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e-sports

[게이머그라피] '콩라인' 진입과 탈출…송병구(2)

홍진호의 게이머그라피를 연재하면서 가장 많이 쓴 단어가 2인자와 '콩라인'일 것입니다. e스포츠계에서 2위를 2번 이상 차지한 선수는 일단 홍진호의 라인에 들어갈 후보로 꼽힙니다. 홍진호가 공식 대회에서 우승 한 번 따내지 못하고 연속 준우승 기록을 이어간 이후 결승까지 갈 실력은 있지만 준우승에 머무는 선수들을 묶어 '콩라인'이라고 부릅니다.

얼마전 '스타걸' 서연지가 홍진호를 만났을 때 "송병구가 자기와 가장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준우승의 이유에 대해 밝히는 과정에서 '핑계'라고 불렸던 것이나 실제로 준우승 횟수가 자신과 근접하다는 면에서 송병구를 뽑았다고 합니다.
송병구가 왜 '콩라인'의 적자로 불리는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잊고 싶은 이름 '콩라인'
프로리그에서 삼성전자의 에이스로 우뚝 선 송병구에게 주어진 임무가 따로 있었습니다. 삼성전자 최초의 개인리그 우승을 달성하라는 지상 과제였죠. 2006년까지 삼성전자는 남성부에서 우승한 경력을 가진 선수가 없었습니다. 사령탑인 김가을 감독이 여성부 대회에서 몇 차례 우승한 것이 스타크래프트 종목에서 이뤄낸 성과의 전부였습니다.

2007년 삼성전자는 송병구를 앞세워 개인리그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펼칩니다. 테란 이성은이나 프로토스 박성훈, 저그 박성준, 변은종 등이 개인리그에 도전장을 내걸었습니다. 프로리그에서는 어느 정도 성적이 나오고 있으니 개인리그 우승을 통해 명문 프로게임단으로 거듭나자는 것이었죠.


가장 높은 단계에 올라간 선수는 다름 아닌 송병구였습니다. 다음 스타리그 2007에서 3위에 랭크된 송병구는 2007년 곰TV MSL 시즌2 결승까지 올랐지만 MBC게임 김택용(현 SK텔레콤 T1)에게 무너지면서 개인리그 첫 준우승을 차지합니다. EVER 스타리그 결승전에서는 화승 이제동에게 우승컵을 내줬고 박카스 스타리그 2008에서는 KT 이영호에게 패하면서 송병구는 준우승의 아이콘이 되어 버렸습니다. 2등의 아픔을 잔뜩 안은 송병구에게는 홍진호의 후예에게 수여되는 '콩라인'이라는 악명이 따라다녔습니다.

◆해외 대회 선전
송병구는 2007년까지 국내에서 빛을 발하지 못했지만 국제적으로는 큰 행적을 남겼습니다.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WCG 2007 그랜드 파이널에서 송병구가 없었다면 대한민국이 스타크래프트 부문 연속 우승 기록을 달성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마재윤과 진영수와 함께 한국 대표로 뽑힌 송병구는 다른 선수들이 결승까지도 올라오지 못하는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며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2005년 이재훈에 이어 한국 선수들이 부진한 상황에서 천신만고 끝에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대한민국은 스타크래프트 최강국이라는 이미지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팬들은 송병구의 금메달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스타크래프트를 열심히 플레이하는 나라가 우리나라밖에 없는데 국내대회에서 2등만 했던 송병구가 해외 대회에 나가서 금메달을 땄다고 해서 우승자 대접을 해줄 수 없다는 논리였습니다. 해외에서 열리는 스타크래프트 대회는 이벤트전 성향이 강하고 이벤트전 우승은 진정한 우승이 아니라며 홀대했습니다. 송병구가 마음에 심한 상처를 받은 것은 말할 것도 없지요.


◆프로리그 최고 성적
송병구가 해외 대회에서만 좋은 성적을 낸 것은 아닙니다. 가장 권위 있는 팀 단위 리그인 프로리그에서 송병구는 삼성전자를 이끌어 나가는 총사령관이었습니다.

