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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드컵 결산] 호랑이 새끼 키운 한국팀들

◇LOL 시즌2 월드 챔피언십 우승팀 TPA.

타이페이 어새신스(이하 TPA)가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시즌2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거두면서 한국팀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막을 내린 LOL 시즌2 월드 챔피언십 우승은 대만 대표 TPA가 차지했다. 지난 2011년 결성된 TPA는 GPL 시즌1, 스타즈워7에서 각각 우승을 차지하며 대만 강호로 급부상, 국내 나이스게임TV에 초청되어 배틀로얄에 총 다섯 차례 출전했지만 소문과는 다른 무기력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졸전을 이어갔고 최종 2승18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두면서 국내 팬들에게 '1승 카드', 혹은 '맛집'으로 인식됐다. 또 팀리퀴드에서 분석한 월드 챔피언십 12개 출전 팀 중 TPA는 사이공 조커스와 더불어 최약체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월드 챔피언십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TPA는 상승세를 타고 있던 나진 소드를 2대0으로 완파한 뒤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M5마저 꺾는 기염을 토했다. TPA가 나진 소드와 M5, 아주부 프로스트를 상대로 보여준 경기력은 대단했다. 멤버 개개인의 기량은 물론 탄탄한 팀워크와 짜임새 있는 조합, 챔피언 선택 금지 단계에서부터 상대에게 우위를 점하는 등 월드 챔피언십 우승이 절대 이변이 아님을 보여줬다.

사실 지금의 TPA를 만든 것은 한국팀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주부 LOL팀은 국내 리그 출전 당시 다른 팀들에게 전략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WE, IG, TPA 등 중국계 팀들과 주로 연습을 했다. 나진 LOL팀을 비롯해 다른 한국팀 역시 마찬가지다.
TPA는 한국팀들과 연습 경기를 하면서 한국 스타일을 천천히 흡수했고 자신들의 것으로 만드는 한편 한국팀을 어떻게 상대해야하는지 철저히 분석, 파악했다. 물론 자신들의 전력을 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는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한 2개의 한국팀은 모두 TPA에게 무릎 꿇었다. TPA는 아주부 프로스트가 자신들과의 연습 경기에서 사용했던 일명 '벽당' 조합을 사용해 나진 소드에게 승리를 거뒀다. 또 TPA는 두 한국팀과의 경기에서 챔피언 선택 금지 단계에서부터 어떤 챔피언을 금지해야하는지 알고 있었고 경기 운영 방식까지 꿰뚫고 있었다.

국내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전략 노출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다른 한국팀과의 연습은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한국팀들이 두 개의 팀을 운영하고 있지만 두 팀끼리만 계속 연습하는 것은 효율이 낮고 분명 한계도 있다. 따라서 핑 차이가 심하지 않은 해외 서버인 중국을 선택했지만 결국 호랑이 새끼를 키운 셈이 됐다.

국내 리그에서 전력을 노출시키지 않고 좋은 성적을 거두자니 중국팀과 연습을 해야하고 중국팀에게 전력이 노출되면 1년 중 가장 큰 대회인 월드 챔피언십이 문제다. 다음 월드 챔피언십에서 제2의 TPA가 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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