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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걸이 간다] 신노열 "스타2로 '택뱅리쌍' 트라우마 극복"

[스타걸이 간다] 신노열 "스타2로 '택뱅리쌍' 트라우마 극복"
안녕하세요. 스타걸 서연지입니다.

지난 주에는 22일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으로 치러지는 마지막 프로리그 결승전의 키를 쥐고 있는 삼성전자 칸 신노열 선수를 만났습니다. 사실 프로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연관이 있는 선수를 인터뷰 하기 위해 고민하다 일부러 신노열 선수를 인터뷰 대상자로 선택했는데요. 다분히 의도적인 선택(?)이었습니다.

삼성전자가 결승전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신노열의 활약이 절실한 상황인데요. CJ 엔투스와 맞붙는 결승전에서 신노열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지만 삼성전자가 우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에서 현재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이하 스타2)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선수는 누가 뭐래도 신노열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한 팀의 운명을 좌우할 선수로 성장했지만 의외로 신노열 선수에 대해 알려진 사실은 거의 없습니다. 아마도 위메이드에 있을 때 조명을 많이 받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인지 신노열 선수는 이번 인터뷰에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았습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느꼈던 것은 신노열 선수가 의외로 무척 '쿨'하고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입니다.

프로게이머 인생에서 많은 굴곡이 있어 감동적인 스토리(?)가 많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주변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본인은 크게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나 봅니다. 신노열 선수는 시종일관 즐거운 표정으로 인터뷰에 임했고 한번도 프로게이머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고 하니 말입니다.

팀이 해체될 때 조차도 별다른 감정적 동요가 없었다고 고백한 신노열. 도대체 신노열 선수의 머리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는 것일까요? 신노열 선수가 그동안 겪었던 많은 일들을 우리의 관점이 아닌 신노열 선수의 조금은 독특한 관점에서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신노열은 S급 판독기?

서연지=신노열 선수 하면 떠오르는 별명 하나가 있는데 본인도 알고 있나요?

신노열=그럼요. 아마 'S급 판독기'일걸요(웃음). 유독 '택뱅리쌍'에게 많이 패해 생긴 별명이라고 알고 있어요. 생각해 보면 정말 'S급 판독기'가 맞는 것 같기도 하고요(웃음).

[스타걸이 간다] 신노열 "스타2로 '택뱅리쌍' 트라우마 극복"


서연지=당사자 입장에서는 좋은 별명일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텐데요. 어떤가요?

신노열=솔직히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죠. 내가 S급으로 올라가야 하는 것인데 S급 판독기라는 것은 어쨌건 저는 아직 S급이 아니라는 이야기잖아요. 지금 상황에서는 기분 좋은 별명은 아니에요.

하지만 예전에는 그런 별명에 대해 기분이 크게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실력 차이가 나는 것이 분명했으니까요. 사실 감독님께서 제가 '택뱅리쌍'과 에이스결정전을 치를 정도의 실력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셨을 거에요. 하지만 경험이 되라고 저를 내보내 주셨고 저 역시도 그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꼭 이겨야겠다'는 의지가 크지는 않았어요.

그런 상황에서 '택뱅리쌍'에게 계속 패했고 그러다가 어느새 'S급 판독기'가 돼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그래도 S급이 아니면 지지 않을 정도로 기본기가 있다는 평가 아니겠냐고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이 상황이 계속 지속되다 보니 프로게이머로서 굉장히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었어요,

서연지='택뱅리쌍'에게 왜 유독 약한 것일까요?

신노열=우선 실력이 되지 않을 때 너무 많이 붙었던 것이 문제였어요. 그때는 패하는 것이 전혀 자존심 상하거나 충격이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신예 때 너무 많이 지다 보니 나중에는 제 실력이 올라오고 나서는 트라우마 때문에 이기기 힘들어 지더라고요.

이상하게 상대가 '택뱅리쌍' 중 한 명이 되면 이미 기가 죽고 시작하게 돼요.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은 기본이고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 속이 하얗게 돼버리는데 이 상태가 계속 지속되다 보니 정신력까지 약해지는 기분이었어요.

