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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무, 프로토스의 추억을 되새기다

삼성전자 칸 '올마이티' 허영무가 기적과 같은 역전승을 따내면서 2회 연속 스타리그 결승전에 올랐다.

허영무는 10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에서 열린 티빙 스타리그 2012 4강전 웅진 스타즈 김명운과의 경기에서 드라마와 같은 역전승을 일궈내며 3대2로 승리했다. 허영무는 지난 진에어 스타리그 2011 우승에 이어 2회 연속 스타리그 우승에 한 발짝 다가섰다.
김명운과의 스타리그 4강전에서 허영무가 보여준 전략은 프로토스 팬들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기 충분했다. 스타리그를 통해 레전드의 반열에 오른 프로토스 선배들의 전략의 핵심을 간추린 듯 시나리오를 짜왔기 때문이다.

허영무는 1세트에서 다크 템플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성공시키면서 앞서 나갔다. 오영종이 So1 스타리그 홍진호와의 16강전에서 보여준 전략과 유사한 플레이였다. 디텍팅 유닛이 없는 상황에서 견제용으로만 활용되던 다크 템플러를 허영무는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프로토스가 중반에 활용할 수 있는 화력 유닛으로 다크 템플러를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시타델 오브 아둔과 템플러 아카이브를 일찌감치 생산한 허영무는 김명운이 시야 확보용으로 깔아 놓은 저글링을 건드리지 않고 전진했다. 저그의 앞마당 지역에서 히드라리스크의 공격을 받았지만 본진으로 밀고 들어가며 흔들기 시작한 허영무는 이후 다크 템플러 4기를 추가로 생산해 저그의 앞마당을 공략하며 승기를 잡았다. 물론 오영종처럼 다크 템플러로 경기를 마무리하지는 못했지만 '사신류'의 재현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엄재경 해설 위원은 "1세트에서 허영무가 보여준 플레이는 오영종에게 바치는 듯한 전략이었다. 오마주라는 표현이 적합할 것 같다"고 말했다.

1대2로 뒤진 4세트에서 선보인 허영무의 플레이는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의 초창기 모습을 보는 듯했다. 저그에게 이리저리 휘둘리면서도 자원을 짜내 병력을 모은 뒤 치고 나가서 역전하는 '임성춘식 한방 토스'였다.

김명운이 히드라리스크로 정면을 두드렸고 막기에 급급했던 허영무는 김명운이 오버로드를 본진에 밀어넣었을 때 막기 위해 병력을 빼야 했다. 실제로 오버로드의 수송 기능이 업그레이드됐기에 페이크는 아니었지만 김명운은 주병력으로 프로토스의 앞마당 확장 기지를 파괴했다.

패색이 짙었지만 허영무는 포기하지 않았다. 본진 자원을 가동시켜 드라군과 하이템플러를 모은 허영무는 김명운이 숨을 돌리는 틈을 예리하게 파고 들었다. 1세대 프로게이머 임성춘이 보여준 '패기'를 10여 년이 지난 뒤 재현했다.

5세트는 수비 지향적인 플레이를 자주 펼쳤던 강민이 경기석에 앉은 듯했다. 김명운의 맹공을 막아낸 허영무는 셔틀을 활용해 견제를 시도했다. 셔틀을 쓰는 플레이는 물론 '강민류'에 어울리지 않았지만 3시와 11시 지역을 탄탄히 방어하면서 기동력을 활용한 저그의 손발을 묶는 플레이는 강민이 전성기 때 자주 선보인 바 있다.

저그가 어떤 방식으로 공격하든지 수비해내면서 인구수 200을 모으고 공격력을 극대화시킨 뒤 전장을 뒤흔드는 플레이는 허영무에게 강민이 빙의된 듯한 경기력으로 이어졌고 드라마를 완성시켰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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