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주년 기획] '스타걸' 서연지 기자가 되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912151507370019572_6.jpg&nmt=27)
지난 12월8일 데일리e스포츠 사이트를 방문하신 독자님들은 깜짝 놀랄 기사를 읽으셨을 겁니다. 스타걸로 활동하고 있는 서연지 양이 뜬금 없이 기사를 올렸기 때문이지요. 난데 없이 등장한 그 기사를 읽은 분들은 "서연지가 왜 이 곳에 글을 썼지?"라고 놀라셨을 겁니다. 연지 양이 기사를 쓴 이유는 데일리e스포츠가 창간 1주년을 맞아 기획한 일일 기자 체험을 했기 때문입니다.
◆일일 기자 해보자
연지 양과 일일 기자체험을 하게 된 이유는 바로 남성 독자 여러분들의 요청을 들어드리기 위함이었습니다. 창간 1주년 기획을 하던 중 여성 독자들을 위한 서비스인 '절친노트'가 기획된 것에 반해 남성 독자들을 위한 읽을 거리는 없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기사를 정리하던 중 연지 양의 '휴(休)' 인터뷰가 엄청난 조회수를 자랑하며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을 보고 ‘연지 양과 무언가를 진행하면 남성 독자들의 인기를 얻을 수 있겟다’고 생각했죠.
저와 연지 양은 무척 친합니다. '휴' 인터뷰를 계기로 연지 양은 저를 언니라 부르며 잘 따르고 저도 연지 양을 친동생처럼 예뻐합니다. 나이 차이가 워낙 많이 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빨리 친해졌고 연지양이 새침한 외모와는 달리 털털한 성격이기에 공통 분모도 많습니다.
연지 양에게 “일일 기자 체험을 해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물어봤을 때 망설임 없이 “좋아요”라는 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활동적인 데다 e스포츠를 좋아하는 서연지양이기 때문에 무언가 새로운 도전을 한 다는 사실이 행복했나 봅니다.
◆점심은 순대국밥
12월8일. 드디어 연지 양이 일일 기자체험을 하기 위해 데일리e스포츠를 방문했습니다. 평소 남자들만 득실대는 사무실에 꽃 같은 연지 양이 온다는 사실에 벌써부터 선배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어 올랐지요. 물론 우리 사무실에도 생물학적인 여자가 있습니다만 그녀(이 글을 쓰고 있는 저, 이소라입니다)는 그저 주민등록증 앞자리가 2로 시작할 뿐, 평소 남자로 취급 받고 있기 때문에 사무실에 진짜(?) 여자가 온다는 사실에 남자 선배들이 무척 설렌 것처럼 보였습니다.
![[창간 1주년 기획] '스타걸' 서연지 기자가 되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912151507370019572_12.jpg&nmt=27)
연지 양이 사무실에 들어온 것은 낮 12시. 막 점심을 먹을 시간이었기 때문에 메뉴를 정해야 했는데요. 새로운 손님이 왔으니 평소 우리가 먹던 것 말고 깔끔하고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자는 의견이 주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연지 양이 “기자 체험을 하기 위해 왔으니 평소 기자들이 먹는 음식을 먹겠다”고 나섰습니다. 꽃 같은 연지 양이 우리가 자주 먹는 순대국밥을 먹을 수 있을까 걱정이 들면서도 어떤 일을 할 때 최선을 다하는 연지 양의 모습이 더 예뻐 보이더군요.
그래서 우리는 싸고 양 많은 단골 순대국밥 집을 찾아갔습니다. 연지 양은 순대를 무척 좋아하지만 순대국밥은 처음 먹어본다고 하더군요. 걱정이 되긴 했지만 우려와는 달리 연지 양은 밥 한 공기를 싹싹 비우고 순대 국밥 국물까지 시원하게 먹었습니다.
