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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사망유희(3)] e스포츠 조연출 "PD로 올라갈 날 꿈꾼다"

하나의 e스포츠 리그가 만들어지기까지 참 많은 사람들이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일단 게임이 완성되어야 하고 마케팅을 어떻게 할 것인지 안을 짜야 합니다. 선수들, 게임단과의 협의도 되어야 합니다. 방송 대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방송국을 섭외하고 진행 요원도 필요합니다. 팬들에게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는 매체도 있어야 합니다.

데일리e스포츠는 창간 4주년을 맞아 e스포츠를 만들어가는 현장에서 발로 뛰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매일 밤 늦게 퇴근해야 하는 직업을 갖고 있는 e스포츠 현장 담당자들의 삶을 함께 들여다 보시지요.
사망유희라는 제목은 이소룡의 마지막 작품인 '死亡遊戱(영어 제목 Game of Death)'에서 따왔습니다. 죽음으로 이끄는 게임이라는 원래의 뜻은 아니고요. '일이 재미있는 게임'이라는 뜻의 '事望遊戱'입니다. <편집자주>


3주 간 집에 못 갔습니다. 이제는 집의 침대보다 회사 숙직실이 더 익숙합니다. 머리를 감기 귀찮아서 모자를 쓰기는 것이 일상화됐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언제 집에 오냐며 전화를 자주 하십니다. 어머니와의 전화를 마치고 난 후 차가운 바람을 헤치고 담배 한 모금을 물었습니다. 동료들과 담배를 피는 것은 일을 시작하면서 찾은 유일한 낙입니다.

결승전이 되면 가장 바쁘게 일하는 사람은 조연출입니다. 앞의 이야기는 결승전때 겪은 일인데요. 결승전 후 3주 만에 집에 가서 20시간 이상 잠을 잔 기억이 있습니다. 워낙 많은 영상을 만들다보니 이제는 자주 꿈 속에서 영상을 편집하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야구장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는데 조연출 일을 하면서 야구장 가는 일도 뜸해졌습니다.
저는 게임방송국에서 조연출 담당하고 있습니다. 방송에 나가는 영상을 편집하고 현장에서는 플로어를 맡고 있습니다. 플로어라는 단어에 생소한 팬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선수들의 세팅을 도와주고 관중들이 혼잡하지 않게 도움을 주는 역할입니다. 팬들이 시청한 영상들은 대부분 저의 손을 거쳐갔습니다. 영상을 제작하고 프로듀서 분에게 최종 허락이 떨어지면 그제서야 저의 일을 마무리 됩니다.

오래 전 저의 꿈은 PD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TV보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지 언젠가부터 직접 내 손으로 방송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 했습니다. PD 시험을 볼 수도 있었지만 밑바닥부터 차근차근히 배워보고 싶어서 조연출 일을 시작했습니다. PD로 입봉하기 위해선 최대 5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전에 PD로 올라간 선배들도 많이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런 과정을 거친다고 합니다.

예전 직장에서는 편집실이 부족해서 조연출들끼리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했는데 지금 머물고 있는 회사는 편집실이 많아서 그런 걱정은 사라졌습니다. 회사 규모도 커서 그런지 일하는데 어려움은 없습니다. 하지만 친구들이 하나 둘 떠나서 아쉽습니다. 그래도 현장에 가면 많은 프로게이머들이 저에게 웃으면서 아는 체를 하고 인생 상담을 할 때는 이 일을 하는 것에 대한 보람을 느낍니다.

조연출 일을 그만두고 게임회사에 취직한 친구도 있고 PD 시험을 준비하는 후배도 있습니다. 주위에서도 조연출 일보다 안정된 일을 권유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가끔 안정된 직장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지만 저는 이 분야에서 조연출 일을 하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언젠가 제가 PD가 되어 방송을 만들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날이 올 때까지 열정을 갖고 일하려고 합니다. 언젠가 그날이 찾아오겠죠?

[데일리e스포츠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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