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오후, 대전광역시 유성구의 대전 e스포츠 경기장에서는 '이터널 리턴 마스터즈 시즌8' 파이널 결승전이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대전 오토암즈, 대구 수성 가디언즈, FN 세종, 올 웨이즈 인천, 경기 이네이트, CNJ e스포츠, 하이웨이, 부산 베스파 등 8개 팀이 시즌 최강 팀을 결정짓기 위한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한국어 외에도 일본어와 중국어, 영어 중계가 진행되는 가운데 한국을 처음으로 찾았다는 일본어 중계진 '쿄쿠인' 캐스터와 '카쿠니' 해설을 만나 본인들이 생각하는 '이터널 리턴'의 매력과 함께, 결승전에 대한 분석과 예측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두 사람은 장르가 바뀐 것에 대해 신선함과 동시에 난이도 상승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쿄쿠인' 캐스터는 "처음에는 '블랙 서바이벌'의 장르적 특징이 MOBA로 그대로 옮겨진 느낌이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지만 난이도가 높아졌다고 느꼈다"며 "다행히 이후 계속된 업데이트로 게임이 더 익숙해지고 플레이가 쉬워진 느낌"이라고 자신의 경험을 돌아봤다. '카쿠니' 해설은 "'블랙 서바이벌'를 할 때는 마우스를 클릭하면 앞으로 나가는 게임이었는데, '이터널 리턴'에서는 쿼터뷰로 내려보면서 직접 조작할 수 있게 돼서 매우 기뻤다"고 밝혔다.
'이터널 리턴'이 일본에서 인기를 얻게 된 비결에 대해 '쿄쿠인' 캐스터는 "개인적으로는 100% 비주얼의 매력으로 접했다. 일본에서는 게임을 하지 않아도 스킨이 예뻐서 과금을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라고 이야기하면서도 "직접 플레이하면 깊이 있는 전략성에 빠지는 경우가 많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카쿠니' 해설은 "디자인적인 매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지금은 없어진 '솔로 모드'가 있었다는 점이 일본 흥행에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e스포츠 종목으로서의 '이터널 리턴'의 강점에 대해서도 '쿄쿠인' 캐스터는 "'운'이 게임의 흐름을 좌우하긴 하지만 실력으로 커버가 가능해 경우의 수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실력을 경쟁하는 종목으로서 큰 장점을 지닌다"고 평가했으며, '카쿠니' 해설은 "3명이 소통하며 스스로 전략을 짜고 경기를 운영하는 점이 매력적이다. 소수 인원이 소통하며 높은 수준의 연계 플레이와 지식, 미세 컨트롤 등을 갈고닦아 보여주는 것이 e스포츠로서의 가치를 높인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전날 진행됐던 KEL '이터널 리턴' 최종 결선 경기에 대한 분석으로는 전반과 중반, 그리고 후반에 각각 다른 흐름을 보여줬던 점에 흥미를 보였다.
'쿄쿠인' 캐스터는 "FN 세종이 1~2 라운드를 이기고 그 흐름대로 갈 거라고 예상했지만, 3~4 라운드에 대전 오토암즈가 역전하는 흐름이 나오면서 경기가 흥미로워졌다"며 "그 뒤에 다른 팀이 견제를 하면서 올 웨이즈 인천이 급부상했고, 성남 락스가 다른 팀들이 활약하는 동안 조용히 점수를 따다가 마지막에 경기를 뒤집어 재미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카쿠니' 해설도 "초반에는 전반적으로 킬을 많이 올리는 '킬 게임' 양상으로 진행됐다. FN 세종이 두 라운드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하면서 그대로 FN 세종의 우승이 예상됐지만 다른 팀들도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버티며 결국 체크 포인트에 6팀이 오르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는 실력이 모두 엇비슷해서 벌어진 명승부였고, 모든 팀이 우승에 대한 집념을 보여준 경기였다고 생각한다"라고 참가팀 모두에 찬사를 보냈다.
반면 오늘 진행될 '이터널 리턴 마스터즈 시즌8' 파이널 결승전과 관련해서는 두 사람 모두 FN 세종의 우세를 예측했다.
'쿄쿠인' 캐스터는 "어제 경기에 나선 팀 중 FN 세종이 흐름이 좋았는데, 이 팀은 전날 경기 피드백이 빨리 이루어진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어제 결과는 아쉬웠지만 피드백이 잘 반영될 경우 압도적인 흐름도 가능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카쿠니' 해설은 "2픽 캡이 아닌 오늘은 3픽밴으로 바뀌기에 같은 구성의 팀 조합도 여러 번 나올 것 같은데, 결국 '컨트롤 싸움'이 좋은 FN 세종이 유리해 보인다"라고 이야기했다.
오늘 결승전의 다크호스에 대해서도 두 사람 모두 하이웨이 팀을 꼽았다. "에바가 장거리 화력 면에서 변수가 될만한 실험체인데 이 에바를 가장 잘 다루는 팀이 하이웨이기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대된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한편 한국에서의 e스포츠 경험을 통해 두 사람은 팬들의 응원 문화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쿄쿠인' 캐스터는 "경기장이 있고 오프라인에서 팬들이 모여 응원할 수 있는 환경이 부러웠다"며 "일본에도 굿즈나 선수를 직접 응원하는 환경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카쿠니' 해설 역시 "오래된 팀이 있어서 오랜 시간 응원하는 분위기가 좋다. 오프라인 환경서 열기가 느껴지는 장소가 일본에도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뷰를 마치며 두 사람은 한국 팬들에 인사를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쿄쿠인' 캐스터는 "한국 이용자 분들이 게임을 사랑해주신 덕분에 '이터널 리턴'이 흥했고, 그 덕에 일본에서 저희들이 계속 활동할 수 있는 힘이 됐다"라고 이야기했으며 '카쿠니' 해설은 "한국과 일본의 선수 및 팬들이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면 기쁠 것 같고, 함께 즐기며 놀면 좋을 것 같다"라고 한-일 간의 활발한 교류를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