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프로리그 10-11 시즌의 정규 시즌이 막바지로 치달은 가운데 코칭 스태프를 탄탄하게 갖춘 프로게임단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며 정비례 그래프를 형성했다.
◆사례 1. SK텔레콤 종족 전담 코치제 안정화
10-11 시즌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한 SK텔레콤 T1 박용운 감독은 확정한 뒤 인터뷰를 통해 "선수들이 제 실력을 발휘하며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지만 배경에는 코치들이 각 종족별로 포진하며 선수들의 컨디션과 전략, 상대에 대한 분석들을 완벽하게 해줬기에 1위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T1 정규시즌 1위를 이끈 프로토스 권오혁 코치(왼쪽)와 테란 최연성 코치)오른쪽)
SK텔레콤은 전통적으로 코칭 스태프에 대한 중요성을 이해했고 가장 많은 코치진을 보유해왔다. 주훈 감독이 이끌던 시절부터 2명의 코치를 붙박이로 배치했고 박용운 감독이 바통을 이어받은 뒤에는 선수 출신으로 구성된 종족별 코치를 확보했다. 08-09 시즌 테란 최연성, 프로토스 박용욱 코치에 저그 성학승 코치를 배치하며 종족별 코치제를 도입했고 09-10 시즌에는 프로토스 코치로 권오혁을, 저그 코치로 차지훈을 임명하며 명맥을 이어갔다. 10-11 시즌 코칭 스태프의 변화가 없으면서 코치들은 선수들의 특징을 파악했고 그에 맞는 훈련 방법이나 전략과 운영의 패턴을 최적화했다.
그 결과 SK텔레콤은 1라운드 초반부터 1위를 내달렸고 위너스리그 포스트 시즌에서 CJ와 화승, KT를 연파하며 우승을 달성했다. 정규 시즌 중에도 CJ 엔투스와 라이벌 구도를 펼친 SK텔레콤은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지으며 최고의 팀으로 우뚝 섰다.
◆사례 2. CJ 엔투스 선수별 집중 관리제도
2위를 차지한 CJ 엔투스 또한 코칭 스태프를 탄탄히 갖춘 팀으로 유명하다. 조규남 감독 밑에서 코치 생활을 오래도록 이어가며 선수들을 완벽히 파악하고 있는 김동우 감독을 10-11 시즌을 맞아 선임한 CJ는 하이트 스파키즈에서 코치로 활동하던 주진철과 전태규를 받아들였다. 여기에 CJ 엔투스에서 플레잉 코치로 활약하던 이재훈을 포함시켰고 군에서 제대한 뒤 팀으로 복귀한 차재욱과 서지훈까지 받아들였다. 시즌 도중 주진철 코치가 결혼을 하면서 팀을 떠났지만 전태규, 이재훈, 차재욱, 서지훈까지 4명의 코치를 앞세워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재훈과 차재욱이 스페셜포스 팀을 간간이 챙기기도 하지만 스타크래프트에 대해서도 정통한 코치진이기 때문에 선수들을 집중 지도해야 할 때면 감독을 포함한 5명의 코칭스태프가 총동원된다.
코치진이 많은 CJ는 선수별 담당 코치제를 운영하고 있다. 꾸준한 기량을 이어가고 있는 선수들에 대해서는 연습 결과만 확인하지만 부진하거나 새로 기용될 선수들에 대해서는 코치 한 명이 2~3명만 집중적으로 체크하면서 기량을 끌어 올리는 방식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
◆사례 3. 코치 2명 갖춘 공군의 상승세
코치의 필요성을 언급할 때 빠져서는 안될 팀이 있다. 바로 공군 에이스다. 10-11 시즌 한 경기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공군은 17승36패를 기록하고 있다. 2007년 창단 이후 10승을 기록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던 공군은 10-11 시즌 프로게이머 출신 김남기 하사를 프로게임단 전담 코치로 영입하면서 팀 성적이 급상승했다.
◇공군 에이스 상승세를 이끈 안기효 플레잉 코치(왼쪽)과 김남기 코치(오른쪽)
지난 4월 정식으로 임관한 김남기는 공군에서 코치직을 역임하면서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 올리는데 큰 도움이 됐다. 4월26일 김남기가 합류한 이후 공군은 8승8패를 기록하면서 기업 프로게임단 못지 않은 성적을 냈다. 그 결과 공군은 17승35패로 팀 자체 역대 최다승을 올렸고 5, 6라운드에서는 기업 팀들을 손쉽게 잡아내는 모습까지 보이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군은 또 폭스에서 선수로 활동하던 안기효를 플레잉 코치로 보직 변환을 시키면서 코칭 스태프 확보에 나섰고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지도하는데 힘썼다.
