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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그라피] 소년 가장에서 골든 그랜드 슬래머로…이영호(2)

[게이머그라피] 소년 가장에서 골든 그랜드 슬래머로…이영호(2)
다음 스타리그 2007에서 가능성을 선보인 이영호는 프로리그와 스타리그, MSL을 오가면서 맹활약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실제로 이영호에 대한 기대는 현실로 이어졌죠. 부진이라고 이야기할 사항이 딱히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스타리그 16강에서 탈락하거나 MSL 32강에서 패하는 것을 부진이라고 언급해야 할 정도로 이영호는 메이저 개인리그에 언제나 이름을 올렸습니다. 심지어 프로리그에서 다승왕을 연이어 따냈음에도 불구하고 소속 팀인 KT 롤스터가 포스트 시즌에 오르지 못해 부진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팀을 살려내다
KTF 매직엔스(현 KT 롤스터)라는 프로게임단이 사라질 뻔한 이야기를 먼저 해야겠네요. 2004년 대규모 트레이드를 통해 당대 최고라 불렸던 선수들을 한 팀에 모은 KTF 매직엔스는 세대 교체의 압박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강민, 박정석, 김정민, 이병민, 홍진호, 조용호 등 이름값으로는 최고의 팀이었지만 단체전에서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004 시즌과 2005 시즌 프로리그 정규 시즌에서 23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지만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무너지면서 준우승 징크스에 발목이 잡혔던 KTF 매직엔스였습니다.

2007년 이영호가 신인으로 선배들의 뒤를 받쳤을 때에도 KTF 매직엔스는 정체 상태였습니다. 정수영 감독에서 이준호 감독 대행, 김철 감독으로 사령탑을 교체했지만 프로리그에서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2006 시즌 전기리그에서 포스트 시즌에 오른 이후 2년 이상 포스트 시즌에 오르지도 못했죠. 게다가 개인리그에서 주력이었던 강민, 박정석, 홍진호 등이 줄줄이 탈락했고 그나마 성적을 낸 선수는 이영호가 전부였습니다. 팀의 성적이 하락세를 보이다 보니 KTF 내부에서는 프로게임단을 없애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나왔고 심각하게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승컵이 필요했던 KTF 매직엔스에게 이영호는 가뭄에 단비를 내려준 존재였습니다. 2008년에 열린 곰TV 클래식에서 이영호는 송병구를 상대로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대2로 승리하면서 KTF가 게임단 해체를 하지 않도록 막아내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2주 뒤인 3월15일 이영호는 광주에서 열린 박카스 스타리그 2008 결승전에서 삼성전자 송병구를 또 다시 만나 3대0으로 완승을 거두면서 메이저 개인리그에서 첫 우승을 달성하면서 게임단 해체 논의를 산산조각 냈습니다. 조용호가 CYON MSL에서 우승한 이후 2년만에 KTF 매직엔스 소속 선수가 개인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순간이었습니다.


[게이머그라피] 소년 가장에서 골든 그랜드 슬래머로…이영호(2)

◆소년 가장
개인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상에 이영호라는 이름을 알렸지만 단체전에서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이영호 개인적으로는 아쉬울 것이 전혀 없는 상황이었으나 팀 전력이 급속도로 약화되면서 KTF 매직엔스는 하위권을 전전해야 했죠.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8에서 이영호는 17승8패를 기록하면서 데뷔 후 처음으로 프로리그 다승왕을 차지했습니다. 그렇지만 팀 성적은 하위권에 머무르면서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하고 맙니다. 이전 시즌에도 마찬가지 결과를 얻었기에 이영호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안쓰럽기 그지 없었죠.

1년 단위 리그로 프로리그가 개편된 이후에도 이영호는 꾸준한 활약을 펼쳤습니다. 신한은행 프로리그 08-09 시즌 이영호는 50승을 훌쩍 넘기면서 또 다시 다승왕을 차지했습니다. 이제동과 다승왕을 공동 수상했지만 이영호에게 정규시즌 MVP가 주어지지는 않았습니다. 팀이 7위에 랭크되면서 포스트 시즌에 올라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정규 시즌 MVP는 다승왕 싸움에서 뒤처졌지만 팀이 정규 시즌 1위에 오르는데 공헌한 SK텔레콤 김택용에게 돌아갔죠.

