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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카스] 삼성전자 송병구, "프로토스 하길 잘했다"

[박카스] 삼성전자 송병구, "프로토스 하길 잘했다"
[데일리e스포츠 박지현 기자]

용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은 삼성전자 송병구의 이름을 연호하는 소리로 들썩였다. 유독 많은 남성팬을 보유한 송병구의 경기가 열리는 날은 월드컵 경기장을 방불케 한다. 팬들의 엄청난 지지에 화답하듯 송병구는 지난 대한항공 스타리그 시즌2에 이어 박카스 스타리그 2010에서도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프로토스로 꾸준히 스타리그 입상권에 오르는 선수는 송병구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4강 진출을 계기로 다음 시즌과 다다음 시즌까지 본선 진출을 예약한 송병구는 스타리그 최다 진출 기록 경신도 눈앞에 두고 있다.

Q 4강 진출 소감은.
A 시드 받은게 너무 좋고, 시드를 받음으로써 다다음 스타리그 본선까지 예약이 돼 있다는 점이 좋다. 덕분에 스타리그 최다 진출기록 경신을 예약할 수 있게 돼 정말 좋다.

Q 2차전에서는 유리하게 출발했는데.
A 셔틀리버 다음에 옵저버로 보니 팩토리가 갑자기 늘어나길래 타이밍 러시인줄 알았다. 그래서 원래는 드롭십 의식해서 멀티 입구를 파일런으로 안 막다가 그걸 보고 막았는데 2드롭십이 와서 깜짝 놀랐다. 다른 곳 멀티를 해야하는게 바른 대처인데 너무 당황해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그렇게 넥서스가 날아갈 줄도 몰랐다. 드롭십에 너무 말려서 그 뒤에는 경기를 제대로 못했다. 마인도 밟고 맵도 잘 활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이겼으니 다행이다.

Q 마지막 경기에서 리버 컨트롤이 빛났다.
A 마지막에 셔틀의 에너지가 7밖에 안 남았다. 언덕이 좁아서 스캔 뿌리고 마린으로 셔틀을 잡을까봐 '제발 스캔 뿌리지 마라' 간절하게 원했다(웃음). 타이밍 러시로 상대가 밀고 올 때 리버가 없었으면 전진을 지연시키지도 못했을 것이고, 질럿의 스피드 업그레이드도 아슬하게 됐기 때문에 힘들었을 것 같다.

Q 마지막엔 캐리어를 보여주지 않을까 많은 이들이 기대했다.
A 캐리어를 가도 됐겠지만 캐리어를 가면 유닛 모으는 타이밍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비터를 선택했다. 내가 게이트를 많이 늘렸고 잔여 유닛이 많아서 아비터든 캐리어든 그전에 한번 모아서 가면 이긴다 생각했다. 빨리 끝내고 싶었다. 너무 유리하단 생각을 했다. 내가 자원이 네 군데가 안정적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소모전하면 내가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Q 4강은 김현우와 맞붙는다.
A 일단은 동족전보다 저그전이 더 편한 것 같다. 저그전을 하게 돼 다행이라 생각한다. 저번에 우승할 때 16강에서 저그전을 한번도 안했다. 그런 점이 좀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우승하기 위해서 저그를 도중에 만나는 게 좋은 기회가 되는 것 같다. 저그를 꺾고 올라가야 더 의미가 있다.

Q 아픈 기억이 있었던 광주가 결승 장소로 결정됐다.
A 경기장에 오는데 여자친구가 문자로 결승 장소가 광주라고 하더라. 찾아보니 박카스 스타리그 2008 결승전과 똑같은 곳이더라. 상대는 이영호가 아니겠지만 어쨌든 내가 익숙한 곳에서 하게 됐다. 팀원들이 이번에도 많이 와서 응원해줬으면 좋겠다. 프로리그 일정 바쁘지만 감독님이 팀원들을 데리고 함께 와주셨으면 한다(웃음).

Q 경기력이 불안하다가도 잘 살아난다.
A 연습 때 한없이 안될 땐 계속 안 돼서 스스로도 '곧 내리막길인가'했는데 방송에선 이상하게 잘 되더라. 나는 항상 기복이 있는 편이라 위너스 리그를 계기로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긴 한다. 위너스 리그만 잘 넘기면 괜찮을 것 같다.

Q 꾸준히 성적을 내는 비결은 뭐라 생각하나.
A 일단 게임이 재미있고 우리 팀이 게임을 편하게 압박없이 할 수 있어서 연습 때부터 심적인 부담이 없다보니 그런 것 같다. 그래서 대회 때 성적도 잘 나오고 연습 효율도 좋다.

Q 데뷔 초 '와우'에 빠져 성적을 망쳤던 아픈 기억이 약이 된 것 아닌가.
A 와우가 좋은 교훈이 되긴 했다(웃음). 지금은 대격변이 나와도 눈도 안 돌린다. 솔직히 리치왕의 분노가 나왔을 때는 몰래 사이트라도 들어가서 게임은 안해도 정보라도 보고 그랬는데 지금은 사이트도 안 들어가고 인터넷도 잘 안 한다. 자제능력이 생긴 것 같다. 와우에 빠져 허비한 1년간의 공백 때 내가 잘했다면 지금 택뱅리쌍이 아니라 내가 홀로 이름을 날리지 않았을까 아쉽기는 하지만, 뒤늦게나마 정신 차려서 꾸준하게 하니까 다행인 것 같다.

Q 남자팬이 많은 이유는 뭐라 생각하나.
A 모르겠다(웃음). 이럴 땐 프로토스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스타리그에서부터 이런 응원이 시작됐는데, 아무래도 프로토스로 스타리그에서 꾸준히 해오다 보니 그런 것 같다. 불쌍한 이미지때문이 아닐까(웃음). 불쌍한 사람이 잘 되면 기분이 좋지 않나. 인크루트 스타리그 전까지 준우승만 하면서 (홍)진호형의 기운을 받아서 응원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이)영호나 (이)제동이처럼 처음부터 우승하고 그러면 어차피 또 이기겠지, 하는 생각이 들텐데 나는 그런 게 아니니 응원하면서 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한마디.
A 팬들의 뜨거운 응원에 감사드린다. 덕분에 연습도 열심히 하게 되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연습 도와준 팀원들에게도 너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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