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그라피] 기억에 남는 2등…홍진호(3)](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206141206290061828dgame_1.jpg&nmt=27)
1편과 2편에서 홍진호의 2등 인생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개인리그 결승에서 2등의 자리를 무려 5번이나 차지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던 홍진호였습니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전성기를 맞았던 홍진호는 이후 서서히 하락세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KTF 매직엔스에서 개인전이 아닌 팀플레이 전담 선수로 활동했고 공군에 입대해서도 그리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특유의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통해 저그전 최강의 프로토스라 불리던 김택용을 꺾어내는 등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도 했죠.
e스포츠 팬들의 뇌리에 1인자보다 더 오래, 더 강인하게 기억에 남아 있는 홍진호에 대해 더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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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을 위한 희생
KTF 매직엔스에 남아 있기로 마음 먹은 홍진호는 팀을 위해 희생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당시 사령탑을 맡은 정수영 전 감독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05년까지 KTF에서 활동한 선수 가운데 프로리그 개인전에 나서고자 했던 인원은 거의 없었습니다. 강민, 박정석, 김정민, 조용호 등 당대 최고의 선수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았지만 홀로 출전해 승패를 결정짓는 개인전은 다들 꺼려했던 것이지요. 강민이 주로 '총대'를 들고 선봉장에 나섰고 그를 제외한 개인전 고정 멤버는 없었습니다.
김정민과 박정석을 주축으로 팀플레이 멤버를 구성했고 파트너는 주로 조용호가 선택됐습니다. 홍진호는 팀에서 유일한 멀티 플레이어 역할을 맡았죠. 강민이 홀로 버틴 개인전 부문에도 자주 출전했고 팀플레이가 5전3선승제 가운데 두 세트에 배정되었을 때에는 팀플레이에 주력했습니다.
정수영 전 감독은 "홍진호만큼 팀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선수가 없었다. 김정민은 개인전을 포기하면서 팀플레이만 맡겠다고 KTF로 이적했고 조용호나 박정석은 다소 위축된 듯했다. 둘 다 개인전 수행 능력이 뛰어났지만 팀플레이를 맡겼을 때 좋은 성적이 나왔고 홍진호가 KTF의 멀티 플레이어로 활동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팀을 위해 홍진호가 보여준 역할은 KTF에게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스카이 프로리그 2004 2라운드부터 2005 시즌 후기리그 중반까지 KTF는 프로리그 23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습니다. 강민이 개인전과 에이스 결정전을 도맡아 승수를 올리며 주역으로 부각됐지만 23연승을 달리는 동안 홍진호는 개인전 2승2패, 팀플레이 18승6패로 백업 역할을 충실히 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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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사리 들어간 공군 에이스
홍진호는 2006년 신한은행 스타리그 시즌2를 끝으로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메이저 개인리그에는 한 번도 올라가지 못했고 기껏해야 프로리그에서 팀플레이 담당 선수로 뛰는 것이 고작이었죠. 이 과정에서 홍진호는 개인사가 꼬였다는 소문도 많이 돌았고 실제로도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홍진호는 2008년 공군에 갈 결심을 했다. 공군이 2006년 프로게이머를 전산병으로 활용하겠다고 발표했고 강도경, 조형근, 최인규 등을 선발했습니다. 이후 임요환이 뒤를 이으면서 공군은 정식으로 프로게임단 운영을 시작했고 공군 에이스라는 이름으로 2007년 4월부터 프로리그에 참가했습니다.
홍진호 또한 에이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입대를 결심했습니다. 그렇지만 홍진호의 입대는 순탄치 않았습니다. 박정석, 오영종, 한동욱이 입대하던 2008년 9월 함께 군에 가려 했지만 행정적인 오류가 발생해 입대 시점이 뒤로 밀리는 불상사가 발생했죠. 결국 11월에 군에 간 홍진호는 같은 팀에서 후배로 활동하던 박정석에게 존댓말을 써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홍진호는 공군 소속으로 활동을 시작한 신한은행 프로리그 08-09 시즌 의미 있는 승리를 거뒀습니다. 2009년 6월20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룩스 히어로 센터에서 열린 SK텔레콤 T1과의 경기에서 최고의 프로토스이자 저그 킬러로 불리던 김택용을 상대로 '폭풍 스타일'을 선보이며 승리했죠.