이 과정에서 나온 별명이 '소년 가장'입니다. 위기의 순간을 맞으면 출전해야 하고 이영호가 이기더라도 다른 선수들이 받쳐주지 못하면서 팀 성적은 여전히 하위권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이영호가 고군분투한다는 뜻이었고 KTF 매직엔스 팀에게는 최악의 별명인 '이영호 원맨팀'이라는 평가가 따라다녔습니다.
[게이머그라피] 소년 가장에서 골든 그랜드 슬래머로…이영호(2)



◆최종병기의 부활
개인적으로는 프로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이영호는 서서히 아쉬움을 떨쳐내기 시작합니다. 이영호가 소년 가장이라 불리는 것, 그리고 팀이 이영호 원맨팀으로 불리는 것을 보다 못한 KT 롤스터(2009년 8월 KTF 매직엔스에서 이름을 바꿈)가 박찬수, 박지수 등 다른 팀의 주력 선수들을 본격적으로 영입하기 시작하면서 팀 전력이 강화된 것이지요.

언제나 프로리그 다승 순위의 상위에 랭크되던 이영호에게 도우미들이 보강되면서 KT 롤스터는 신한은행 프로리그 09-10 시즌 부활의 날갯짓을 펼쳤습니다. 에이스 결정전이 존재하고 시즌 중간에 한 명이 다른 팀 선수들을 연파할 수 있는 승자연전방식으로 진행된 위너스리그가 도입되면서 이영호의 가치는 더욱 상승했습니다.

실제로 이영호는 09-10 시즌 위너스리그에서 팀 동료 3명이 진 상황에 출전해 KT 롤스터의 승리를 지켜내는 '끝판왕'으로 등장했고 팀의 연승을 지켜냈습니다. MBC게임 히어로와의 위너스리그 결승전에서도 팀이 1대3으로 뒤진 상황에 출전, 염보성, 박수범, 김재훈을 연파하며 우승컵을 팀에 선사하기도 했습니다.

프로리그의 활약은 그대로 개인리그로 이어졌습니다. 2010년 1월에 열린 EVER 스타리그 2009에서 이영호는 8강 이제동, 4강 김윤환을 연파하고 결승에서 CJ 진영화를 3대1로 제압하면서 두 번째 스타리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동안 인연이 별로 없었던 MSL에서도 이영호는 발군의 활약을 펼치기 시작했죠. 개인 커리어 사상 처음으로 MSL 결승에 오른 대회인 네이트 MSL에서 정전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제동에게 우세승이 주어지며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바로 다음 대회인 하나대투증권 MSL에서 이제동을 3대0으로 완파했고 빅파일 MSL에서도 이제동을 3대2로 제압하면서 이영호 전성시대를 열어 젖혔습니다.



◆골든 그랜드 슬래머
스타리그 2회 우승, MSL 2회 우승을 차지한 이영호는 아직 최고의 선수라는 인식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결승전 상대가 송병구, 이제동 등 '택뱅리쌍'이라 불리는 선수들이었기 때문이지요. 프로토스, 테란, 저그 종족의 최고 선수들끼리 대결을 펼쳐왔기에 송병구, 이제동, 김택용의 팬들은 이영호가 최고라는 사실을 애써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2010년 이영호의 활약을 보면 원톱이 이영호였음을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제동과의 네이트 MSL 결승전에서는 정전으로 인해 석패를 인정해야 했지만 이후 열린 두 번의 결승전에서 이제동을 연파한 이영호는 2010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대한항공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이제동을 또 다시 제압하면서 스타리그 3회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골든 마우스를 손에 넣었습니다. 이윤열, 박성준, 이제동에 이어 네 번째 골든 마우스 수상자가 된 것이지요.

또 2011년에 열린 ABC마트 MSL-MBC게임의 음악 채널 전환으로 인해 마지막 MSL이 된 비운의 대회-에서도 이영호는 웅진 김명운을 3대0으로 제압하면서 3회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금배지를 손에 넣게 됩니다. 임요환, 이윤열, 최연성, 마재윤, 김택용에 이어 6번째 금배지 수상자가 됐습니다.

스타리그와 MSL의 역사에서 두 대회 모두 3회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이윤열뿐이었습니다. 위업을 달성한 이윤열에게 없는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세계 최대의 e스포츠 축제인 월드사이버게임즈(이하 WCG)의 금메달이었습니다. 이영호는 2010년에 열린 WCG 그랜드 파이널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기에 골든 그랜드 슬램-e스포츠계에서 황금으로 된 제품을 부상으로 주는 대회를 모두 석권했다는 뜻-을 달성하게 됩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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