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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주년 기획] '120분 토론' e스포츠의 미래 PART2. 스타크래프트2와 종목 다변화

데일리e스포츠는 창간 1주년을 맞아 선수와 감독을 비롯한 경기인과 프런트, 방송사 및 협회 관계자를 한 자리에 모아 좌담회를 개최했습니다.

e스포츠를 대표하는 아이콘인 SK텔레콤 임요환 선수와 오랜 기간 게임단 감독직을 수행해온 STX 소울 김은동 감독, 명문 게임단 KT 롤스터의 프런트로 활동 중인 고훈석 과장, MBC게임에서 프로리그를 비롯해 굵직한 대회를 맡아왔던 송지웅 PD, 한국e스포츠협회 김철학 국장,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팀장이 좌담회에 참석해 e스포츠계가 걸어온 10년을 되돌아 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허심탄회한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e스포츠 현장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뛰고 있는 이들이 말하는 e스포츠 업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뜻깊을 것입니다.

2편에서는 2010년 출시 예정으로 알려진 스타크래프트2가 한국 e스포츠에 미칠 영향과 파급력을 예측해보고 국산 종목 사상 최초로 프로리그를 진행하고 있는 스페셜포스의 예에 따라 종목 다변화가 가능한지 각자의 견해를 밝혔습니다.<편집자주>



많은 팬들과 관계자들이 e스포츠가 정체에 빠졌다고 이야기한다. 지상파 방송이나 종합 일간지 등 대중 매체에서 e스포츠를 다루는 빈도가 줄어들고 e스포츠 콘텐츠에 대한 시청률이나 오프라인 이벤트 모집 관중 등 각종 지표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 스타크래프트2를 기다리는 이들이 많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스타크래프트2가 나오고 관련 대회들이 자리를 잡는다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 e스포츠 현장에서 뛰고 있는 인물들은 스타크래프트2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남윤성=스타크래프트2 출시를 기다리고 기대하는 e스포츠 팬들이 많다. 스타크래프트2에 대한 여러분들의 생각을 듣고 싶다. 스타크래프트2가 스타크래프트처럼 앞으로 10년을 이끌 콘텐츠가 될 수 있을 지, 그렇게 하기 위해 어떤 방향성을 갖고 움직여야 할 지 허심탄회한 의견 부탁한다. 먼저 임요환 선수에게 묻고 싶다. 스타크래프트2를 어떻게 생각하나.



▶임요환=스타크래프트2는 한번도 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2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기를 바라고 있기는 하다. 스타크래프트2가 나온다면, 혹여 스타크래프트2가 아니더라도 다른 국제적인 게임으로 대회를 연다면 스타크래프트를 기반으로 한 e스포츠 시장보다 더 큰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PC방 문화가 확산될 때 유행하는 게임이 큰 인기를 얻는데 스타크래프트2가 확산되는 시기에 많은 국가에서 PC방 문화가 퍼진다면 많은 이들이 스타크래프트2를 열심히 하지 않겠나.


▶김철학=스타크래프트의 흥행 요인에 대해 이야기할 때 스타크래프트의 완성도가 높고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왜 다른 나라에서는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식었는데 한국에서만 오래 가냐고 한다면 다른 차원의 문제인 것 같다.

전 세계적으로 스타크래프트는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만 유독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길어질 수 있었던 것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자리를 함께 한 임요환 선수 이전에도 신주영이나 이기석과 같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있었다. 래더 토너먼트 우승으로 세계 챔피언이라는 타이틀 앞세워 인기를 끌었던 이들이 있었기에 붐이 일고, 정기적인 대회가 생기면서 임요환과 같은 선수들이 스타덤에 오른 것이다.

주변 환경이나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해외에서는 인기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없었고, 한국에서는 미디어와 기업과 방송사와 게임단들이 계속 뛸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스타 플레이어들이 창의적인 플레이로 재미있는 경기, 감동을 만들어내면 기업은 선수에게 연봉을 줬고 방송사는 중계를 통해 시청자의 수를 늘리고 폭을 넓혔다. 게임단은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연구, 연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해외에서 없었고 국내에만 있었던 부분이다. 착각하지 말아야 할 건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 그 자체로 인해 오래 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게임을 스포츠화할 수 있게 만든 선수들이 있었고 기반을 제공한 인프라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랬기 때문에 스타크래프트가 오랜 기간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남윤성=정리하자면 스타크래프트를 해외에서도 많이 했지만 한국은 스타급 선수들을 키워서 방송으로 중계하고 정기적인 대회를 만들고 기업팀을 만들었으며 그런 시스템 덕분에 스타크래프트의 수명이 길어졌다는 이야기다. 게임 콘텐츠 자체보다는 시스템의 문제라는 것인가.

