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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 역량 갈수록 커진다

◇EVER 스타리그 2009 결승전에서 KT 롤스터 이영호(오른쪽)가 CJ 진영화에게 한 세트를 내주자 테란 전담 김윤환 코치(가운데)와 이지훈 감독(왼쪽)이 경기석에 들어가 조언하고 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전문성 갖춘 선수 지도…앞으로 코치 풀 커져야
이스트로 신대근과 KT 이영호의 공통점은? 두 선수 모두 스타리그에 진출했고 이스트로와 KT의 프로리그 성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 이외에는 딱히 공통 분모를 갖고 있지 않다.

그러나 최근 경기를 마친 뒤 두 선수의 인터뷰를 보면 코칭 스태프의 공로에 대해 언급했다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KT 이영호는 10일 신한은행 위너스리그 09-10 시즌 STX 소울과의 경기를 마친 뒤 "테란 전담인 김윤환 코치와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말한 바 있고 이스트로 신대근은 같은 날 저녁에 열린 대한항공 스타리그 2010 36강전에서 신상문과 박지호를 연파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신정민, 서기수 코치가 7드론 전략을 추천했고 자신감 있게 밀어붙여 이겼다"고 밝혔다.

이영호나 신대근의 말처럼 스타크래프트계에서 점차 코치의 역량이 강화되고 있다. 대부분의 프로게임단들이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던 선수들을 코치로 받아들이면서 2~3명의 코치를 보유하고 있다. 단순히 숫자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임무 분담, 업무 분장을 통해 역할 세분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경기 수 증가로 코치 확보 절실
코치라는 자리가 갓 생기기 시작한 5~6년전만 하더라도 스타크래프트를 활용한 리그가 그리 많지 않았다. 스타리그와 MSL, 프로리그가 지금과 같은 이름을 갖고 열렸지만 대회 규모도 지금보다 작았고 특히 프로리그에 배정된 날짜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프로리그가 주당 5일, 10경기씩 열리고 스타리그와 MSL도 문호 개방을 통해 참가 인원이 두 배 이상 늘어나면서 프로게임단들은 감독과 코치 1명의 시스템을 버리고 감독 1명과 2~3명의 코치가 팀을 꾸리는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프로리그를 기준으로 09-10 시즌에 돌입하면서 선수 영입이나 트레이드가 현격히 줄어들고 각 팀들이 코칭 스태프를 대거 늘린 이유도 경기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체계적인 선수 관리가 절실하다고 판단한 까닭이다.


◆기량 향상부터 전략 분석, 멘토 역할도 맡아
코치의 1차적인 역할은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 올리고 상대방의 전력을 분석하는 일이다. 경기가 열리지 않는 날은 훈련 스케줄을 작성해 기본 연습을 하거나 랭킹전을 진행하고 경기가 열리기 1~2일 전에는 집중 트레이닝을 통해 출전 선수들을 특별 관리한다. 많으면 한 주에 프로리그 두 경기와 개인리그 두 경기 가량 소화하기 때문에 여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전략과 전술을 준비하는 데만 일주일이 꼬박 소요된다.

소속 선수 관리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최신 트렌드를 알고 있어야만 완벽한 대비책을 세울 수 있기에 상대할 팀 선수들의 경기는 물론, 모든 경기의 VOD를 챙겨 보고 특이 사항을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일도 코치의 몫이다.

코치들은 선수들의 사생활과 마인드 관리도 실시하고 있다. 수시로 진행되는 면담과 교육을 통해 프로게이머로서 갖춰야 할 덕목에 대해 전달하고 부진에서 극복하는 법, 최고의 자리를 지키는 방법 등 선수 시절 겪었던 경험을 통해 선수들을 정신 무장시키는 일도 코치 업무다.

코치들의 업무가 전문화, 세분화되면서 프로게이머 출신 코치의 필요성이 극대화됐다. 09-10 시즌 코치로 임명된 KT 임재덕, 김윤환, 이스트로 신정민, SK텔레콤 권오혁, CJ 이재훈, 화승 이학주 등은 선수 출신이다. 이들에 대한 각 팀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비선수 출신 코치들의 경우 선수들로부터 반발이 생기는 경우가 있었으나 선수 생활을 했던 팀 선배가 코치가 되면서 불협화음 없이 팀을 끌어 가고 있다.


◆코치 숫자 더 늘어야
코치의 숫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라지만 아직 다른 스포츠에 비해서는 현저히 모자라다. 야구의 경우 코칭 스태프만 10여 명에 달할 정도로 세분화, 전문화됐고 축구 또한 코칭 스태프 이외에도 전력 분석관을 팀마다 두는 등 특수 직종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e스포츠, 좁게는 스타크래프트팀의 경우 저그, 테란, 프로토스 등 3개 종족을 도맡아 육성할 코칭 스태프를 갖추지 못한 팀도 많다. 종족 전담 코치제가 반드시 도입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고 여건이 되는 팀들은 코치 숫자를 늘려 시스템을 갖춰 나가고 있다. 지난 08-09 시즌 SK텔레콤이 각 종족별로 저그 성학승, 테란 최연성, 프로토스 박용욱으로 종족 전담제를 만들며 우승을 차지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이번 시즌 KT를 비롯해 전담 코치제를 시행했고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코치 숫자가 늘어나야 되는 이유는 또 있다. 현재 e스포츠계는 물갈이라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어린 나이에 은퇴하는 선수들이 코치나 전력 분석관으로 남아야만 고용 안정성이 강화되고 후배들에게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

웅진 스타즈 이재균 감독은 "이번 시즌 들어 코치들의 숫자가 크게 늘었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감독 한 명과 코치 한 명으로 팀을 꾸리던 시대는 지난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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