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성과 박성준의 초창기는 비슷했다. 연습생이라는 개념이 처음으로 형성되던 2002년과 2003년 발탁된 두 선수는 혹독한 연습생 시절을 겪으면서 실력을 갖춰 나갔다.
박성준은 하태기 감독과 서형석 코치의 작품이다. 고등학생 시절 박성준을 눈 여겨 본 하태기 감독은 홍진호의 뒤를 이을 공격형 저그로 박성준을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서형석 코치의 지도 하에 새로운 패턴의 저그로 키워냈다. 그 결과 박성준은 POS 소속으로 활동하며 이윤열에 이어 두 번째로 스타리그 3회 우승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최연성과 박성준이 세상에 이름을 알리게 된 바탕에는 서로의 공이 컸다. 역대 최고의 신예들이 배출된 대회로 팬들의 뇌리에 기억되고 있는 2004년 질레트 스타리그에서 두 선수는 로열로더 자격을 가슴에 달고 4강전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당시 저그전 최강이라는 인식을 얻고 있던 최연성이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박성준은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하면서 최연성을 제압하고 결승전에 오른다. 박성준은 최연성의 앞마당 지역에 해처리를 건설하고 저글링 러시를 시도하는 등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전략 카드를 들고 나와 승리를 따냈다.
스타리그 4강전에서 최연성을 꺾은 박성준은 1주일 뒤에 열린 iTV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또 다시 최연성을 꺾으면서 벌어진 격차를 좁혔다.
최연성과 박성준은 2006년3월에 열린 신한은행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정면 대결을 펼친다. 각종 대회에서 팽팽한 양상을 보였지만 승부는 싱겁게 마감됐다. 최연성이 주특기인 1배럭 더블 커맨드 전략을 탄탄히 구성하면서 박성준의 공격성을 병력의 수로 밀어붙이며 3대0으로 완승을 거둔 것.
박성준과 최연성은 프로리그 결승전에서 한 번 더 만난다. 스카이 프로리그 2006 전기리그 우승팀인 SK텔레콤의 최연성과 후기리그 우승팀인 MBC게임의 박성준으로 맞대결을 펼친 것. 최연성의 우세가 점쳐지던 그랜드 파이널 맞대결에서 박성준은 저글링 러시로 최연성의 입구를 돌파하면서 10분도 되지 않아 승리를 챙긴다. 박성준의 활약으로 MBC게임은 초호화 군단이었던 SK텔레콤을 4대3으로 꺾고 2006 시즌 통합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다.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면서 흥미진진한 플레이를 펼쳤던 박성준과 최연성은 2007년 한솥밥을 먹는다. MBC게임과의 계약이 제대로 성사되지 않은 박성준은 웨이버 공시됐고 SK텔레콤에서 입단 계약을 체결하면서 최연성과 같은 팀에서 활동했다.
그러나 박성준과 최연성 모두 부진에 빠지면서 둘 사이의 라이벌 관계는 유명무실해졌다. 박성준은 1년 뒤에 STX 소울로 다시 이적했고 최연성은 손목 부상으로 인해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코치로 전향했다. 6개월 뒤에 플레잉 코치로 자리를 바꿨지만 최연성이 경기에 출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매우 어려워졌다.
박성준은 STX 소울로 이적한 이후 SK텔레콤에게 비수를 꽂기도 했다. 2008년 인천시 삼산 체육관에서 열린 EVER 스타리그 2008 결승전에서 SK텔레콤이 키워낸 프로토스 도재욱을 상대로 3대0으로 완승하면서 스타리그에서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코치로 도재욱의 경기를 보고 있던 최연성으로서는 가슴 아픈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박성준은 프로리그나 개인리그에서 부진을 겪었고 최근 09-10 시즌에는 프로리그에 한 번도 나서지 못하는 등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플레잉 코치와 선수로 엇갈렸지만 최연성과 박성준의 승부는 여전히 팬들의 관심을 모을 만하다. 코치로 전향해 정명훈을 통해 저그를 상대하는 메카닉 전략을 만들어낸 최연성과 여전히 과도하다 싶은 공격 성향을 갖고 있는 박성준의 대결의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