤 경기장으로 들고 올라가는 습관이 생겼답니다.
같은 팀의 B 코치는 경기 당일 면도하고 경기장에 가면 진다는 징크스가 있다네요. C 선수는 경기석에서 땀을 흘리기 시작하면 곧바로 전세가 역전되면서 패하고, D 선수는 몸을 풀면서 마우스 패드에 손이 닿을 때 오징어 타는 냄새가 나면 그날은 꼭 이긴답니다.
징크스로 점철된 이 팀이 이기려면, 네 가지 조건이 맞아야겠네요. 코치는 수염을 깎지 않고, A는 청심환 뚜껑을 반드시 확인하며, C를 위해 경기석에 에어컨을 틀어 최저 온도까지 내려야 하고, 오징어 타는 냄새까지도 인공적으로 만들어야 겠습니다. 이러면 우승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