서연지=언제쯤 극복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나요?

신노열=제 실력이 어느 정도 위로 올라왔을 때죠. 이제는 '택뱅리쌍'에게도 승리해야 'S급 판독기'라는 별명도 떨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미 그런 생각을 했을 때 제 마음 속에 '택뱅리쌍'에 대한 트라우마가 자리를 잡아버린 상황이었어요.

어떻게든 '택뱅리쌍'에게 이기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어요.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지만 정말 위메이드 막판 시절에는 '택뱅리쌍'에게 패하는 것이 너무나 싫었어요. 열심히 노력했는데 트라우마 극복이 쉬지만은 않더라고요.

서연지=지금도 여전히 '택뱅리쌍'이 무섭나요?

신노열=사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로 붙게 되면 여전히 트라우마 때문에 고생할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는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이하 스타2)로 붙게 되면 트라우마는커녕 아마 그 선수들이 저에게 트라우마를 느끼게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자신감이 있습니다. 스타2가 저에게는 '택뱅리쌍'을 극복하게 해준 고마운 존재라 볼 수 있죠.

서연지=앞으로 계속 스타2로 리그가 진행될 텐데 더 이상 'S급 판독기'라는 별명은 따라다니지 않겠네요?

신노열=당연하죠. 다시 스타1으로 리그가 회귀하지 않는 이상 스타2로 진행된다면 '택뱅리쌍'에게 약한 모습은 보이지 않을 겁니다. 스스로가 S급이 될 자신도 있고요. 스타2가 저에게 날개를 달아준 셈이죠.

◆위기도 긍정으로 극복하는 '긍정맨'

서연지=의외로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굴곡이 심한 일을 많이 겪었던 것 같은데 힘들지 않았나요?

[스타걸이 간다] 신노열 "스타2로 '택뱅리쌍' 트라우마 극복"


신노열=사람들이 그런 질문을 자주 해요. 그런데 이상하게 저는 힘들었던 기억이 별로 없어요. 워낙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 편이라 그런가 봐요.

서연지=가장 처음 겪었던 시련은 프로리그에서 계속 연패했을 때 아니었어요?

신노열=음. 사실 그때도 많이 힘들지는 않았어요. 내 실력이 '택뱅리쌍'급이 아니었기 때문에 얼마든 누구에게나 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어떻게 보면 독기가 없었다고 볼 수 있죠.

그래서인지 연패의 늪에 빠져도 좌절하거나 그만둬야겠다는 생각 보다는 빨리 실력을 끌어 올리자는 생각뿐이었어요. 실력만 키우면 무엇이 문제가 되겠냐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다 보니 큰 문제가 없었던 것 같아요.

서연지=다른 선수들 같으면 엄청난 좌절에 빠져 지독한 슬럼프를 겪었을 텐데 신노열 선수의 긍정적인 마인드는 정말 남다르네요.

신노열=팀이 해체했을 때도 그랬어요. 다들 그 경험은 정말 괴롭고 힘들고 머리 아플 수밖에 없는 경험이라고들 하던데 사실 저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거든요(웃음).

동료들과 헤어지는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이상하게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었어요. 나는 어느 팀으로라도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집에 내려가 있을 때도 두렵지 않았어요. 그러니 좌절하거나 힘들 겨를이 없었던 거죠(웃음).

서연지=팀 해체라는 큰 일을 겪으면서도 굉장히 의연하게 대처했네요.

신노열=만약 나를 원하는 팀이 없어서 지목이 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좌절하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기회가 어떻게든 다시 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살면서 이런 긍정적인 생각이 정말 상황을 긍정적으로 만들어 주는 경험을 자주 했어요. 그래서인지 어떤 일이 닥쳐도 계속 긍정적인 생각은 끊이지 않고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서연지=삼성전자로 이적했을 때도 큰 어려움이 없었겠네요.