◆회의와 기사 작성 교육
점심을 맛있게 먹은 뒤 e스포츠팀은 바로 회의에 들어갔습니다. 월요일은 오전부터 계속 회의가 열립니다. 일주일 동안 소화해야할 '지옥'같은 취재 스케줄을 짜고 출고할 기자들을 정하는 시간입니다. 회의에 들어온 연지 양은 기자들의 스케줄에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워낙 많은 리그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쉬는 날이 거의 없는 스케줄 표를 보고 서연지양은 “어떻게 매주 이런 일정을 소화하냐”며 한숨을 쉬더군요.
![[창간 1주년 기획] '스타걸' 서연지 기자가 되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912151507370019572_9.jpg&nmt=27)
회의가 끝난 뒤 남윤성 팀장에게 기사를 배우는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연지 양은 진지한 표정으로 기사를 쓰는 법을 배우고 꼼꼼히 필기를 했습니다. 잘 쓸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한 글자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귀를 쫑긋 세우고 열심히 배우는 모습을 보며 2년 전 첫 기사를 배울 때 제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물론 저는 연지 양처럼 친절한 설명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무척 혹독하게 배웠다는 것만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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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다 배운 연지 양은 국장님께 하사받은 넷북으로 오늘 경기 일정을 확인하며 선수들에 대한 전적과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참고로 기자들은 더 알찬 인터뷰를 위해 경기 전 출전 선수들의 전적과 기록을 숙지하고 경기장에 갑니다.
◆경기장 '고고싱'
서연지양이 일일 기자체험을 하는 날 용산 e스포츠 상설 경장에서는 공군 에이스와 이스트로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두 팀 선수들 중 한 명씩 인터뷰를 해보라는 이야기에 연지 양은 “그러면 홍진호 선수와 박상우 선수와 인터뷰를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홍진호 선수가 연지 양의 간택(?)을 받은 이유는 연지 양이 저그 유저이기 때문이죠. 저그의 아버지 같은 홍진호 선수를 꼭 만나보고 싶었다고 하네요.
용산 경기장에 가니 선수들이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프로리그 담당 이학평 PD와 온게임넷 스태프들이 스타리그가 아닌데도 경기장에 나와있는 연지 양을 보고 다들 “어쩐 일이냐”며 한마디씩 물었습니다. 연지 양은 "오늘 일일 기자로 경기장에 왔어요. 열심히 배우겠습니다"라며 친절하게 답했고 온게임넷 관계자들은 "재미있게 해보라"라며 응원했습니다. 역시 연지 양의 인기는 어디를 가나 폭발적이었습니다.
◆홍진호 '브링브링'
드디어 선수들이 하나 둘씩 경기장에 도착하기 시작했습니다. 공군 대기실로 연지 양과 손을 잡고 들어가니 모두들 깜짝 놀라는 분위기였습니다. 아무래도 공군 선수들 중 서연지양을 실물로 보는 선수들이 몇 안 되다 보니 무척 반가워 하는 눈치였습니다.
홍진호 선수를 찾았더니 메이크업을 받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연지 양은 덤덤한 얼굴로 기다리다 홍진호 선수가 메이크업을 끝내고 대기실로 들어오자 어쩔 줄을 몰라 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2년 전 처음 기자 명함을 달고 선수들을 인터뷰 하던 때가 생각이 나더군요. 저 또한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쭈뼛하게 서있던 기억이 머리 속을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창간 1주년 기획] '스타걸' 서연지 기자가 되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912151507370019572_5.jpg&nmt=27)
홍진호 선수는 무척 놀라며 “왜 나를 인터뷰 하느냐”고 물어왔습니다. 연지 양이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알려주자 “음, 이거 왠지 당하는 느낌인데”라며 너스레를 떨더군요. 원래 대부분 선수들이 연지 양 앞에 서면 말도 잘 못하고 오히려 더 쑥스러워 하는데 역시 경력 많은 선수라 그런지 자연스럽게 대화를 리드해 가더군요. 공군 선수들 역시 옆에서 추임새를 넣어주며 연지 양의 인터뷰를 즐기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연지 양을 놀리는 지경까지 이르렀죠.
