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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마이스타리그] 허준 기자 "1승이 하늘의 별따기!"

[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2011년 4월10일 오전 7시에 눈을 뜬 기자는 서둘러 취재 나갈 채비를 하고 서울역을 향했다.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리는 '마이 스타리그' 예선전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를 타도 2시간이 넘게 걸리는 먼 거리지만 10년만에 처음으로 스타리그가 아마추어에게 문을 연 그 현장을 지켜보기 위해 데일리e스포츠 편집국이 부산 출장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아마추어들을 스타리그로 끌어들인다'는 취지가 참 좋은 것 같다. 단순히 시청자 입장에서 스타리그를 즐기는 것보다는 직접 참여하면서 내가 만들어가는 스타리그라는 점에서 이번 온게임넷의 시도에 박수를 보낼 수 있겠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서울역에 도착, 간단히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부산행 KTX 열차에 몸을 실었다.

◇부산행 KTX에 몸을 실었다.


부산을 향해 달리는 KTX 열차에서 나름 전략을 세웠다. 게임 전문 기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스타크래프트' 실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목표를 1승으로 잡았다. 사실 스타크래프트를 직접 플레이하지 않은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물론 고등학교 때는 종종 열리는 PC방 대회에 출전하기도 하고 나름 반에서'스타크래프트를 제일 잘한다고 자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학교와 군대, 사회생활을 거치면서 스타크래프트를 열심히 하기에는 무리가 따랐던 것이 사실이다. 고등학교때 이런 기회가 있었다면 출전해서 입상도 노렸을텐데. 그러고보니 스타크래프트는 정말 오래도록 인기를 끌고 있는 장수게임이다. e스포츠도 기자가 지난 2001년 5월5일 장진남과 임요환의 결승전을 처음 접했으니, 참 오래됐다는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KTX는 부산역에 도착했다.

[체험! 마이스타리그] 허준 기자 "1승이 하늘의 별따기!"

부산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마이 스타리그 예선이 열리는 경성대학교로 향했다. 사실 기자가 취재를 위해 출장을 가면 회사 홍보팀들이 일일이 이동경로를 확인해주고 함께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번처럼 기자가 직접 지하철을 타고 경성대학교를 찾아가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색다른 기분으로 경성대학교에 도착하니 벌써 A조와 B조 예선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김캐리의 조언은 들으나마나였다. "캐리어 가야죠"라고 외치는 그를 믿어야 하나.

마이 스타리그 담당 원석중PD를 만나 예선 출전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전에 예선 접수를 위해 길게 줄을 섰다고 한다. 괜히 참가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겼다. 기자라는 타이틀 덕에 줄도 서지 않고 참가 접수를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물론 인터넷 접수를 하긴 했지만 길게 줄을 선 일반 참가자들에게는 조금 미안했다. 그래서 꼭 1승을 해서 재미있는 체험기를 쓰리라고 마음먹었다.

[체험! 마이스타리그] 허준 기자 "1승이 하늘의 별따기!"

[체험! 마이스타리그] 허준 기자 "1승이 하늘의 별따기!"

비록 늦게 도착했지만 기자도 신분증을 주고 본인확인을 하는 참가 절차를 밟았다. 조편성도 G조로 통보받았다. 일정을 확인해보니 G조는 오후 3~4시부터 시작할 것 같다. 참가 접수를 했을때가 1시가 조금 안 되었기에 아직 여유가 있었다. 예선전 현장 분위기 전달을 위해 경기장도 둘러보고 대기실에서 대기하는 참가자들과도 잠시 대화를 나눴다.

취재를 하면서 온게임넷 김태형 해설위원과 박용욱 해설위원을 만났다. e스포츠 최고 전문가들인 만큼 1승을 위한 필승전략을 전수받고 싶었다. 그래서 김태형 해설위원에게 전략을 하나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역시 김태형 해설위원은 기자에게 좋은 전략을 하나 알려줬다. 기자의 종족이 프로토스라고 알려주니 이내 "역시 프로토스면 캐리어가 답이죠"라며 "다크템플러를 빠르게 생산하면 상대방이 아비터 테크트리를 탈 것이라고 생각할테니 빠르게 스타게이트를 건설해서 캐리어를 가라"고 조언했다. 이 전략을 택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체험! 마이스타리그] 허준 기자 "1승이 하늘의 별따기!"

◇서연지의 1차전 통과로 긴장감 100배, 김태형 해설위원도 참가 결정

스타걸로 활동중인 최은애와 서연지도 마이 스타리그에 참여했다. 기자가 도착했을때 이미 최은애는 B조에서 경기를 치러 1차전에서 탈락한 상태였다. 뒤이어 서연지가 C조 예선을 위해 경기장에 들어섰다. 서연지도 당연히 1차전에서 탈락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런데 갑자기 온게임넷 스태프들이 난리가 났다. 왜 그런가 봤더니 서연지가 1차전에서 승리했다는 것이다. 이런 낭패가 있나. 여성인 서연지가 승승장구할 경우 참가를 결정한 기자가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낭패를 겪게 된다. 1차전에서 탈락하면 서연지보다 스타크래프트를 못하는 기자가 되는 것 아닌가. 갑자기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넷북을 켜고 '스타크래프트'를 실행시켰다. 간단히 컴퓨터를 상대로 몸을 풀었다. 괜히 긴장되서 처음 프로브 나누기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큰일 났다.

