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그라피] 늘 푸른 소나무처럼…송병구(3)](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207051052380062897dgame_1.jpg&nmt=27)
그러나 프로게이머의 나이로 24살은 어리지 않습니다. 한창 때를 지나 은퇴를 고민해야 할 나이입니다. 해가 바뀌면 군대에 대한 압박이 늘어나고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는 어린 선수들을 상대로 어떻게 이겨야 하나 걱정에 싸일 시점입니다. 만 24살을 넘어서도 전성기를 구가했던 선수들은 거의 없습니다.
송병구의 '게이머그라피'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정반대의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송병구는 프로게이머들 가운데 가장 굴곡이 없는 선수입니다. 2005년 스타리그 본선에 올라온 직후 두 번 '결석'한 송병구는 지금 열리고 있는 티빙 스타리그 2012까지 7년 동안 꾸준히 출전하고 있습니다. 2007년 3월에 시작한 다음 스타리그부터 개근했으니 13회 연속 진출입니다. 우승 1번, 준우승 3번이라는 기록도 아무나 세우지는 못합니다. 송병구가 꾸준한 성적을 낸 배경에는 누구보다도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했기 때문입니다.
![[게이머그라피] 늘 푸른 소나무처럼…송병구(3)](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207051052380062897dgame_2.jpg&nmt=27)
◆현빈된 사연 송병구는 프로게이머 가운데 환골탈태의 대명사입니다. 정말로 뼈를 갈아치우고 태를 벗어 던진 것처럼 변했죠. 의술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자기 관리를 통해 잘생긴 선수로 변신했습니다.
'게이머그라피' 1, 2편에서 보신 것처럼 송병구의 데뷔 시절은 눈에 잘 띄지 않는 선수였습니다. 얼굴은 퉁퉁했고 어울리지 않는 헤어 스타일, 야식으로 인해 살짝 나온 뱃살까지... 시선을 사로 잡는 외모를 가진 선수는 아니었죠.
언제부터인지 송병구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나 뚱뚱해진 몸매에 좌절을 느낀 것이지요. 새벽까지 연습해야 하는 프로게이머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야식을 먹고 또 먹을 것을 보면 사족을 못 쓰는 송병구였지만 야식과 이별을 고했습니다. 그리고는 연습 시간을 짜내 피트니스 센터에 다니기 시작했지요.
비시즌을 보내고 정규 시즌이 개막할 때 송병구는 20Kg을 감량해서 홀쭉해진 모습으로 등장했습니다. 한꺼번에 대량으로 감량하면서 애처로워 보이기 까지 했지만 팬들은 "공룡이 현빈됐다"며 송병구의 변신을 환영했습니다.
◆솔직함의 대명사
송병구는 외모에 대해서만 자기 관리를 한 것이 아닙니다. 프로게이머로서의 자기 관리에도 충실합니다.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생각이 짧다는 편견을 가질 수 있지만 송병구는 프로라는 타이틀이 걸린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프로게이머 직업군 가운데 선배로서 매년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송병구의 별명 가운데 '송핑계'라는 것이 있습니다. 2007년 김택용과의 MSL 결승전에서 패한 뒤 마지막 세트 경기에서 "드라군의 사거리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은 것을 경기 끝나고 나서야 알았다"고 한 말이 화근이 됐죠. 이후 송병구가 진 경기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의 인터뷰를 하면 핑계를 댄다고 힐난하는 팬들이 많았죠.
그렇지만 송병구는 '변명의 달인'이 아니라 '솔직함의 달인'입니다. 인터뷰를 하다 보면 송병구는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전달합니다. 상대하기 까다로운 선수가 있으면 "000가 그렇다"라고 정확하게 표현합니다. 000는 피하고 싶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합니다.
또 프로게이머 가운데 몇 안 되는 '애인 있음'을 공표한 선수이기도 합니다. 연예인처럼 사귀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부각되지는 않지만 성적이 떨어지면 "연애하느라 연습을 등한시해서 그렇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e스포츠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병구는 떳떳하게 애인이 있다고 밝혔고 이로 인해 마음 고생도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송병구는 "애인 있어요"라고 이야기하는 '솔직남'입니다.