신노열=개인적으로는 내가 팀에 들어가 바로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곳에 가고 싶었어요. 저그가 약한 팀으로 들어가 내가 주력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였죠. 그래서 처음부터 삼성전자를 마음 속으로 염두에 뒀고요. 삼성전자가 나를 뽑았다는 전화를 받고 기분이 좋았어요.

팀에 적응하는 것 역시 어렵지 않았어요. 삼성전자 소속 선수 중 장지수라는 선수가 있는데 아마추어 때부터 정말 친했었거든요. 그런데다 위메이드와 크게 다르지 않는 분위기였고 선수들 역시 거리낌 없이 잘해주다 보니 적응은 금방 했던 것 같아요.

서연지=게임을 오래 쉬고 삼성전자에 왔을 텐데 금방 성적을 냈던 것이 무척 신기했어요.

신노열=원래 연습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죠. 그래서인지 손만 풀리고 나니 금방 실력이 회복되더라고요. 조금 건방진 발언인가요(웃음).

게다가 스타2로 종목을 전환하고 나니 게임을 하는 것이 너무나 재미있는 거에요. 실력이 금새 늘고 트라우마였던 '택뱅리쌍'과 붙어도 승리하고 기분이 좋으니 계속 게임이 잘되는 등 긍정적인 일만 계속 생겼어요.

◆롤모델은 이제동

[스타걸이 간다] 신노열 "스타2로 '택뱅리쌍' 트라우마 극복"


서연지='택뱅리쌍' 중 가장 까다로웠던 선수는 누구였나요?

신노열=이상하게도 이제동 선수가 가장 까다로웠어요. 솔직히 저그 대 저그전은 알 수 없는 것이잖아요. 아무리 못하는 선수도 빌드로 운이 좋아 잘하는 선수도 잡을 수 있는 변수가 존재하고요.

그런데 이제동 선수에게만큼은 그것이 통하지 않았어요. 연습 때 자주 맞붙는데 솔직히 승률이 낮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유독 방송 경기에서는 한번을 이기지 못하는 거에요. 아마 '택뱅리쌍' 트라우마는 이제동 선수가 없었다면 생기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만큼 이제동 선수가 대단한 선수라는 말이죠. 연습 때 지더라도 방송에서는 지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하고 집중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이기는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배울 점이 정말 많은 선수에요.

서연지=프로게이머를 하면서 롤모델이 있다면 이제동 선수겠네요?

신노열=그럼요. 사실 그래서 8게임단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옆에서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거든요. 프로게이머로서도 멋지지만 인간 자체로도 굉장히 멋진 선수라는 생각이 들어요.

서연지=어떤 점이 가장 멋지던가요?

신노열=꾸준하다는 점이요. 사실 어느 정도 실력으로 올라오면 연습을 게을리 할 수밖에 없어요. 저 역시도 그랬고요. 그런데 이제동 선수는 단 한번도 게을리 한 적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전)태양이가 그 점 때문에 이제동 선수를 좋아하는 것이고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싫증을 느끼고 힘들어하기 마련인데 이제동 선수는 그런 모든 상황을 참아내고 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보면 부럽기도 해요. 저도 그 정도의 끈기를 가지고 싶은데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이제동 선수처럼 최정상의 자리에 있더라도 항상 노력하는 선수가 되고 싶고 그것이 지금 당장 저의 꿈이에요.

서연지=마지막 질문이 꿈에 관련된 것인데 벌써 이야기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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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노열=저도 예전 인터뷰를 봤는데 항상 마지막에 꿈에 대해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진짜 미래에 대한 꿈이 없어요. 지금 당장의 목표가 있을 뿐이죠. 너무 먼 미래를 내다보는 것은 저에게 잘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지금은 꼭 프로리그에서 우승하고 싶어요. 빨리 스타2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도 목표고요. 두 가지를 이루고 나면 그때 다시 꿈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요.

서연지=이번 결승전에서 멋진 활약 기대할게요.

신노열=스타1으로 치러지는 마지막 프로리그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정리=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사진=데일리e스포츠 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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