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로서 서지훈이라는 이름을 언급하려 했더니 기억이 아득합니다. 기자 또한 언제적 서지훈인가라는 생각을 가질 정도로 선수 시절의 서지훈이라는 인물은 지금과 기억이 먼 선수입니다.
![[게이머그라피] 미스터 퍼펙트…서지훈(1)](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210291250550068544_4.jpg&nmt=27)
◇경기석에 앉은 서지훈은 절대로 웃지 않았죠.
◆쿨한 이미지 '-_-' 서지훈이 프로게이머로서 활동할 당시의 별명은 퍼펙트 테란이었습니다.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플레이 스타일에서 비롯된 별명이었지만 기자 개인적으로는 외모와 성격, 게임 실력 등 세 박자가 완벽히 맞아 떨어졌기에 붙은 별명이라 생각합니다.
임요환이 최강의 외모를 선보이면서 e스포츠의 인기 몰이에 앞장 선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프로게이머로서 실력과 외모가 적절히 결합되면서 팬몰이를 성공했고 아이콘으로 우뚝 섰지요. 만약 외모만 놓고 평가했을 때 개인적으로는 서지훈이 임요환보다 한 수 위라고 생각합니다. 여성 팬들이 e스포츠계에 등장하는 계기가 된 선수가 바로 서지훈이기 때문입니다.
서지훈의 매력은 냉정해 보이는 이미지에 있습니다. 게임 실력으로 봤을 때 서지훈은 톱 클래스이긴 하지만 도드라지는 특징은 없었습니다. 경기 속에서 차가운 느낌이 난다고 할까요. 임요환의 드롭십이 상대의 허를 찌르면서 보는 사람의 뒷통수를 치는 느낌을 주고 이윤열의 탱크가 전장을 누빌 때는 시원하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최연성의 생산력을 보고 있으면 화끈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서지훈은 그런 의미에서 냉정하고 차가운 이미지를 경기 안에서 드러내지요. 칼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을 것처럼 상대방을 몰아칩니다. 약점이 보이면 GG를 칠 때까지 계속 파고 드는 모습은 '냉혈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기에다 웃음 짓지 않는 실제 모습이 합쳐지면서 '쿨'한 이미지로 여성 팬들을 사로 잡았습니다. 이겨도 웃지 않고 져도 분한 마음을 티내지 않는 모습이 여성들에게 어필했습니다. 서지훈을 설명하는 이모티콘이 있는데요. 팬들 사이에서는 서지훈을 '-_-'라고 표현합니다. 웃음을 짓지 않는 쿨한 모습을 뜻한 아이콘인데 매우 잘 어울린다고 생각됩니다.
◇올림푸스 스타리그 우승자! 서지훈!
◆임팩트 컸던 한 번의 우승
서지훈은 국내 대회에서 한 번 우승한 것이 전부입니다. 2003년에 열린 올림푸스 스타리그에서 홍진호를 상대로 3대2로 승리한 것이 서지훈의 우승 경력입니다.
올림푸스 스타리그에서 서지훈은 조용호, 이운재, 성학승과 한 조가 되어 16강전을 치렀습니다. 3전 전승으로 8강에 오른 서지훈은 박상익, 박경락, 강도경 등 저그와 한 조가 됐지요. 박경락에게 1패를 당하지만 강도경, 박상익을 꺾으면서 2승1패로 4강에 진출했습니다. 4강전 상대는 임요환이었지요. 이전 대회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임요환이 권토중래하는 대회가 바로 올림푸스 스타리그였는데요. 임요환을 맞아 3대0으로 완승을 거두면서 서지훈이라는 이름을 e스포츠 팬들에게 각인시켰습니다.
결승전에서 임요환을 상대할 것이라 예상됐던 홍진호를 맞아 서지훈은 최종 세트까지 치르는 접전을 펼쳤고 3대2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테란 최강이 임요환이냐, 이윤열이냐를 놓고 설전이 오갔지만 서지훈은 올림푸스 스타리그에서 우승하면서 신흥 강호로 입지를 다졌습니다.
올림푸스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서지훈은 차갑고 쿨한 이미지를 깨뜨렸습니다. 이겨도 웃지 않고 져도 분노하지 않는 얼음장 같던 이미지는 우승 인터뷰 과정에서 "엄마"라며 감동의 눈물을 터뜨리는 바람에 무너졌지요. 그래도 여성 팬들의 모성애를 자극하면서 서지훈은 인기 가도를 달렸습니다.
서지훈이 올림푸스 스타리그에서 우승하면서 GO라는 팀을 알리는 좋은 수단이 됐습니다. 조규남 감독이 이끄는 GO는 훌륭한 자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강호로 알려졌습니다만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하면서 '잠룡'으로만 인정받고 있었지요. 그러던 차에 서지훈이 최고의 자리에 오르면서 GO의 시대가 열릴 것임을 알렸습니다.
◇기자들이 크게 웃어 달라고 하면 언제나 살짝 미소를 짓는 선에서 촬영에 임했던 서지훈입니다. 자료 사진을 아무리 찾아도 활짝 웃는 모습은 거의 없습니다.
◆챌린지 리그의 사나이
2000년대 초 온게임넷 스타리그는 두 단계의 하부리그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스타리그가 메이저 무대라면 트리플A가 듀얼 토너먼트였고 더블A가 챌린지리그였습니다. 오프라인 예선이 루키리그 정도의 수준이었지요.
오프라인 예선을 통과한 선수들이 모이는 자리인 챌린지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선수는 스타리그 직행 티켓을 줬습니다. 스타리그에서 시드를 받지 못한 선수들과 겨뤄야 하는 듀얼 토너먼트라는 대회를 뛰어 넘을 수 있는 굉장한 특권이었는데요. 서지훈은 챌린지리그를 두 번이나 우승하는 특이한 전력을 갖고 있습니다.
2002년 8월 예선을 통과하면서 챌린지리그에 오른 서지훈은 8승2패라는 매우 좋은 성적으로 1위에 오릅니다. 스타리그에 직행할 권리를 얻은 것이지요. 그렇게 파나소닉 스타리그에 올랐던 서지훈은 16강에서 박경락과 한 조에 속하면서 재경기까지 가는 혈전을 펼친 끝에 8강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이윤열, 조용호에게 무너지면서 탈락하고 말았지요.
2003년 올림푸스 스타리그에서 우승한 이후 서지훈은 '우승자 징크스'에 발목을 잡힙니다. 마이큐브 스타리그에서 16강 재경기 끝에 8강에 올랐지만 당시 상승세를 타고 있던 프로토스에게 덜미를 잡힌 서지훈은 듀얼 토너먼트에서 패하면서 챌린지리그로 강등됐습니다.
서지훈은 권토중래의 마음으로 챌린지리그에 임했습니다. 최연성, 이병민, 전상욱 등 차세대 테란 선수들을 비롯해 변길섭, 이재훈을 상대로 9승2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내면서 질레트 스타리그 본선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습니다. 서지훈 이후 챌린지리그를 두 번 우승한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보면 대단한 기록 가운데 하나입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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