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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만사] JDI 조종현 대표 "프로게이머에게 검진과 스트레칭은 필수"

수술 이후 이영호 재활 맡아
정기 검진-스트레칭 통해 부상 예방해야


프로리그 결승전이 끝난 뒤 e스포츠 업계의 최대 이슈는 해체 소식일 수도 있지만 이영호의 오른팔 수술이었다. 2007년 데뷔 이래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면서 3년 연속 프로리그 다승왕, 스타리그 골든 마우스, MSL 금배지, WCG 금메달 획득, 소속팀 KT 롤스터의 프로리그 2연패 등 상승세를 이어왔던 이영호는 급작스런 오른팔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수술대까지 올랐다.

프로리그 10-11 시즌을 진행하던 도중 이영호는 오른팔이 아프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이유를 알지 못했던 이영호는 JDI라는 재활 센터를 찾았고 오른팔 신경감압증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재활 치료를 받던 과정에서 수술을 하는 것이 근원을 치료하는 방법임을 알고 수술을 결정했다.

이영호의 치료를 담당했던 JDI의 조종현 대표는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이영호처럼 아플 수 있다"며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사전 예방과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풀어줘야만 부상을 미연에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가 밝히는 이영호의 치료 과정
JDI 조종현 대표가 이영호를 만났을 때에는 이미 통증을 호소한 뒤였다. 프로리그 10-11 시즌이 막바지로 치닫던 시기에 이영호는 오른팔이 아프고 저리다며 JDI 센터를 찾았다. KT가 운영하는 스포츠단 가운데 농구와 골프 등을 통해 인연이 있던 JDI를 이영호가 방문했을 때 조 대표는 '프로게이머들이 당할 수 있는 부상 가운데 가장 수위가 높다'고 판단했고 곧바로 재활에 들어갔다.

"이영호 선수가 오른팔이 아프다고 했을 때는 부상이 상당히 악화됐을 때였어요. 전에 프로게이머들이 저희 센터에 온 적이 있는데 이 선수들의 상황보다 이영호가 더 좋지 않은 상황이었죠."

이영호가 걸린 요골 신경 포착 증후군은 삼두박근 근육이 신경을 누르고 있어 전달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통증이 생기는 증상이다. 과거 최연성이나 박용욱 등이 손목 통증을 호소할 때 손목 터널 증후군 판정을 받은 바 있지만 이영호의 경우 오른팔 전체가 저리거나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꼈기에 상황이 더욱 좋지 않았다.

"마사지를 통해 재활할 수도 있지만 근원적인 치료라고는 볼 수 없어요. 상하이 결승전이나 서울에서 열린 프로리그 대회에 전문가를 파견해 일시적으로 고통을 덜어주기는 했죠. 시즌 중에 수술을 할 수는 없으니 마치고 나서 수술을 받기로 했죠."

조 대표는 JDI와 연계된 병원 가운데 가장 권위있는 전문가인 건국대학교 이상훈 박사에게 집도를 요청했다. 젊은 세대 정형외과의 가운데 팔, 손목 등과 관련된 수술을 가장 잘한다고 알려진 이 박사도 이영호의 소식을 이미 알고 있었고 수술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이영호 선수의 경우 과도하게 팔을 사용하면서 근육이 웃자란 케이스에요. 오른팔 쪽 근육이 정상인보다 커지면서 근육의 움직일 때마다 훼방을 놓는거죠. 그러면서 통증이 발생했고요. 수술할 때 문제의 근육을 한 번에 찾아내면서 쉽게 제거했다고 들었습니다."

조 대표는 이영호를 수술대에 올리지 않을 수 있었다고 했다. JDI가 시행하는 재활 치료만으로도 6~70% 정도는 정상으로 돌릴 수 있었다고 판단했지만 앞으로 프로게이머 생활을 오래 할 것이라는 이영호의 계획을 듣고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수술을 권했다.

"웃자란 근육을 제거하고 2~3개월 가량 단계별 재활 코스를 받는다면 이영호 선수는 마음 편히 프로게이머 생활을 더 할 수 있을 거에요. 아픔을 참고 선수 생활을 하는 것보다는 원인을 치료한 뒤에 선수 생활을 하는 것이 안정적이잖아요."

이영호의 수술이 잘 됐다는 소식을 들은 뒤 조 대표는 곧바로 재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실밥을 푼 이영호는 휘닉스파크에 위치한 JDI의 재활 센터에서 1개월 가량 집중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하루 3시간을 근육 부위 재활에 투자하고 3시간은 전체적인 몸 컨디션을 끌어 올릴 계획이다. 다른 시간들은 전문 트레이너들이 제시한 맞춤 프로그램을 자율적으로 소화하는데 보낸다.

"길게는 석 달, 짧으면 두 달 동안의 집중 강화 치료를 받고 난 뒤에는 신체적으로는 완벽해진 이영호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통증 없이 게임에만 몰두할 수 있는 조건이 완비되는 것이죠."

조 대표는 이영호의 부활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 수 많은 프로 선수들을 치료해냈고 최정상의 기량을 만들어낸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다.

◆아프면 이미 늦는다
조 대표는 이영호에게 전조 증상이 있었을 것이라 예상했다. 오른팔이 저려 오고 통증까지 느낄 정도면 만성 질환이 됐을 것이기에 그 전까지 이영호가 엄청나게 참았을 것이라는 것. 나이가 어리지만 팀을 이끄는 에이스로서의 책임감으로 인해 늦게 알렸고 그로 인해 수술까지 받게 됐다는 것이 그의 예측이다.