이 경기의 여파는 상당히 컸습니다. 홍진호가 공군에 입대해서 거둔 첫 승이기도 하고 당연히 질 것이라 예상됐던 김택용을 꺾었기 때문입니다. 스타크래프트 커뮤니티는 난리법석이 일었고 프로리그 시청률도 2%가 넘어가는 등 대박이 터졌습니다.
홍진호가 공군 에이스의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 아쉬움도 느꼈습니다. 2010년 부산 광안리에서 열린 신한은행 프로리그 09-10 시즌 결승전에서 후배들이 KTF 매직엔스의 후신인 KT 롤스터를 프로리그 우승으로 이끄는 모습을 지켜봤던 것이죠. KTF 매직엔스 소속을 활동했을 때 몇 번이나 이루지 못했던 프로리그 우승을 후배들이 일궈내는 모습을 보면서 홍진호는 2인자의 설움을 털어내지 못하며 팬들에게 안타까움을 선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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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그리고 제2의 인생
2010년 12월30일 공군을 제대한 홍진호는 KT 롤스터로 합류했습니다. 박정석이 한 달 전에 전역해 자리를 잡은 반면 홍진호는 KT에 뿌리를 내리지 못했습니다. 선수 생활을 해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던 홍진호는 2011년 6월25일 은퇴식을 갖고 10년 동안 활동했던 e스포츠 선수, 프로게이머로서의 삶을 정리했습니다.
홍진호가 팀을 떠나서였을까요. KT 롤스터는 프로리그 2연패를 달성했습니다. 정규 시즌을 3위로 마무리한 KT는 포스트 시즌에서 승승장구하며 결승에 올랐고 SK텔레콤 T1과의 결승전을 성사시켰습니다. 박정석이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지휘했고 이영호, 김대엽이 힘을 합쳐 SK텔레콤을 물리치면서 KT는 09-10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프로리그 정상에 섰습니다.
홍진호는 그 모습을 벤치가 아니라 관중석에서 지켜봐야 했습니다. 은퇴한 이후이기에 후배들과 함께하지 못했던 것이지요. 박정석은 프로리그 결승전 준우승 징크스를 떨쳐냈지만 홍진호에게는 여전히 준우승만 하던 선수라는 딱지가 남아 있습니다.
홍진호는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스타2)에도 잠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임요환과 스타2로 '임진록'을 치르기도 했고 오프라인 예선에도 나온 적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금세 한계를 느꼈고 선수 생활을 확실히 그만 뒀습니다.
무엇을 해야할 지 고민하던 홍진호에게 리그오브레전드라는 게임이 다가왔습니다.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처럼 전략시뮬레이션게임이 아니라 타워디펜스형 게임이라 장르가 다르고 홍진호가 경험도 없었지만 제닉스 스톰이라는 팀은 홍진호에게 감독을 맡기고 싶어했습니다. 프로게이머로서 10년 넘도록 뛰었던 경험을 살려 선수들을 지도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영입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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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사실은 홍진호의 제닉스 스톰 감독 취임 보도자료가 2012년 2월22일에 나왔고 제닉스 스톰이 이후 아주부 리그오브레전드 대회에서 계속 2와 관련한 기록을 쏟아냈다는 점입니다. 오프라인 예선전에서 2킬밖에 허용하지 않고 승리했고 이긴 세트에서 22킬을 기록했으며 16강과 8강에서 2전 2승으로 4강까지 올라가는 등 걸어가는 길마다 2와 연관되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아쉽게도 2위를 하지는 못했지만 홍진호가 처음으로 시작한 감독 생활에 팬들의 이목이 쏠린 것은 분명합니다.
홍진호가 이끄는 제닉스 스톰 LOL 팀은 2번째 시즌을 맞이합니다. 지난 대회에서 3위에 머물렀지만 한 단계 성장하면서 홍진호가 선수 시절 이루지 못한 꿈을 후배들이 이뤄줄지 기대해 마지 않습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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