▶김철학=스타크래프트2는 또 하나의 가능성이자 앞으로 e스포츠를 지탱할 기둥 중의 하나일 뿐, 거기에 모든 것을 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시스템에 맞춰서 함께 갈 수 있다면 스타크래프트2와 함께 가는 것이지만 너무 매달릴 필요도 없다고 본다.


▶송지웅=야구나 농구 같은 다른 스포츠는 지적재산권이 없지만 스타크래프트2는 블리자드가 저작권을 요구하고 있다. 스타2의 경우 블리자드가 권리 행사를 고집하면 지금과 같은 규모의 대회를 열기는 어려울 것이다.

스타크래프트2는 초기에 해봤는데 유닛 구분이 잘 안되고 스피드가 느려서 스타크래프트만큼 인기를 갖기 위해서는 금방 나오기 어렵겠구나 싶은 생각을 했다. 비주얼적으로 눈에 잘 들어오지 않으면 어려울 수도 있다. 옵저버 화면에서 너무 많은 것들을 보여준다고 하던데 그런 것도 걱정스럽다.

▶임요환=그렇다면 스타크래프트2로 리그를 하더라도 몇년 뒤에 우리만의 리그가 될 수 도 있겠다는 걱정이 든다.

게임적인 측면에서는 스타크래프트2에서는 리플레이를 없앴으면 좋겠다. 리플레이가 게임과 e스포츠의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지 못하게 하는 것에는 리플레이 영향이 정말 크다. 무시해서는 안 된다.

▶김철학=지금은 예전과는 상황이 다르다. 대만이나 중국, 유럽 등에서 한국과 유사한 e스포츠 시스템을 가져가려고 하고 있다. 그런 나라에서 함께 길게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2의 수명이 길어지고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으려면 한국의 e스포츠 시스템과 성공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해외에 우리나라의 e스포츠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런칭된다면 선수들은 한국이라는 좁은 땅을 넘어 해외에서도 활동할 수 있을 것이다.

▶남윤성=STX는 e스포츠 해외 시장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시장에 대한 조사도 많이 했을 텐데 해외의 e스포츠 인프라는 어떤가. 김은동 감독이 할 말이 많을 것 같다.


▶김은동=어느 정도 해외시장에 대한 조사를 하기는 했지만 전해 들은 내용이 대부분이어서 정확히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기본적으로 해외의 경우 한국에 비해 모든 면에서 떨어진다. 선수층이나 인프라나 방송, 정례화된 대회 모두 부족하다. 외국에 팀을 만들려고 할 때 스타크래프트는 고려하지 않았다. 중국에서는 중국에서 인기가 있는 워크래프트3나 카운터스트라이크 팀을 생각했는데 잘 진행되지는 않았다.

▶남윤성=감독의 입장에서 스타크래프트2를 어떻게 보고 있나.

▶김은동=스타크래프트는 한국이 아니면 그렇게 성공하지 않았을 것이다. 단순히 플레이하는 사람이 많아서가 아니라 중간에 매개체 역할을 하면서 노력한 사람들이 많았다. 선수나 매니저들도 배를 곯아가며 연습에 매진했고 방송사도 위험 감수하면서 방송을 계속했다. 그렇게 노력해온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이어져왔다. 예전에도 스타크래프트가 언제까지 가겠냐는 얘기, 내년에 망할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지만 결국 지금까지 왔다. 주변의 관계자들이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려는 고민을 계속 해온 덕분이다.

스타크래프트가 이렇게까지 오지 않았다면 스타크래프트2가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이 나왔다는 자체도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의 영향력을 크게 생각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때문에 스타크래프트2가 나오더라도 당장 스타크래프트를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아다. 그 기반을 최대한 활용해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스타크래프트2 한글화의 경우 국제화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한국의 스타크래프트2 대회 중계 화면을 볼 때 다른 나라에서 화면에 유닛 이름이라도 볼 수 있으려면 영문으로 표기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세계화를 위한 계획이 있다면 다양한 생각들을 주고 받으면서 기획해야 할 것이다.

▶남윤성=스타크래프트2가 이슈가 되는 것은 종목 다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스페셜포스가 국산 종목으로 최초로 정식 프로리그로 진행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어떤 가능성과 한계가 있는지.

▶송지웅=방송 콘텐츠적인 부분에서 가져가야 한다. 또한 시청률적인 부분에서도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페셜포스 프로리그의 방송 시간을 일요일에서 금요일로 옮긴 뒤에 시청률이 4배나 뛰었다. 다른 스타크래프트 콘텐츠에 못지 않은 수준이다. 4세 이상 가구 평균 수치를 기준으로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에 근접하는 수치가 나왔다.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앞으로 나아질 것으로 본다.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다.