2007년 광안리 결승전에서 화승 오즈를 4대0으로 완파할 때에 1승을 보태며 우승에 기여했던 송병구는 2008년에 열린 광안리 결승전에서 꼭 필요한 1승을 따냈습니다. 정규 시즌 막판 역전승을 통해 포스트 시즌에 올랐고 강호들을 연파하면서 경승까지 올라오며 '기적의 행보'를 이어오던 하이트 스파키즈를 4대1로 제압할 때 송병구는 상대팀의 흐름을 끊으면서 삼성전자가 우승에 손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길을 여는 행동대장이었습니다.

2008년 프로리그 결승전에서 송병구의 역할은 매우 중요했습니다. 하이트가 선봉으로 신상문을 내세우며 기적의 돌풍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고 뜻대로 풀렸습니다. 신상문이 1세트에 나섰고 차명환을 꺾으면서 연승 행진을 계속 이어간 것이지요. 기세가 하이트에게 넘어가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송병구가 2세트에서 박찬수를 잡아내며 기세를 끊으면서 삼성전자 쪽으로 분위기가 넘어왔습니다. 송병구의 승리 이후 내리 세 세트를 더 따낸 삼성전자는 4대1로 결승전을 마무리했습니다.


삼성전자의 광안리 결승전 2연패는 큰 의미를 갖고 있었죠. 2005년과 2006년 SK텔레콤이 광안리 결승전 연속 승리를 따내면서 프로리그의 최강자로 군림했고 그 바통을 삼성전자가 이어가면서 단체전의 양대 산맥으로 떠올랐습니다. 그 중심에는 송병구가 자리했고 삼성전자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임을 재확인시켰죠.

◆마침내 2인자의 한을 풀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열리는 e스포츠 국제 대회인 WCG에서 우승했고 소속팀 삼성전자 칸을 프로리그 광안리 결승전 연속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여전히 송병구에 대한 평가는 2인자였습니다. 개인리그 우승컵이 없다는 것이 유일한 이유였고 가장 큰 아픔이었습니다.

송병구는 개인리그에 대한 도전을 그치지 않았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우승을 하고 '콩라인', 2인자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지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입니다. 스타리그와 MSL에 연속 진출하면서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문을 두드렸고 또 다시 기회를 얻었습니다.

2008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열린 인크루트 스타리그에서 송병구는 또 다시 기회를 얻게 됩니다. SK텔레콤 T1이 임요환, 최연성에 이어 야심차게 키워낸 테란 신예인 정명훈을 결승전에서 만난 것입니다.


이 대회에서 송병구는 토너먼트로 진행된 8강, 4강, 결승에서 모두 SK텔레콤 선수를 만났습니다. 8강에서 김택용을 2대1로 제압한 송병구는 4강에서 도재욱을 꺾으면서 결승전에 올랐고 결승전에서는 정명훈을 상대했습니다. 송병구가 우승할 경우 스타리그라는 무대에서 '거함' SK텔레콤의 주전 선수들-팬들은 '도택명'이라 부르죠-을 모두 격파한 선수라는 기록을 남길 수 있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송병구는 결승전에서 두 세트를 연거푸 따낸 뒤 두 세트를 잃으면서 준우승 징크스를 이어가는 듯했습니다. 그렇지만 5세트에서 강력한 압박을 선보이면서 정명훈을 누르고 스타리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국내에서 열린 개인리그에서 결승에 오른지 네 번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습니다. 홍진호의 후예라는 좋지 않은 별명을 스스로 떨쳐낸 것입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SK텔레콤과 함께하는 e스포츠 세상(www.sktelecom.com)


<Copyright ⓒ Dailygame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데일리랭킹

1젠지 19승 7패 +22(41-19)
2한화생명 19승 7패 +22(43-21)
3T1 17승 9패 +17(38-21)
4DK 17승 9패 +10(36-26)
5KT 15승 11패 +6(34-28)
6한진 10승 16패 -7(27-34)
7농심 10승 16패 -11(25-36)
8BNK 10승 16패 -11(24-35)
9키움 7승 19패 -19(22-41)
10DN 6승 20패 -29(13-42)
1
2
3
4
5
6
7
8
9
10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