얼굴까지 빨갛게 달아오르던 연지 양은 결국 제대로 된 인터뷰를 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능글맞은 홍진호 선수는 “나는 그저 연지 양 기사의 곁다리일 뿐”이라며 “하지만 이런 곁다리는 언제든 환영한다”고 장난을 쳤습니다. 공군의 모 선수는 “이런 곁다리는 나에게 해도 된다”며 장난을 쳤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저까지 놀릴 태세였죠. 어서 빨리 인터뷰를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서둘러 홍진호 선수와 연지 양의 사진을 찍고 마무리를 하려고 하는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연지 양이 높은 굽을 신고 왔는데 홍진호 선수보다 머리가 위에 있었던 것입니다. 홍진호 선수는 투덜거리며 “인터뷰를 하러 오기 전에 상대의 신상 명세를 파악하고 배려를 해야 할 것 아니냐”며 연지 양에게 핀잔(?)을 줬습니다. 연지 양도 이제는 약간 적응이 됐는지 “신발을 벗을까요?”라며 응수하기도 했죠. 홍진호 선수는 “사람이 배려가 없어”라며 결국 투덜거리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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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거리긴 했지만 막상 예쁜 여성과 사진을 찍으니 좋았나 봅니다. 얼굴에는 약간 긴장한 빛이 역력했는데 주변의 공군 선수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놀리자 “여자와 사진 찍어보는 것이 1년 만이다. 생각보다 떨린다”며 연지 양을 만나고 처음으로 쑥스러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능글맞은 홍진호 선수와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니 제대 이후에 두 사람의 더블인터뷰를 진행해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예쁜 투 샷을 찍어보고 싶은 생각에 민찬기 선수와 연지 양을 같이 찍으려고 하니 홍진호 선수가 “정말 배려가 없다”며 “지금 키로도 이미 굴욕을 당했는데 찬기랑 비교까지 당하라는 이야기냐”며 항의를 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충분히 항의 할만 하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민찬기 선수와는 사진을 찍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박상우 '부끄부끄'
자리를 옮겨 이스트로 대기실로 이동을 했습니다. 나이 많은 공군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연지 양이 들어서자 선수들 모두 경직된 모습으로 깜짝 놀라더군요. 쉽사리 말도 걸지 못하고 부끄러움을 참지 못했습니다. 최근 분위기 좋은 박상우 선수를 인터뷰하기로 하고 박상우 선수를 찾았는데 신희승 선수와 신상호 선수가 “왜 상우만 해주냐. 너무 상우만 예뻐하는 것이 아니냐”며 기자에게 반기(?)를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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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 양과 인터뷰를 하게 해주는 것이 선수들에게 그렇게 큰 선물이 된다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이죠. 아무래도 생물학적으로 여자인 기자에게 연지 양은 그저 귀여운 동생일 뿐이었지만 남자들에게는 마음을 설레게 하는 상대라는 것을 이스트로 선수들의 반응을 보고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꿋꿋했습니다. 만약 연지 양과 인터뷰가 가장 큰 선물이라면 팀에 가장 큰 공헌을 하고 있는 선수에게 주는 것이 맞지 않겠냐며 이스트로 선수들을 설득시켰고 결국 쑥스러워 동상처럼 서있는 박상우 선수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22살이나 된 박상우 선수이지만 아직까지 여자를 사귀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인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눈 조차 마주치지 못하더군요. 아까 공군 대기실과는 달리 이제는 연지 양이 리드를 할 상황이 만들어 진 것이죠. 연지 양도 홍진호 선수 인터뷰 때와 다르게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끌어갔습니다. 아직은 순수한 박상우 선수의 모습에 저나 연지 양 모두 무척 놀라기도 했고요. 여전히 주변에서는 부러움의 눈길을 보냈고 가장 부러워했던 사람은 선수가 아닌 김 모 감독이었다는 사실을 알려드립니다.
