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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토크] 악역

코칭스태프, 특히 e스포츠계에서 감독이나 코치가 하는 일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과거 e스포츠 감독들은 매니저였고, 사무국이었으며, 운전기사에, 친한 형이었습니다. 프로게이머들이 갖고 있는 게임에 대한 전문성을 갖고 있었다기 보다는 팀을 운영하고 선수들을 관리하는데 주력했죠.

그러다가 서서히 추세가 변하기 시작하면서 선수 출신 감독이 등장하게 되고 코치 자리는 대부분 프로게이머를 했던 사람들이 맡기 시작했습니다. 프로게임단이 기업과 손을 잡으면서 코칭 스태프의 수가 늘어났고 최근 일부 팀들은 종족별 코치제를 택하면서 선수들을 완벽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코칭 스태프의 역할 중에 '채찍'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당근과 채찍으로 표현되는 유연책과 강경책 가운데 채찍은 선수들이 부진할 때 눈물이 쏙 빠지도록 지적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각 게임단에는 당근 역할을 맡은 코치가 있고 채찍 역할을 하는 코치도 있습니다. 선수들 대부분은 당근 쪽을 선호하지만 채찍은 팀을 끌고 가는데 있어 정말 필요한 존재입니다.

최근 프로리그와 개인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A 선수는 코칭 스태프에게 혼쭐이 났답니다. 오랜 기간 동안 기대주라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승부욕이 없어 경기에서 지고 나서도 실실 웃는 등 맥 없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죠. 감독이나 코치들에게 혼이 나더라도 좋은 게 좋은 것 아니냐는 표정이었죠.

그렇지만 얼마 전 영혼이 빠져 나갈 정도로 크게 혼쭐이 났다고 하네요. 선수단이 모두 모여 있는 자리에서 코치가 A를 '대놓고' 지적했답니다. 연습할 때에는 좋은 플레이를 펼치다가도 경기석에만 앉으면 승부욕도 없고 역전패를 자주 당하는 모습을 보다 못해 쓴소리를 한 것이죠. 게다가 선수단이 모두 모인 상태에서 고성을 지르면서 꾸짖었으니 A도 크게 당황했답니다. 코치와 A 선수는 이 일로 인해 숙소나 연습실에서 서먹서먹한 관계가 됐다고 합니다.

코치가 크게 '채찍을 휘두른' 뒤에 우리 A가 달라졌답니다. 악착같이 달려 들어서 연습하기 시작했고 경기장에서도 눈에 불을 켜고 이기려고 한답니다. 연습하는 자세도 달라지면서 확연히 변화됐다고 합니다. 그 덕에 A는 서서히 성적을 내기 시작했고 팀에도 크게 공헌하고 있답니다.

사회 생활을 하는 직장인들에게 싫은 소리를 자주, 많이 하는 상사는 좋지 못한 평가를 받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악역이 있어야만 조직이 돌아간다고들 말하죠.

A 선수를 심하게 나무란 코치는 당장 사이가 멀어지긴 했어도 먼 훗날 A가 성공하고 나서는 평생 잊지 못할 지도자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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