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 전상욱이 30일 피디팝 MSL 32강 F조 최종전에서 화승 김태균을 꺾으며 3연속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29일 프로리그에서도 뚝심있는 경기로 '올드는 죽지 않았다'는 것을 몸소 증명한 전상욱은 이번 경기에서도 노련미 넘치는 경기력을 과시하며 올드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A 16강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8강 이상 가면 시드가 있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8강 이상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첫 경기를 쉽게 포기한 것 같은데.
A 사실 패자전이 없었기 때문에 심적으로 더 쉽게 포기한 면도 있었다. 어제까지 프로리그를 하느라 MSL 연습을 많이 못했다. 프로리그 끝나고 돌아가서 연습을 해봤는데 승자전 맵에서 프로토스전이 너무 어렵더라. 어차피 첫 경기를 이겨도 승자전에서 지겠더라. 연습 승률이 너무 안 좋아서 연습을 최종전 위주로 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마음을 편하게 먹고 부담없이 1경기에서 예전에 하던 거 해보고 통하면 좋고 질 거 같으면 빨리 나와서 마지막 경기에 집중하자고 생각했다. (박)지수의 은퇴로 부전승이 생기지 않았다면 나는 오늘 탈락했을 것이다. 첫 경기 맵도 승자전 만만치 않게 어려어서 어젯밤에 '선택과 집중'을 했다.
Q 최종전에서 스캔을 자신의 벙커에 뿌리는 실수를 했다.
A 벙커가 깨질 것 같아서 수리를 하려고 했는데 스캔도 단축기가 S이다 보니 얼떨결에 벙커에 스캔을 찍었다. 급하니까 키 누르는 순서가 엉켰다. 실수를 하자마자 다크템플러가 오면 끝장이라는 생각에 바로 엔지니어링 베이를 지었다. 그런데 그것이 정말로 일어나더라. 진짜 옫니 졌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지면 난 대체 여태 왜 여기까지 와서 뭘 한건가 싶었다.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다.
Q 조이기가 강력했다. 끝내려는 생각이었나.
A 내가 벌쳐로 한번 가보니 드라군이 별로 없더라. 그래서 다크템플러 올인 빌드였구나 싶었다. 로보틱스도 없길래 타이밍이 나올 수 있겠다 생각했고, 진출해서 압박만 주려고 했는데 프로토스가 시야가 좁아서 타격을 많이 받았다. 몰래멀티 있는건 몰랐다. 아, 그래서 못 막았구나. 어쨌든 내가 너무 당황한 경기였다. 솔직히 (김)태균이가 쉽게 포기한 건 16강에서 기다리는 (이)제동이 포스가 아닐까 생각도 했다. 승자전을 지고 제동이와 붙을 생각에 막판에 좀 힘이 빠진게 아닐까.
Q 이제동과 대결이 성사됐다.
A 좀전에 16강 맵 순서를 듣고 왔는데, 제동이가 써킷브레이커를 제외했더라. 그 맵에서조차 이길 수 있을지 모르는데 그걸 빼다니(웃음). 이번 시즌 맵을 저그가 잘 타는 것 같다. 저그들만 올라가고 있지 않나. 하지만 요즘에 왠지 이영호를 보니까 제동이도 좀 떨어질 때가 되지 않았나 은근히 기대를 하게 된다(웃음). 둘이 왠지 싱크로가 잘 맞으니 이번에도 잘 맞는다면 나에게 좋은 결과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좋을대로 생각하는 것 뿐이다.
제동이는 잘 하는 선수고, 지금으로써는 이기기 힘들것 같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 아, 열심히 해야하는 건 알고 있는데 하기가 힘들다. 요즘에는 좀더 휴식에 비중을 둔다고나 할까, 손보다 머리로 게임한다. 운동을 많이 해서 지구력은 내가 최고라 체력적으로 문제는 없는데, 연습하면서 지면 너무 재미가 없다. 이길 때만 재미있다. 오늘도 연습하면서 너무 져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이기고 싶은데 자꾸 연습때 지니까 게임이 잘 안되더라.
Q '올드'로써 신예와 다른 점은 뭐라 생각하나.
A 신인들보다 새로운 맛이 덜하다. 신인들은 뭔가 배워나가는 맛이 있다. 이 말도 뭔가 좀 이상한데…. 나는 지옥훈련을 받아야 할 것 같다. 받기 싫지만 받아야 할 것 같다. 감독님이 내 인터뷰를 보면 지옥훈련을 시켜주시려나(웃음). 휴가가 끝나면 제일 하기 싫어하는 랭킹전을 해야한다. 마음을 다잡아야 할 것 같다. 요즘 승률은 좋은데 마음을 다잡지 않으면 승률이 떨어질 것 같다. 지금 후회하기 전에 미리 잡아야할 것 같다. 좀 해이해진 느낌이다. 하지만 요즘 좀 못 쉬어서 휴식도 필요할 것 같기도 하고. 진짜 내 마음같아서는 20시간씩 게임하고 싶다. 배틀넷에서 공방 플레이라도 좀 해서 게임하는 시간을 내야겠다.
Q 16강 각오는.
A 이번에 제동이와 경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하게 될 것 같았다. 최종전으로 올라갈 것 같았으니까(웃음). 지옥훈련이 필요하다. 지옥에서 돌아오겠다. 16강 경기를 토요일에 했으면 좋겠다. 목요일에 하면 지옥에서 돌아오기엔 시간이 부족해서 힘들것 같기 때문이다. 목숨을 걸고 하루 20시간 연습…까진 힘들겠고 15시간씩 연습하겠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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