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e-sports

[창간특집] 추억의 미녀 4인방을 만나다(상)

[창간특집] 추억의 미녀 4인방을 만나다(상)
다른 스포츠에 비해 e스포츠는 유독 미녀 관계자들이 많았습니다. 선수부터 시작해 감독, 코치, 관계자 등 방송과 관계 없는 사람들조차도 출중한 외모를 지니고 있었습니다(여기서 기자는 예외로 둡니다). 여성 관계자가 많지 않은 곳이지만 그래도 꽃향기가 났던 것은 그녀들 덕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나마 성(性) 비율이 조금은 나아졌지만 예전에는 여성 관계자들을 보기가 하늘에 별 따기였죠. 아무도 넘볼 수 없었던 최고의 여성 프로게이머 서지수, 스페셜포스 여성 프로게이머들 그리고 현재 버프걸의 원조인 스타걸까지 소수였기 때문에 우리의 추억 속에 미녀들이 더욱 깊게 자리한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데일리e스포츠가 5년 전인 2010년 12월 창간 특집으로 정소림 캐스터, 김가을 감독, 임나혜 PD, 임수라 코치, 서지수 선수를 인터뷰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당시 유일한 여자 기자였던 제가 사회를 보고 여성들이 e스포츠에서 겪는 애로사항 등을 털어 놓으며 공감대를 형성한 적이 있죠.

5년이 지난 현재 당시 미혼이었던 저는 결혼한 뒤 아이의 엄마가 됐고 서지수 선수는 프로게이머를 은퇴한 뒤 한 남자의 아내가 됐습니다. 또한 임수라 코치는 한국e스포츠협회로 자리를 옮겨 다른 분야에서 e스포츠와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스페셜포스 프로게이머였던 김진유와 ‘스타크래프트 여신’이었던 스타걸 서연지는 일상으로 돌아가 자신의 또 다른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현역에서 뛰고 있는 사람도 있고 떠난 사람도 있지만 그녀들의 마음 속에는 여전히 e스포츠가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녀들은 과연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이제는 ‘추억의 미녀’들로 불리는 4인방이 오랜만에 만나 이보다 더 유쾌할 수 없는 시간을 보냈다고 하는데요. 데일리e스포츠가 살짝 그녀들의 수다를 들여다 봤습니다.

◆프롤로그…만나고 싶었습니다
이소라=이렇게 한 자리에 모인 건 처음이네. 다들 잘 지냈어? 나는 네 명이랑 다 친한데 서로 아는 사람도 있고 친한 사람도 있고 오늘 처음 보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
얼마 전 스타리그 예선에 도전했던 서지수.
얼마 전 스타리그 예선에 도전했던 서지수.

서지수=기자님이나 (김)진유랑은 평소에도 친하게 지내서 인터뷰 온 것이 아니라 그냥 놀러 온 기분이에요. (서)연지는 워낙 스타걸로 유명해서 알고 있었고 (임)수라도 e스포츠 현장에서 본 적이 있어요.
김진유=다들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이라 그런지 더 반가워요. (서)지수언니랑은 자주 만났는데 같은 팀이었던 (임)수라 언니랑은 정말 오랜만이거든요. 오늘 막내인 (서)연지는 실물을 보니 정말 예쁘네요(웃음).
서연지=저는 실물로 오늘 다 처음 봬요. 항상 말씀은 많이 듣고 기사로 많이 봤는데. 특히 (서)지수 언니는 꼭 뵙고 싶었어요. 완전 팬이었거든요(웃음).
임수라=유일하게 저만 e스포츠에서 아직까지 일하고 있네요. 이렇게 또래 여성 관계자들과 만난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어요. 정말 신나네요.

이소라=오늘 프로게이머 특집으로 하려 하다가 '추억의 미녀' 특집으로 바꾼 것은 (서)연지의 팬심(?)이 많이 작용했지.
스타걸 서연지.
스타걸 서연지.

서연지=제가 예전부터 (서)지수 언니 한 번만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거든요. e스포츠를 떠난 지 꽤 됐고 내가 인터뷰를 해도 될지 고민했는데 (서)지수언니도 나온다는 말에 고민도 없이 나왔어요.
서지수=날 그렇게 좋아했으면 먼저 연락을 했어야지. 나 요즘 얼음 공주도 아닌데(웃음). 그나저나 스타걸이 내 팬이었다니 괜히 어깨가 으쓱해 지는데?

