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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연맹 대립, 결국은 사업 때문

협회-연맹 대립, 결국은 사업 때문
◇지난 5월에 열린 스타2 비전 선포식 때 그래텍과 블리자드, 온게임넷, 한국e스포츠협회의 수장이 만나 부흥에 합의했지만 중복되는 사업 영역으로 인해 분란이 발생했다.

한국e스포츠협회와 e스포츠연맹이 GSL 출전 여부를 놓고 극한 대립각을 세운 이유는 무얼까. 단순히 지난 5월에 발표한 e스포츠 비전 선포식의 의의를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GSL 출전 여부를 둘러싼 한국e스포츠협회의 불참 선언, 이에 대한 그래텍의 유감 표명, e스포츠연맹의 스타리그 불참 초강수의 연결 고리는 e스포츠 비전 선포식이라 추측할 수 있다.

지난 5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한국e스포츠협회, 온게임넷, 그래텍은 한 호텔에 모여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이하 스타2)를 통해 e스포츠의 부흥을 꾀하자며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블리자드 게임물을 놓고 펼쳐진 2년 여 간의 법정 공방을 정리하고 향후 스타2를 중심으로 e스포츠를 새롭게 발전시켜보자는 취지였다. 취지와 방향을 확정됐지만 방법론은 정해지지 않았다. 4개의 주체 모두 자신이 주도하는 리그를 스타2로 치르거나 접목하겠다고 밝혔을 뿐 교류나 통합의 방법은 나오지 않았다.

블리자드는 연말에 배틀넷 월드챔피언십을 개최하고 한국에서는 대표 선발전을 가질 계획을 발표했다. 협회는 프로리그에서 스타2를 도입해서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와 병행하겠다고 내놓았고 향후 프로리그를 스타2로만 진행할 수도 있다고 했다. 온게임넷은 스타2로 스타리그를 치르겠다고 했다. 그래텍은 GSL을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했다. 이 과정에 명문화된 계약이나 어느 대회에 반드시 나와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
스타1에 매진하고 있던 협회와 온게임넷이 스타2에 진입하는 것이 명확해지면서 그래텍의 입지가 흔들릴 것이라는 추측이 팽배했다. 케이블 채널인 온게임넷이 인지도나 커버리지에서 인터넷 방송인 그래텍의 곰TV보다 앞서기 때문이다. 또 온게임넷은 스타1으로 진행되던 스타리그를 포기하고 스타2로 전향했고 프로리그까지 협회의 요청에 따라 방송을 제작하고 있기에 모든 면에서 그래텍보다 우위를 점할 조건을 갖췄다.

협회 또한 스타2를 통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어보기 위해 나섰다. 프로리그 중계권 사업자인 인터네셔널 e스포츠 그룹(IEG), 북미에서 e스포츠 리그를 성공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메이저리그게이밍(MLG)와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오는 9월부터 협회 선수들과 MLG 출전 선수들간의 교류전을 온라인으로 치르고 인터넷 방송을 통해 전세계로 송출할 계획을 세웠다.

그래텍 입장에서는 GSL과 GSTL이 갖고 있던 스타2를 통한 신선함을 모두 빼앗긴 상황이다. 온게임넷은 케이블 채널의 파괴력을 앞세우고 있고 협회는 MOU를 통해 글로벌 송출을 기획하고 있기에 그래텍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는 그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협회가 GSL을 나가지 않겠다고 알리면서 사업권을 둘러싼 갈등 양상이 본격화됐다. 단순히 프로리그 포스트시즌 때문만이 아니라 MLG와의 교류전을 통한 글로벌 리그의 상시화가 가시화된 것이다.

그래텍의 유감 표명은 단순히 협회 소속 선수들의 리그 불참에 대한 것이 아니라 해외 VOD 송출과 관련된 사업 영역 침범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래텍이 주관하는 리그에 참가하고 있던 e스포츠연맹은 자신들의 터전인 GSL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리그로 인해 축소되는 것을 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 입장이었다. 그래텍이 스타2 리그를 진행한 덕에 상금과 출전료 등을 받으면서 게임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맹은 협회 선수들과의 교집합인 스타리그를 볼모로 삼았다. 스타리그 또한 스타2라는 종목으로 전환하면서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었고 얼마전 조지명식까지 치르면서 화제를 몰고 왔기에 볼모로서의 가치는 최고였다. 연맹의 타깃 설정은 매우 정확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스타2라는 새로운 종목으로 리그를 치러야 하는 온게임넷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말만 지나면 개막전을 치르는데 연맹 소속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는다면 반쪽 리그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스타리그를 파행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온게임넷은 협회에 사태 해결을 촉구했고 협회는 GSL 시즌4에 출전하기로 번복했다.

이번 사태가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에는 스타2를 통한 사업 모델을 어떻게 만들고 주도권을 어떤 주체가 가져가느냐라는 논리가 깔려 있다. 단순히 스타2를 통한 e스포츠의 대통합이라는 순진함이 아니라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는 황금의 논리 말이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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