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과 김동률이 카니발이라는 팀을 만들어 함께 부른 ‘그땐 그랬지’라는 노래의 도입부입니다. 어리고 모르던 시절은 누구에게나 있었죠. 프로게이머들에게도 그러던 시절이 있습니다. 특히 올드 프로게이머들은 춥고 배고픈 시절을 보내면서 e스포츠를 성장시켰죠.
A는 63빌딩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답니다. 감독의 차를 타고 시내를 돌아다니던 차에 A는 높다란 건물을 하나 봤습니다. 삼성동 주변의 인터콘티넨털 호텔 정도 되리라고 예상됩니다. A는 그 건물을 보자마자 “감독님, 저 건물이 63빌딩인가요?”라고 물었습니다. C 감독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A를 보려다가 장난기가 발동했답니다. “맞아, 저게 63빌딩이야”라고 C 감독이 말하자 A는 “그럼 여기가 여의도인가요?”라도 다시 물었고 C 감독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으면서 “여의도 맞지”라고 대답해줬답니다.
얼마 뒤에 A는 겜비씨(지금의 MBC게임) 리그에 참가하기 위해 여의도에 정말로 갔습니다. 문화방송 근처에 가기 위해서는 진짜 63빌딩을 지나가야 하죠. 뒤늦게 63빌딩을 본 A는 “감독님 저게 진짜 63빌딩이죠. 왜 저를 속이셨나요”라고 화를 냈답니다. 그러자 C 감독은 능청스럽게도 “최근에 이동식 건물 공법이라는 게 나와서 63빌딩이 움직인단다”라고 답했답니다. A는 반신반의한 표정으로 “정말이죠? 서울은 참 신기한 게 많아요”라며 숙소에 돌아가 B에게 진지하게 이야기해줬답니다. B는 당연히 믿었고요.
B와 관련된 일화도 있습니다. 경인방송에서도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자주 열었던 사실을 올드 팬들이라면 기억하실 겁니다. ‘고수를 이겨라’나 ‘iTV 랭킹전’과 같은 프로그램은 초창기 e스포츠 열기를 끌어올리는데 큰 기여를 했죠. 지방에서 고수로 알려진 B가 서울에 올라와서 처음 경인방송에서 녹화 방송으로 대회를 치를 기회를 얻었답니다. C 감독은 B를 녹화장에서 손을 풀도록 세팅해놓고 잠시 음료수를 마시러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PD로부터 급한 전화를 받았답니다. B가 없어져서 녹화를 진행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C 감독은 B를 찾아 방송국을 죄다 수색한 끝에 30여 분만에 찾았습니다. B는 비어 있는 스튜디오에 빼곡히 들어찬 방송 장비가 신기해서 마냥 쳐다보고 있었답니다.
지금은 e스포츠계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성장한 두 선수의 어린 시절도 역시 참 어렸고, 뭘 몰랐던 ‘그땐 그랬지’의 가사와 비슷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