공군에서 감독직을 역임했던 박대경 전 감독은 퇴임 인터뷰에서 "그동안 공군은 코치라고 부를 만한 사람이 없었다. 선수들끼리 연습하는 것보다는 조직적으로 선수들을 관리할 중간 관리자가 있는 것이 선수들의 의욕 관리에도 수월하고 이왕이면 선수 출신이 맡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김남기와 안기효에게 코치직을 일임한 결과 좋은 성과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사례 4. KT 롤스터 "종족 전담제 유지해야"
3위를 차지한 KT 롤스터도 종족별 코치제를 통해 재미를 본 케이스다. 09-10 시즌 강도경 수석 코치와 임재덕, 김윤환을 코치로 두면서 강도경이 프로토스, 임재덕이 저그, 김윤환이 테란을 전담하며 위너스리그 우승, 정규 시즌 1위, 광안리 결승전 승리 등으로 우승을 싹쓸이 했다. 시즌 막판 임재덕이 다른 종목으로 전향하며 코치진이 약화됐던 KT는 빈틈을 메우지 않다가 1, 2라운드에서 하위권에 맴돌았고 웅진으로부터 김상훈 코치를 영입하면서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KT 이지훈 감독은 "지난 해 종족별 코치 전담제를 시도하다가 임재덕의 이탈로 빈 곳이 생긴 뒤 선수단 관리가 어려움을 겪었다. 스페셜포스 프로리그까지 챙기려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고 4라운드가 끝난 이후 김상훈 코치를 영입하면서 숨통이 트였다"고 설명했다.
◇KT 롤스터 강도경 코치
세 팀이 3명 이상의 코치를 확보하고 선수들을 집중관리하면서 프로리그 상위권을 싹쓸이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리고 최하위이긴 하지만 공군 에이스가 10-11 시즌 파란을 일으킨 것도 코칭 스태프를 확실히 갖춰야 한다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프로리그가 1년 단위로 진행되면서 한두 명의 코치로는 20명에 달하는 팀을 끌어가기 어렵고 좋은 성적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이번 시즌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화승과 폭스, MBC게임은 봐도 코칭 스태프가 부족한 팀이다. 화승은 한상용 감독 아래 오상택 코치 한 명 뿐이고 폭스는 김양중 감독 휘하에 이효민 코치만 있었다. 한 때 한동훈이 플레잉 코치로 팀에 합류했지만 시즌 막판에 팀을 나갔고 CJ에서 2군 코치를 역임한 나재웅을 받아들였지만 팀 성적이 거의 확정된 상황이었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10-11 시즌 공군을 제외하고 최하위를 차지한 MBC게임은 한 시즌을 감독 없이 성학승 수석 코치 체제로 끌어 갔고 박지호가 플레잉 코치를 역임했지만 선수들의 성적을 끌어 올리기에는 턱없이 코칭 스태프의 인력이 부족했다.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프로리그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에 인적 자원이 충분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토요일부터 수요일까지 프로리그가 진행되고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스타리그, 목요일과 토요일에는 MSL이 열리기 때문에 코칭 스태프가 수적으로 충분하지 않으면 일정을 소화하기만으로도 인원이 부족하다. 일부 팀들은 선수들의 자질구레한 요청을 처리하는 매니저를 두고 있기도 하지만 실제로 선수단을 운영하는 코칭 스태프보다는 책임감이 적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코칭 스태프를 수급하는 일은 쉽지 않다. 최근 은퇴한 선수들은 대부분 코칭 스태프 일을 꺼리면서 방송 활동을 하겠다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선수 생활을 오래한 선수일수록 어려운 일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면서 코치를 수급하고 싶어도 쉽지 않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한 게임단 관계자는 "코치들의 처우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이 일어나지 않으면 은퇴 선수들을 영입하려고 해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12시간 근무를 해도 연봉이 적고 성취감을 얻기 어려운 것이 현재 코치들이 겪는 고충"이라 토로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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