▶고훈석=KT에서도 스페셜포스 프로리그는 종목 다변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 시즌 치러보고 두번째 시즌을 맞았는데 서서히 팬층이 형성되고 있다. 얼마 전 열린 스페셜포스의 대구 랜파티에는 5만명이 모였다. 이는 광안리 결승전과 비슷한 수치다. 스타크래프트의 부대행사로 가면 정체성이 약화되고 스페셜포스 팬들이 오히려 오지 않을 수 있다. 행사나 마케팅을 할 때 국산 종목만의 정책을 내세워야 할 것 같다. 드래곤플라이도 잘하고 있지만 종목사의 의지도 크다. 드래곤플라이와 함께 많은 논의를 해서 다양한 마케팅을 앞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남윤성=요즘 나오는 FPS 게임들이 모두 e스포츠를 표방하고 나온다. e스포츠를 통해서 단순한 마케팅이 아닌 상시적인 리그를 하겠다는데. 협회는 어떻게 생각하나.

▶김철학=건물이 탄탄하게 지어지려면 많은 기둥들이 잘 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명이 오래 가는 게임들을 보면 둘 중 하나다. 중독성이 아주 강하거나 e스포츠화된 게임이거나. 이런 측면에서 보면 과거에는 플레이어 중심의 하는 게임이고 그들이 모이면 랜파티다. 지금은 e스포츠화된다는 말은 이용자 중심의 하는 게임이 아니라 보는 게임이 돼 간다는 말이다.

10년동안의 과정을 보면 처음에 스타크래프트도 하는 게임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보는 게임이 됐고 거기에 선수들의 역할이 컸다. 선수들이 아무리 좋은 경기를 해도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선수들의 경기나 스타성을 조명해주는 언론의 역할, 방송의 역할도 중요하다. 스타크래프트가 단순히 중계만을 갖고 이뤄진 것이 아니다. 스타크래프트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시도가 있었고, 그러면서 선수들이 팬들이나 대중에게 더 많이 알려졌다. 눈물 겨운 비하인드 스토리나 성공담, 그런 것들을 저변에 깔고 보면 경기가 더 재미있기도 하고.

그런 과정에서 스타크래프트가 보는 게임이 됐고 국산 종목 등 많은 게임들이 그런 것들을 따라하려는 노력을 하는데 아직은 부족하다. 가능성 있는 종목도 분명히 있지만 스타크래프트 때보다 부족하거나 편중된 노력들로 인해 아직 터지지 못한 것이고. 그만큼 노력한다면 e스포츠화된 국산 인기 게임들이 최소한 3-4개가 나올 것 같다.

▶김은동=스페셜포스는 협회에서 관심을 적게 보이는 것 같다. 매체 보도도 경기 결과에만 한정되어 있는 상황이다. 국산 종목 육성을 스타크래프트만 하냐는 비판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다. 팀 입장에서는 수익 모델이 될 수도 있고, 키우려는 노력을 더 해야 한다. 스타크래프트도 정체된지 3년은 됐다. 3년 전과 지금과 다를 게 없다. 그때 그 형식 그대로 하고 있다.

말로만 팬 끌어들인다고 한다고 되는 것 아니다. 스페셜포스도 마찬가지다. 스페셜포스 프로리그를 키우자는 말만 있지 런칭한 이후로 협회도 그냥 지켜보고 있다. 다양한 시도도 하고 고민도 해야 한다. 경기인 입장에서는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남윤성=스타크래프트 대회가 워낙 많기도 하다. 프로리그와 양대 방송사 개인리그 등 방송 편성이나 매체 관심이 스타크래프트에 치우쳐 있는 것은 분명 사실이다. 매체 입장에서 반성도 많이 하고 있다. 스페셜포스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많다. 선수들 이름도 모르는 기자도 있을 정도니. 하지만 앞으로 나아지도록, 스타크래프트에 필적할 만한 콘텐츠로 만들어 보겠다고 열심히 취재하고 있다. 첫 삽을 떴으니 더 나은 상황이 오지 않겠나.

정리=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esports.com

*3편에 계속됩니다.

◆관련기사
[[19492|[창간 1주년 기획] '120분 토론' e스포츠의 미래 PART1. 10년을 되돌아보다]]
[[19495|[창간 1주년 기획] '120분 토론' e스포츠의 미래 PART3. 수익구조 마련과 인식 제고]]
[[19496|[창간 1주년 기획] '120분 토론' e스포츠의 미래 PART4. e스포츠 세계화와 정식 종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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