다행히(?) 서연지는 2차전에서 탈락했다. 뒤이어 김태형 해설위원도 마이 스타리그에 참가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속으로 '김태형 해설위원 정도면 1~2승은 할텐데'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왠걸, 김태형 위원은 1차전에서 테란 고수를 만나 '광탈(광속탈락)'을 하고 말았다. 정말 다행이었다. 기자도 1차전에서 탈락할 경우 김태형 해설위원과 동급이 되는 것 아닌가. 해설위원도 1차전 탈락하는 '어려운' 리그 예선이니 1승을 못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다시 마음이 편해졌다.


◇경기장에 입장하니 서서히 압박감이 커졌다.

드디어 시간이 흘러 G조가 경기를 치를 시간이 다가왔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G조와 H조에 고수들이 모여 있단다. 급기야 현장 진행요원이 G조 선수들에게 "이 분이 e스포츠 기자시거든요. 사정 봐주지 말고 무참히 짓밟아 주세요"라고 말까지 해놨다. 신분을 노출시키다니. 정말 큰일이다.


불행인가 다행인가. 기자는 G조 1차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했다. 조 편성을 하다보니 각조별로 부전승이 몇명씩 발생했는데 그중에 기자가 포함돼 있었다. 아무래도 온게임넷 스태진의 배려인 것 같았다. 그런데 가만히 앉아서 생각해보니 마냥 좋아할 일이 아니다.

1차전에는 그래도 실력이 조금 떨어지는 참가자와 만날 가능성이 있는데 2차전은 그러지 못하는 것 아닌가. 2차전은 1차전을 이기고 온 참가자기 때문에 기본 실력이 출중한 참가자만 올라올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회사에 1차전은 부전승하고 2차전에서 떨어졌다고 보고하면 돌아올 말이 뻔하지 않나. '결국 1승도 못했다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들을 것이 뻔하다.


한숨만 나왔다. 그래도 부전승이라 경기석에 앉아서 대기하는 시간이 있었다. 슬쩍 옆에서 경기하는 참가자를 보니 손이 무척 빠르다. 테란 게이머인데 드롭십 활용이나 조이기 라인을 전진 시키는 것이 예사롭지 않다. 속으로 '이런 사람이랑 하면 무조건 지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점점 1승도 못하겠다는 불안감이 기자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경기 시작 처절한 패배!

드디어 기자가 게임을 할 시간이 왔다. 운영요원이 방을 만들란다. 맵을 파이썬으로 선택하고 방을 만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운영요원이 기자 옆에서 게임을 하던 사람에게 '저 방으로 접속하세요'라고 말을 한다. 으악! 그 고수랑 하는 것인가. 망했다.


경기가 시작됐다. 아까 잠시 봤던 상대방의 플레이가 떠올랐다. 드롭십을 잘 사용하던데, 공격 나가면서 확장기지도 확보하고 운영이 좋던데 등등. 머리속이 복잡하다. 결국 운영으로는 이길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 상대 드롭 공격을 막아낸 뒤 본진 자원으로 셔틀 질럿을 확보하고 드라군 다수와 소수 질럿으로 앞마당 방어선을 뚫는 전략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드롭에 신경쓰면서 경기를 풀어갔다. 드라군을 생산하며 상대 공격에 대비하면서 로보틱스도 올리고 셔틀까지 생산했다. 게이트웨이도 본진 자원으로만 4개까지 소환해 병력을 짜냈다. 드라군을 본진에 배치하면서 드롭십에도 대비했다.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미니맵에 빨간색이 보였다. 확인해보니 드라군으로 방어해놓은 길목을 뚫고 드롭십이 본진 미네랄에 진입했다. 벌처 2기와 탱크 한 기를 태운 드롭십이 떨어졌다. 대처가 늦어 이미 프로브가 많이 상했다. 어쩔 수 없었다. 드롭 병력을 대충 정리하고 그동안 생산한 병력을 총동원해 상대방 진영으로 달렸다. 다행히 옵저버도 확보돼 마인 피해도 없이 진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상대 방어선은 무척 단단했다. 이미 앞마당 자원까지 확보한 테란은 언덕에 탱크를 배치했고 벌처와 미사일 터렛으로 방어선을 구축해놨다. 벙커까지 있었다. 셔틀로 언덕에 질럿을 드롭하면서 방어선을 뚫으려 했지만 탱크와 벌처의 포화속에 기자의 병력은 사라져갔다.


뒤를 보지 않고 올인했던 병력이 모두 사라졌다. 패배다. 미련없이 GG를 선언했다. 결국 기자의 도전은 1차전 부전승, 2차전 탈락으로 끝났다. 1승이라는 목표도 달성하지 못한채 떨어졌다. 허무하긴 했지만 역시 마이 스타리그에 도전하는 참가자들의 실력은 뛰어났다.

이렇게 기자의 도전은 끝났다. 하지만 데일리e스포츠의 마이 스타리그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비록 기자는 1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다른 기자들 가운데 스타크래프트 실력이 뛰어난 기자들이 다른 지역 예선에서 1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주리라 믿는다.

jjoo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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