이소라=다들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네.
서지수=전 아시다시피 한 남자의 아내가 됐죠. 결혼한 지 벌써 1년이 넘었네요.
서연지=요즘 밀린 공부 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대학교는 졸업해야죠(웃음). 그동안 스타걸 등 다양한 활동 때문에 휴학을 한 상태였거든요. 학교 생활 열심히 하면서 새로운 꿈을 꾸고 있어요.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일하고 있는 임수라.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일하고 있는 임수라.

임수라=네 명 중 저만 계속 e스포츠에 남아있네요. 전 한국e스포츠협회 사업국에서 일하고 있어요. 선수에서 코치, 감독을 거쳐 결국 협회 직원이 됐어요. e스포츠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것들을 경험해 본 것 같아요(웃음).
김진유=프로게이머를 그만 두고 난 뒤 연예활동을 준비하다가 지금은 다른 일을 준비하고 있어요.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생각보다 잘 맞지 않더라고요. 사실 많이 힘들었어요.

이소라=그래도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모습 보니 보기 좋다. 사실 다들 e스포츠를 떠나 있는 상황이다 보니 인터뷰에 응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흔쾌히 나와줘서 정말 고마워.
서지수=아시잖아요. e스포츠는 떠나도 절대 잊을 수가 없는 곳이라는 걸.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 말에 동의할거에요. 그냥 그리워요. 행복했던 추억도 있지만 힘들었던 일도 있었는데 떠나고 나면 다시 돌아오고 싶은 곳이에요.
오랜만에 팬들 앞에 선 김진유.
오랜만에 팬들 앞에 선 김진유.

김진유=제 말이요(웃음). 저도 참 힘든 일이 많았는데 요즘은 방송에서 경기하는 선수들 보면 그 자리에 다시 앉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서연지=지금이라도 기회가 있다면 다시 현장에서 팬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요. 저 역시도 상처 받은 적도 있었지만 e스포츠는 묘한 매력이 있어요.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웃음).
임수라=전 아직 e스포츠에 있어서 어떤 감정인지 잘 모르겠어요.
이소라=나도(웃음).

◆만인의 연인에서 한 아이의 엄마로…서지수 이야기
이소라=(서)지수가 팬들에게 전할 깜짝 소식이 있다던데.
서지수=사실 예전부터 말하고 싶었는데 타이밍을 놓쳤어요. 원래는 지난 스타리그에서 (김)남기 이기고 인터뷰에서 "아들! 엄마 이겼어"라고 아이 엄마라는 사실을 밝히려 했는데(웃음). 한 남자의 아내가 됐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됐거든요. 많이 놀라셨을 것 같아요. 요즘은 아이 키우는 재미에 푹 빠졌다고 말하고 싶은데 사실 육아는 정말 힘들어요(웃음). 재미에 빠졌다기 보다는 지옥에 빠졌다고 할까요(웃음).
김진유=지수 언니 아기 봤는데 정말 귀여워요. 남자아기인데 지수 언니도 좀 닮았고 형부를 더 닮은 것 같기도 하고요.
서연지=정말 믿기지 않아요. 어떻게 아이를 낳은 엄마가 이렇게 예뻐요.
서지수=칭찬이지(웃음)? 근데 확실히 몸이 좀 다른 것 같아. 예전에는 예쁘게 맞았던 옷도 요즘은 잘 안 맞고. 아줌마 다 됐다니까.
임수라=아마 그냥 다니면 아가씨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데요. 벌써 엄마라니. 정말 믿을 수가 없네요. e스포츠 팬들에게는 지수 언니가 만인의 연인이잖아요(웃음).
김진유=아이를 직접 본 저도 가끔은 믿기지 않아요. 지수 언니가 아이를 낳은 애엄마라니요. 정말 관리를 잘 하는 것 같아요.

