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리그를 즐겨 보는 e스포츠 팬들은 '가을의 전설'이라는 단어를 기억하고 있다. 가을 시즌에서 열리는 스타리그에서는 유독 프로토스가 테란을 만나 자주 승리했고 우승컵을 가져간 것을 일컫는 말이 '가을의 전설'이다.
가을의 전설의 희생양은 언제나 SK텔레콤 T1의 테란이었다. 가을의 전설의 시작은 2001년 스카이 스타리그로 거슬러 올라간다. 테란 임요환이 결승전에서 저그를 두 번이나 잡아내며 왕위를 지키고 있던 시절, 가을 바람을 타고 김동수가 임요환을 꺾으면서 가을의 전설의 기원을 만들어냈다.
바통을 이은 선수는 김동수의 후배 박정석이었다. 박정석이 스타리그 결승까지 올라갈 것이라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고 절치부심한 임요환이 복위를 노리던 시점이었던 2002년 가을 박정석은 놀라울 정도로 많은 병력을 앞세워 임요환을 무너뜨리고 '영웅' 칭호를 받으며 가을의 전설을 완성시켰다.
2004년 가을에 열린 EVER 스타리그 결승전은 SK텔레콤의 대표 테란인 임요환과 최연성이 대결을 펼치면서 프로토스 종족의 결승 진출을 원천 봉쇄했다. 사제 지간으로 알려진 임요환과 최연성의 매치업에서는 최연성이 승리하면서 가을의 전설이라는 흐름을 끊어냈다.
2005년 가을 시즌인 So1 스타리그에서 임요환은 드라마 같은 시나리오를 만들어내며 최고령 스타리그 우승을 노렸다. 그러나 스타리그 결승전에 처음 올라온 오영종에게 임요환이 패하면서 또 다시 가을 시즌의 희생양이 됐다.
임요환이 스타리그에서 힘을 쓰지 못하던 2008년 SK텔레콤의 차세대 테란인 정명훈이 인크루트 스타리그 결승전에 올랐다. 로열로더로 각광을 받은 정명훈이었지만 노련미로 가득찬 송병구를 만나면서 2대3으로 무릎을 꿇었고 SK텔레콤의 테란은 가을의 전설을 만들어주는 발판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2011년 정명훈은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진에어 스타리그 2011에서 승승장구하며 결승에 올랐다. 정명훈의 상대는 개인리그에서 준우승에만 머물렀던 삼성전자의 허영무. 정명훈은 2대2까지 만들어내면서 최종 세트까지 끌어 갔고 유리한 상황까지도 만들어냈지만 허영무의 우직한 움직임에 덜미를 잡히면서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SK텔레콤의 테란은 스타리그에서 가을 시즌에 프로토스를 만나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는 또 다른 징크스를 떠안았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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