"손을 많이 쓰는 운동 종목의 선수들이 알리지 않고 참는 경우가 있어요. 그럴 경우 부상을 키우게 됩니다. 재활 치료 수준에서 끝날 수 있는 일이 수술대까지 오르는 상황을 맞이하는 거죠."

이영호 또한 그러한 경우라 했다. 나아지겠지라는 막연한 낙관으로 인해 검진이 늦어지고 통증이 발생한 뒤에야 정식으로 진료를 받을 경우 이미 악화된 상태라는 것. 또 수술을 받을 경우 선수 생활에 대한 불안감을 느낄 수 있기에 결정을 주저하다 보면 부상은 부상대로 커진다는 뜻이다.

"프로게이머들은 누구나 이영호 선수와 같은 부상을 당할 수 있습니다. 정상인들보다 과도하게 마우스와 키보드를 사용하고 있고 손목이나 팔꿈치, 어깨, 목, 허리까지도 다칠 수 있어요. 아플 때까지 게임을 하는 것보다는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아프면 이미 늦거든요."

조 대표는 프로게이머들에게 정기 검진과 스트레칭의 생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반인들이 1년에 한 번씩 건강 검진을 받는 것처럼 프로게이머들만을 위한 정기 검진을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하고 연습 전후로 올바른 스트레칭을 해야만 부상 없이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고 했다.

"JDI를 비롯한 재활 센터에는 운동 선수들을 위한 검사 코스가 있어요. 프로게이머들의 경우 스포츠 기능 검사를 통해 취약 부위를 확인할 수 있죠. 운동 기능적으로 불균형이 발생하지는 않았는지 정기적으로 체크해야만 사전에 부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프로축구, 야구, 농구 선수들의 경우 1년에 4번 가량 운동 기능 검사를 받으면서 신체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공식화됐지만 프로게이머들에게는 정기 검진 자체가 아직 낯설다. 그러나 조 대표는 "선수들이 꾸준한 컨디션을 유지하고 부상을 예방하려면 스포츠 기능 검사를 1년에 두 번은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칭도 해야 한다고 했다. 대부분의 스포츠 종목은 실전 연습에 들어가기 전 30분에서 1시간 정도를 스트레칭에 투자하지만 프로게이머들의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 조 대표는 "프로 타이틀을 달고 있는 선수라면 자기 몸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며 "정확한 스트레칭 동작을 배워서 10~30분 정도만 해주면 더 좋은 몸 상태로 연습할 수 있다"고 했다.

"부상 당한 뒤에 후회하지 말고 다치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이 선수 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선수는 혼자가 아니라 팀, 팬들에게 소중한 존재니까요."


◆다쳐 봤기에 더 잘 안다
조종현 대표가 JDI라는 재활 센터를 마련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육상 선수 출신인 조 대표는 1990년 베이징 아시안 게임을 앞두고 110m 허들 부문에서 대표로 뽑혔다. 그러나 메달을 획득할 가능성이 높은 부문의 선수만 데리고 간다는 방침으로 인해 출전이 좌절됐고 때 마침 부상이 닥쳤다. 정밀 검사를 받았지만 큰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은 그는 미국에서 스포츠 의학을 전공한 전문가로부터 치료를 받고 재활에 성공했다. 전국 체전에서 선수로서 최고의 기록을 세운 뒤 조 대표는 나와 같은 상황에 있는 선수들을 위해 스포츠 의학을 공부하기로 했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체계적인 재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어요. 다친 선수들은 원인도 모른 채 은퇴를 해야 했죠. 재활을 해본 사람으로써 부상 당한 선수들의 심경을 가장 잘 안다고 생각했기에 책을 잡았고 매진했죠."

삼성의료원에서 재활 전문가로 활동하던 그는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JDI를 설립했고 본격적으로 부상 선수들의 재활에 나섰다. 축구의 박주영, 김남일, 설기현, 안정환, 농구 현주엽, 이상민, 김주성, 김태술, 주희정, 하승진, 배구 김연경, 골프 최나연, 김미현, 박세리, 서희경 등 그의 손을 거쳐 부상을 극복한 선수들은 숱하게 많다.

"부상을 당해서 선수 생명이 끝났다고 판정을 받은 선수가 기억나요. 이름을 언급하기는 그렇지만 JDI에서 재활을 받은 뒤 7년이나 더 선수 생활을 한 뒤 은퇴한 선수가 있죠. 부상으로 인해 다른 삶을 살아야 했던 선수가 운동을 더 하게 되면서 보람과 희망을 찾는 모습을 보면서 이 일을 하는 의미를 찾았죠."

조 대표는 프로게이머들에게 당부를 잊지 않았다. e스포츠라는 분야가 아직 깊이 뿌리내리지는 못했지만 스포츠적인 요소를 갖고 있기에 계속 뻗어나갈 분야임을 잘 알고 있다는 조 대표는 선수 자신이 몸 관리, 컨디션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때, 한 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30대, 40대에도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정기적인 검진과 스트레칭을 통해 부상을 미연에 방지해야 하고 근력 운동으로 몸을 만들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또 선수들을 운영하고 있는 게임단이나 지도자들도 선수들이 다친 뒤에 아쉬워하지 말고 다치지 않도록 체계적인 관리과 감독을 해야 한다고 했다.

"수많은 운동 선수들을 재활시키면서 느낀 점은 다치고 나서 후회한다는 거에요. 몸을 많이 쓰는 선수들의 경우 예측불가능한 상황에 의해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많지만 프로게이머들은 연습하는 과정에서 주의하고 스스로 관리한다면 다칠 일이 거의 없거든요. 후회하기 전에 예방에 나서는 일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이영호 선수처럼 수술대에 오르는 프로게이머가 나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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