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무너질 것 같지 않던 두 선수 KT 롤스터 이영호와 화승 이제동이 이번 시즌 막판에 부진의 늪에 빠지며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두 선수가 이처럼 비슷한 시기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안타까운 이유는 이영호, 이제동 모두 건강상의 이유로 무너졌기 때문이다. 철옹성 같던 이영호와 이제동도 건강 앞에서는 장사가 없었다.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자 두 선수는 약속이라도 한 듯 비슷한 시기에 부진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이영호와 이제동은 몇 년간 지옥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각 팀의 에이스들이 비슷한 운명에 놓이기는 하지만 이영호와 이제동은 그 크기가 다른 팀 에이스보다 크다. 이영호는 예전부터 ‘소년가장’이라 불릴 정도로 팀을 혼자 이끌어 왔었고 이제동 역시 ‘청년가장’이라 불리며 팀 운명을 어깨에 짊어 져야 했다.
두 선수가 프로리그에서 얼마나 많은 역할을 했는지는 성적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영호, 이제동과 함께 ‘택뱅리쌍’ 구도를 이어가고 있는 송병구는 2005년 5월에 프로리그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고 김택용 역시 2005년 9월에 데뷔전을 치렀다. 그러나 이 둘보다 2년 늦게 데뷔전을 치른 이영호와 1년이 늦은 이제동은 현재 김택용, 송병구보다 프로리그 승수가 더 많다.
프로리그 출전 횟수에서도 이 둘을 따라올 선수는 없다. 현재까지 프로리그에서 팀 에이스로 활동하고 있는 선수 가운데 2005년에 데뷔한 송병구는 264회 출전, 염보성은 241회 출전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영호의 경우 이 둘보다 2년이나 데뷔전이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둘보다 많은 264전의 프로리그 전적을 가지고 있다. 이제동의 경우에는 e스포츠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296번이나 프로리그에 출전했다.
게다가 두 선수는 개인리그에서도 누구보다 꾸준한 성적을 기록했다. 프로리그에서도 다른 선수들보다 더 많은 경기를 소화했고 개인리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결승전을 치른 선수가 이제동, 이영호임을 감안한다면 두 선수는 데뷔하고 난 뒤 거의 쉬지 못하고 달려왔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또한 두 선수가 기록한 최악의 성적이 프로리그 5연패, 공식전 5연패라는 사실은 이영호와 이제동이 얼마나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기록했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만큼 이영호와 이제동은 다른 선수들보다 많은 경기수를 소화하고 승리하기 위해 몇 배나 더 노력했다는 이야기다.
그들이 데뷔한 이후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지옥의 스케줄 속에서 조금씩 건강이 악화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동은 지난 5월부터 계속되는 피로감을 호소했고 안구 건조증까지 겹치며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영호 역시 지난 해부터 팔목이 좋지 않아 진통제를 맞으며 게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리 좋은 실력을 가진 선수라도 건강이 좋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이제동과 이영호가 집중력이 무너지고 있는 이유 역시 건강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약을 챙겨 먹고 몸에 좋은 보양식을 먹는다고 해도 두 선수가 지금까지 소화한 스케줄과 앞으로 소화해야 할 스케줄을 생각해 보면 이영호와 이제동의 컨디션이 100% 좋아질 것이라 예상하기는 힘들다.
최고의 선수였던 이제동, 이영호가 건강 때문에 힘들어 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팬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두 선수의 컨디션 회복을 위해 팀과 동료들, 팬들이 함께 이영호, 이제동에게 힘을 보내줘야 할 시기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