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어떻게 임요환을 영입할 수 있었을까. SK텔레콤이 임요환을 코칭 스태프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시점은 8월16일이다. 한국e스포츠협회와 e스포츠연맹 사이에 선수 보호를 위한 협약이 체결된 8월8일 이후 1주일이 지난 타이밍에 협회 소속인 SK텔레콤이 연맹과 함께 협약에 동참한 슬레이어스의 임요환을 영입한 것이다.
데일리e스포츠가 취재한 결과 슬레이어스는 협회에 보호 선수 25명의 리스트를 전달하지 않았다. 연맹 소속 팀들이 보호 선수로 규정하면 협회가 영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문화 했다는 점이 이번 협약의 골자였지만 슬레이어스는 리스트 자체를 보내지 않았다. 임요환만을 위한 결정인지, 슬레이어스 게임단에는 보호할 선수가 없다는 뜻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무튼 슬레이어스 소속 선수들은 이번 협약을 통해 보호받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슬레이어스의 사례를 악용하면 협회 소속 게임단이 연맹 선수를 빼오는 '꼼수'를 쓸 수 있다. 연맹 소속팀들이 특정 선수를 25명의 보호 선수 리스트에서 제외한 뒤 협회 소속 팀들이 영입하는 방벙을 쓰면 된다. 협회 소속 게임단이 연맹 소속 팀들에게 이적료를 뒷돈으로 제공하고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해달라고 부탁한 뒤 해당 선수를 로스터에서 제외하고 나서 영입에 나설 경우 제재를 가할 방법이 없다. 도의적인 책임은 물을 수 있겠지만 협약에 위배된다고는 할 수 없다.
협회는 이와 같은 사례를 막기 위해 대비책을 마련했다고 했다. 각 기업 게임단의 사무국장이 모인 전략 위원회에서 "연맹 측 보호 선수 명단에 들지 못한 선수를 영입할 수는 있으나 내년 5월까지 열리는 프로리그에는 나서지 못한다"라고 못 박은 것.
전략 위원회 차원에서 합의를 했다고는 하지만 미봉책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장 프로리그에서 쓰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기량이 빼어난 선수를 미리 확보한 뒤 내년 5월 이후에 열리는 프로리그 하반기 리그부터 기용할 계획이라면 막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e스포츠 관계자는 "두 개의 e스포츠 경기 단체가 존재하고 게임단별로 자금 차이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선수들의 이동을 인위적으로 막을 수는 있지만 거름막을 좀더 치밀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어 말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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