이소라=(서)지수가 아이를 키우는 모습 상상이 잘 안돼(웃음). 아기가 아기를 키우는 것 같지 않을까? 진짜 믿기지 않아. 아기는 건강해?
서지수=정말 건강해요. 원래 오늘 데리고 올까 고민했는데 아마 인터뷰는커녕 가만히 앉아있지도 못할 것 같아서요(웃음). 나중에는 기자님도 아이 데리고 같이 키즈 카페 같은 곳에서 만나요(웃음).
서연지=아이는 언제 봐도 예쁜 것 같아요. 저도 아이 정말 좋아라 하거든요. 나중에 만날 때는 아이들이랑 같이 봐요. 제가 다 봐드릴게요(웃음).
임수라='여제'가 '엄마'가 됐네요. 저도 서른이 넘다 보니 아이나 결혼에 대한 생각이 많아요. 아이는 일찍 낳고 싶은데 결혼은 늦게 하고 싶고. 정말 마음이 복잡해요(웃음).

첫 만남이지만 즐겁게 이야기를 나눈 서연지, 임수라. 서지수, 김진유(왼쪽부터).
첫 만남이지만 즐겁게 이야기를 나눈 서연지, 임수라. 서지수, 김진유(왼쪽부터).

이소라=개인적으로는 아이를 생각한다면 좋은 사람 만났을 때 빨리 결혼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서지수=저도 동의해요. 물론 결혼하면 여자가 포기해야 할 것들이 많아져서 힘들긴 하지만 아이를 생각하면 일찍 낳고 힘이 있을 때 기르는 것이 좋더라고요. 서른 넘으니 힘들어요(웃음).
서연지=먼 이야기일 것 같지만 (서)지수 언니가 아이 엄마가 됐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솔직히 전혀 먼 이야기 같지 않네요. (서)지수 언니가 아이 엄마가 될 거라고 1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거든요. 저도 그렇게 될 수 있잖아요(웃음). 제 나이가 벌써 27살이더라고요. 20대 후반에 들어서니 결혼이라는 단어가 남일 같지는 않아요.
김진유=진짜 지수 언니 대단한 것 같아요. 아이도 낳고 남편 뒷바라지도 하고 최근 스타리그 예선도 출전하는 등 정말 바쁘게 살잖아요.
서지수=사실 처음에 스타리그 예선 참가 제안을 받았을 때 아이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는데 남편이 적극 지원해 줬어요. 한 아이의 엄마지만 프로게이머 서지수의 삶도 있는 거라고. 적극 응원해주고 연습할 때 아이도 봐주고 남편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계속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임수라=저도 그런 남자 만나고 싶네요(웃음).

이소라=(서)지수가 아이 엄마가 됐다고 하니 다들 생각이 많아진 것 같아(웃음). 우리가 이 정도인데 팬들은 더 놀라겠다. 그런데 (서)지수가 확실히 아이 엄마가 돼서 그런지 훨씬 여유로워지고 친근해진 것 같아.
서지수=5년 전 데일리e스포츠에서도 여성 관계자들이 모여 인터뷰를 한 적이 있잖아요. 그때 제가 몇 마디 안 했던 기억이 나요. 오늘은 제가 대화를 주도하고 있네요(웃음). 확실히 여자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면 마음이 넓어지고 너그러워지는 것 같아요. 좋게 말하면 그렇지만 나쁘게 말하면 아줌마가 되가는 거죠(웃음).
서연지=확실히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어요. 예전에 정말 스쳐가면서 (서)지수 언니를 본 적이 있는데 포스에 압도돼 인사도 못했던 기억이 있거든요(웃음).
임수라=저도 쉽게 다가가지 못했어요. 지금은 옆집에 사는 성격 좋은 언니 같아요(웃음).
서지수=아이를 낳고 나서 프로게이머나 e스포츠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더 생긴 것 같아요. 그냥 내 아이에게 지는 모습 어설픈 엄마의 모습이 아닌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주고 싶거든요. 앞으로도 스타리그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 같아요.

*(하)편에서 김진유, 서연지, 임수라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집니다.


글=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사진=빅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
<Copyright ⓒ Dailygame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슬라이드

데일리랭킹

1젠지 17승 1패 +29(34-5)
2T1 15승 3패 +24(32-8)
3한화생명 15승 3패 +19(30-11)
4KT 11승 7패 +8(26-18)
5DK 9승 9패 0(21-21)
6광동 7승 11패 -7(18-25)
7피어엑스 6승 12패 -11(16-27)
8농심 4승 14패 -16(14-30)
9디알엑스 3승 15패 -21(11-32)
10브리온 3승 15패 -25(8-33)
1
2
3
4
5
6
7
8
9
10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