![[창간 1주년 기획] '스타걸' 서연지 기자가 되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912151507370019572dgame_1.jpg&nmt=27)
인터뷰가 끝나고 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이스트로 선수들의 야유는 극에 달했습니다. 어찌하여 박상우 선수만 이런 혜택을 받아야 하는 것이냐며 거칠게 항의(?)하는 선수도 있었죠. 여자를 별로 만날 기회가 없는 선수들에게 이런 기회는 흔히 없는 것인가 봅니다. 막상 사진을 찍는 박상우 선수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고 주변 선수들은 항의를 하느라 대기실은 들썩거렸죠.
전쟁 통을 빠져 나온 연지 양은 “기자는 정말 어려운 직업”이라며 고개를 내젓더군요.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말을 건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모험이 필요한 것이라며 정말 힘들었다던 연지 양과 경기를 보기 위해 기자실로 향했습니다.
◆에이스 결정전 접전에 환호성
1세트. 4연승을 달리고 있는 김성대와 홍진호의 대결. 인터뷰를 하고 와서 그런지 연지 양은 열심히 홍진호 선수를 응원했습니다. 그 응원을 듣기라도 했는지 홍진호 선수는 불리한 상황을 컨트롤로 극복하며 승리를 거뒀죠. 연지 양 역시 자신이 승리한 것처럼 기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연지 양이 오니 승부는 에이스 결정전까지 가는 접전이 벌어졌습니다. 특히 4세트는 최고의 역전 경기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자신이 인터뷰한 박상우 선수가 멋진 역전승을 거두자 연지 양도 기분이 좋은 듯 박수를 치며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창간 1주년 기획] '스타걸' 서연지 기자가 되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912151507370019572_10.jpg&nmt=27)
드디어 에이스 결정전. 박상우와 민찬기의 대결. 연지 양과 인터뷰를 한 기를 받았기 때문일까요? 박상우는 불리한 빌드를 극복하고 민찬기에게 멋진 승리를 거뒀습니다. 4, 5세트 모두 멋진 역전승을 거두고 하루 2승으로 팀을 승리로 이끈 박상우. 자신이 인터뷰한 선수가 잘하니 연지 양도 보람된 듯 뿌듯한 표정이었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 연지 양은 열심히 기사를 작성하기 시작했고 저는 박상우 선수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박상우는 기분이 좋은 듯 연신 활짝 웃으며 인터뷰를 진행했고 이스트로 사무국 관계자가 “연지 양의 응원이 큰 힘이 된 것 같다”며 “이 참에 아예 이스트로걸로 활약해 주시는 것은 어떠냐”고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연지 양도 기분이 좋은 듯 “그럴까요”라며 응수하기도 했고요.
◆보람찼던 10시간 체험
박상우 선수와 인터뷰를 끝으로 연지 양은 힘든 일일 기자 체험을 모두 마쳤습니다. 낮 1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정말 긴 시간 동안 제대로 기자 체험을 한 연지 양은 “힘들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며 “다음에도 또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창간 1주년 기획] '스타걸' 서연지 기자가 되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912151507370019572_11.jpg&nmt=27)
저 역시 하루 종일 연지 양과 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요. 아마 많은 남성 독자들은 저에게 빙의가 되고 싶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기자들도 심지어는 저희 선배들도 이날만큼은 저를 무척 부러워했으니까요. 아마 기자가 되고 난 뒤 가장 많은 부러움을 받은 날이 오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연지 양도 즐거웠고 저 역시도 무척 보람된 하루였습니다. 아직 후배가 없는 저로서는 든든한 후배 한 명이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또한 남성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는 것도 결코 나쁘지만은 않은 경험이었고요. 앞으로 연지 양은 데일리e스포츠 객원 기자로 종종 찾아뵐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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