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두 번째 월드 챔피언십에는 아쉽게 나오지 못했지만 시즌3 월드 챔피언십에서 4강, 시즌4 월드 챔피언십 본선에 오르는 등 꾸준하게 출전했다. 유럽 지역에서는 프나틱에게 한 장의 월드 챔피언십이 주어지고 나머지 두 장을 놓고 여러 팀들이 다투는 구도로 진행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프나틱에게 아시아 지역에서 열린 2014 시즌 월드 챔피언십은 충격과 공포였다. 유럽 지역 대표로 뽑힌 프나틱의 목표는 최소 4강이었다. 2013년 4강에 오르면서 더 높은 목표를 잡았던 프나틱은 16강 C조에 편성됐다. 삼성 블루가 조 1위를 차지할 것이라 예상됐고 2위를 노리던 프나틱은 삼성 블루를 잡아내는 파란을 일으켰지만 중국 대표 OMG에게 2연패를 당하면서 2승4패로 C조 3위에 머무르며 탈락하고 말았다.
2015 시즌에 돌입하기 전 프나틱은 핵심 라인업을 모두 뜯어고치는 결단을 내렸다. 톱 라이너 'sOAZ' 폴 보이어와 미드 라이너 'xPeke', 정글러 'Cyanide' 로리 하포넨, 원거리 딜러 'Rekkles' 마틴 라르손 등 네 명이 모두 팀을 떠났다. 새롭게 팀을 만든 선수도 있고 다른 팀으로 이적하거나 은퇴를 선언한 선수도 있지만 프나틱이 변화를 결심하지 않았다면 이 선수들로 2015 시즌을 꾸렸을 가능성이 높다.
프나틱은 빈 자리를 한국 선수 중심으로 메웠다. 톱 라이너를 맡은 'Huni' 허승훈은 한국에서 프로게이머로 데뷔한 적은 없지만 프나틱으로 영입됐고 정글러 'ReignOver' 김의진은 인크레더블 미라클이 선수를 축소하는 과정에서 프나틱의 러브콜을 받았다. 남은 두 포지션은 지역 규정에 따라 유럽에서 채웠다. 미드 라이너 'Febiven' 파비앙 디엑스트라텐은 클라우드 나인 이클립스와 H2k 게이밍에서 활동하던 선수였고 원거리 딜러 'Steeelback' 피에르 메자르디는 GSI 게이밍과 SK게이밍 프라임에서 뛰었고 프나틱의 2015 시즌을 맞아 영입됐다.

◆명가의 부활
새롭게 라인업을 구축한 프나틱은 유럽 지역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시리즈 정규 시즌 시작부터 1위를 고수했다. 2주차까지 4전 전승을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탔던 프나틱은 SK게이밍과 엎치락뒤치락하면서 1, 2위 싸움을 펼쳤다. 7주차와 8주차에서 SK게이밍이 2전 전승을 달리는 동안 1승1패를 기록하면서 순위가 역전된 프나틱은 13승5패로 정규 시즌을 2위로 마쳤다.
프나틱은 단기전으로 치러지는 포스트 시즌에서 저력을 발휘했다. 1, 2위는 4강부터 포스트 시즌에 투입하는 유럽 지역의 방식 덕에 4강전부터 치른 프나틱은 쉽지 않은 승부를 이어갔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두 승리했다.
4강에서 'Ryu' 유상욱이 뛰고 있는 H2k를 상대한 프나틱은 1, 3세트를 내주면서 1대2로 끌려갔지만 4, 5세트에서 허승훈의 블라디미르와 김의진의 렉사이가 펄펄 날면서 3대2로 역전승을 거뒀다.
결승에서 유니콘스 오브 러브를 만난 프나틱은 또 다시 혼전을 치러야 했다. 유니콘스 오브 러브가 1세트를 먼저 가져갔고 프나틱이 2, 3세트를 따내면서 우승에 다가갔지만 4세트에서 유니콘스 오브 러브의 오리아나를 막지 못했다. 5세트에서 프나틱은 럼블, 그라가스, 아리, 시비르, 노틸러스를 조합해 유니콘스 오브 러브를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4 시즌 유럽 지역 스프링 시즌 우승 이후 1년만에 우승컵을 손에 들었고 리빌딩이 완벽하게 적중했음을 증명했다.

프나틱의 강점은 두 명의 한국인 선수들의 기량이 유럽 선수들보다 두 수 이상 높다는 점이다. 북미, 중국과는 달리 유럽은 한국 선수들을 영입을 최소화하고 있다. 유럽만이 갖고 있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운영법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허승훈, 김의진은 유럽을 뒤흔들만한 힘을 보여줬다. 한국에서 프로게이머 생활을 거의 한 적이 없는 허승훈은 다양한 챔피언들을 선보이면서 탄탄한 기본기를 자랑했고 '레인오버'가 아니라 '게임오버'라는 좋지 않은 별명을 한국에서 갖고 있던 김의진 또한 공격적인 플레이를 통해 유럽의 정글러보다는 뛰어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두 선수는 팀이 이겨야 하는 상황, 또는 곤경에 처했을 때 특별한 카드를 꺼내들면서 집중력을 발휘했다. H2k와의 4강전에서 팀이 1대2로 뒤처지자 허승훈과 김의진은 숨겨뒀던 블라디미르와 렉사이를 사용하면서 4, 5세트 승리를 이끌어냈다. 결승전 마지막 세트에서도 럼블과 그라가스 조합을 통해 상단 지역을 장악하면서 경기의 흐름을 주도하는 핵심 역할을 해냈다.
프나틱의 또 다른 강점은 '멘탈갑'으로 불리는 'YellOwStaR' 보라 킴의 존재다. 유일하게 유럽 지역에서 월드 챔피언십 개근을 달성한 서포터인 보라 킴은 전형적인 서포터 챔피언을 잘 다루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 이번 시즌에도 잔나, 애니, 알리스타, 레오나로 대부분의 경기를 소화하면서 원거리 딜러 'Steeelback'피에르 메자르디의 성장을 도모하는 역할을 해냈다. 또한 시야 확보에도 탁월한 재능을 발휘하면서 프나틱이 유럽의 강호로 꾸준히 활약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만들어냈다.
리빌딩 이후 처음으로 국제 무대에 나서는 프나틱이 유럽 선수들과 한국 선수들의 조화를 세계 만방에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프나틱 주전 라인업
포지션=아이디=이름(영문, 국적)
톱 라이너=Huni=허승훈(한국)
정글러=ReignOver=김의진(한국)
미드 라이너=Febiven=파비앙 디엡스트라텐(Fabian Diepstraten, 네덜란드)
원거리 딜러=Steeelback=피에르 메자르디(Pierre Medjaldi, 프랑스)
서포터=YellOwStaR=보라 킴(Bora Kim, 프랑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