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4가 개막한 지 2주일째다. 개막 첫 날인 12월29일부터 만원 사례를 기록하면서 프로리그가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유는 여러가지이겠지만 강남 중심에 위치한 넥슨 아레나라는 장소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에 위치한 넥슨 아레나는 접근성이 강점이다. 강남 근처에 약속이 있거나 경기를 보기 위해 현장을 찾은 사람들이 찾아오기 매우 쉽다. 또 하나의 강점은 내부 구조다. 복층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이 몰릴 경우 2층에서 관전하면 된다. 2층에서도 편안히 경기를 볼 수 있도록 대형 전광판을 마련했기에 이전까지의 경기장들보다 관람하기가 편하다.

스타크래프트2로 프로리그가 진행된 이래 가장 많은 관중들이 몰려오고 있는 상황에서 한 가지 단점이 있다. 경기 시작 시간이 늦다는 점이다. 현재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4는 오후 7시에 앞 경기가 시작된다. 5전3선승제 두 경기가 일요일과 월요일, 화요일에 배치되어 있다. 두 경기가 가장 빨리 끝날 경우 여섯 세트만 치르면 되지만 길어질 경우 10세트까지 소화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12시에 경기가 끝날 때도 있다.



지난 5일 열린 경기가 그랬다. 앞 경기인 KT 롤스터와 진에어 그린윙스의 경기가 에이스 결정전까지 흘러가는 접전이 펼쳐졌고 뒷 경기인 삼성 갤럭시 칸과 CJ 엔투스의 대결에서 3대1로 삼성이 승리하면서 네 세트를 치렀다. 하루에 아홉 세트가 펼쳐졌지만 경기가 끝난 시간은 밤 11시30분이었다.

스타2는 경기 시간이 짧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최근 프로리그에서 보여지는 경기들은 시간이 그리 짧지 않다. 삼성 김기현과 CJ 신동원의 경기나 KT 이영호와 CJ 김정훈의 대결은 30분을 훌쩍 넘겼다. 스타2에 대한 선수들의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초반 전략이 통하지 않더라도 중장기전으로 흐르는 양상이 자주 보여진다.

현장에서 프로리그를 관전한 팬들은 시간을 앞당기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 시간 정도만 앞당겨도 팬들의 관전 환경은 한층 개선된다. 5일 경기에 적용해보자. 오후 6시에 시작한 경기가 10시30분에 끝나면 관객들은 경기를 모두 관전하고 집에 돌아갈 수 있다. 만약 오후 5시부터 경기가 시작된다면 강남 인근에서 쇼핑을 하거나 술을 한 잔할 여우까지 생긴다.

오후 7시부터 프로리그가 열리면서, 경기를 치르는 날이 일요일과 월요일이 포함되면서 팬들의 뒷풀이 문화는 사라졌다. 경기가 재미있고 관전 환경도 개선됐지만 입소문을 타거나 관객들끼리 복기할 여유가 없어졌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프로리그를 중계하는 스포TV 게임즈로서도 시작 시간을 앞당기는 안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빠른 진행, 빠른 세팅을 모토로 삼고 속도감을 높이려는 시도는 높이 살 만하지만 선수들의 경기가 길어지거나 에이스 결정전까지 흘러가는 것까지 물리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

한국e스포츠협회와 스포TV 게임즈가 오후 7시로 프로리그 시작 시간을 잡아 놓은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방송 편성, 다른 스포츠 종목과의 경쟁 등 여러 사안을 감안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즌이 끝날 때까지 고수할 원칙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팬들이 경기를 보기 위해 가장 많이 올 수 있는 시간을 배정하는 것이 더 많은 팬을 프로리그 경기에 노출시키고 관심을 갖도록 만드는 길이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