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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토크] 괜히 공개했나

프로게이머들은 99% 가량이 남성입니다. 따라서 여성팬들이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팬미팅을 할 때에도 프로게이머들은 여성들에게 둘러 싸여 있습니다. 용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에서 프로리그나 개인리그 경기가 끝나고 나면 이런 장면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프로게이머에게 팬들의 숫자는 자랑거리가 됩니다. 팬미팅에서 몇 명의 팬들에게 둘러싸여 있는지는 권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많은 팬들이 찾아준다면 그 선수는 어깨에 힘이 들어가게 되죠.

곱상한 외모로 인기를 얻고 있는 A 선수는 팬미팅에서 어깨에 힘이 들어가던 선수들 가운데 한 명이었습니다. 두세 겹의 동심원이 A의 주위에 항상 그려졌고 두 손 가득 선물을 받아 갔습니다.

얼마전 A는 과감하게 여자 친구가 있음을 알렸습니다. 인터넷 팬 커뮤니티에 여자 친구의 미니홈피 주소를 공개했죠. 몇 년만에 여자친구가 생겼고 많이 좋아했기에 팬들에게도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여자 친구를 공개한 것이 독이 되고 말았습니다. 소식이 전해진 이후 오프라인 팬미팅에서 A는 팬이 한 명도 찾지 않는 선수가 되어 버렸습니다. 팀 동료들이 팬들과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눴고 심지어 감독까지도 팬미팅을 했지만 A는 코치와 함께 구석에서 고독을 씹어야 했습니다.

A는 "여자 친구가 있다는 것을 밝힌 뒤로 인기가 급락했음을 절감했다. 괜히 공개했다는 생각이 든다. 헤어지는 일 말고 어떻게 해야 다시 인기를 회복할 수 있는지 알려 달라"고 호소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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