![[게이머그라피] 늘 푸른 소나무처럼…송병구(3)](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207051052380062897_3.jpg&nmt=27)
◆프로게이머의 대변인
송병구는 프로게이머들의 대외적인 언로가 되기도 합니다. 선수들의 고충을 들으면 인터뷰에서 대신 이야기해줍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얼마 전에 했던 "선수들과의 소통 창구를 만들어달라"는 인터뷰였습니다. 온게임넷 개인리그 통산 100승을 달성한 이후 송병구는 "협회가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와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를 병행하면서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 스타리그 맵 최종 버전도 베타 버전과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며 "사실 프로게이머는 경기를 할 때 자신의 인생을 걸고 하지만 불만을 제기할 공간이 없다. 의견을 낼 곳도, 받아줄 곳도 없다"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왜 송병구가 앞장 서는 걸까요. 프로토스의 대표 선수이자, 팀의 최고참이고, e스포츠계를 이끌어 나가는 고참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2008년 프로토스가 한창 주가를 올릴 때 '육룡'이라 불렸죠. 송병구, 김택용, 허영무, 김구현, 도재욱, 윤용태를 묶어 여섯 명의 용이라 칭했습니다.
이 가운데 최고참은 송병구입니다. 2005년 스타리그를 통해 데뷔했고 지금까지도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죠. 이제 송병구보다 나이가 많은 현역 선수를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현장에서 가장 많은 스태프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고 인정받는 선수이다 보니 후배들을 대표해서 송병구가 '총대'를 매는 경우가 많죠. 후배들이 송병구에게 어려운 이야기를 인터뷰에서 해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까 어찌 보면 대변인인 셈이지요. 너무나 솔직한 성격의 소유자인 송병구는 후배들을 위해, e스포츠를 위해 직언을 서슴지 않습니다.
송병구를 주위에서 지켜본 후배나 동료들은 "화끈할 때보다 짠돌이로 보일 때가 많다"고 이야기 하지만 나서야 할 상황에서 송병구는 절대로 주저하지 않습니다. 나설 때 나서는 진정한 프로가 바로 송병구입니다.
◆늘 푸른 소나무처럼
송병구의 별명은 '공룡'이기도 하고 '총사령관'이기도 합니다. 공룡이라는 별명은 코스프레 복장을 입고 사진 촬영에 임하면서 붙었고 총사령관은 전장을 넓게 보는 시선이 다른 선수들과 차별화되기 때문에 붙여졌습니다. 이제는 송병구를 '상록수'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2005년 4월 EVER 스타리그 16강에서 홍진호와 첫 경기를 치를 때만 해도 송병구는 자라나는 새싹이었습니다. 그렇지만 7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송병구보다 앞서 갔던 선배들은 대부분 은퇴했고 얼굴도, 소속도 잘 알 수 없는 후배들이 더 많이 남아 있습니다.
7년 동안 송병구는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꾸준히 앞으로 전진했습니다. 스타리그에서 계속 물을 먹으면 MSL로 무대를 옮겨 성과를 냈고 프로리그에서는 한결같이 삼성전자 칸의 기둥이었습니다. 식탐이 많아 살이 찐다 싶으면 독하게 다이어트를 하면서 의지를 다졌고 손이 느리다고 지적을 받으면 죽어라 연습해서 APM을 높였습니다. 남들 같으면 은퇴를 걱정하고 다른 돈벌이를 해야 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휘둘릴 때 공룡처럼 느리지만 큰 한 걸음을 내딛었습니다.
그 결과 송병구는 여전히 삼성전자의 에이스이고 이제는 e스포츠의 맏형이 됐습니다.나이로 보나 경력으로 보나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선수로 성장했습니다. 프로게이머로서는 나이가 많다고 느껴지는 만 24살이지만 성적은 언제나 꾸준합니다.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가 도입된 이후에도 후배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사시사철 푸르른 상록수처럼 꾸준함을 지켜온 송병구가 후배들을 위해 그늘을 만들어주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해하는 일은 비단 기자인 저 뿐만은 아닐 것입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기사 수정했습니다. 좋은 지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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