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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KT 롤스터 권사일 단장 "자식 키우듯 선수 대한다"

기획 인터뷰-프로게임단 단장을 만나다(3)
09-10, 10-11 시즌 연이어 프로리그 제패
선수들 아플 때마다 자식 아프듯 마음 찢어져
스포츠단 최고의 자산은 선수


KT 롤스터는 숙원을 풀었다. 한국에서 가장 먼저 프로게임단을 창단한 이후 KT는 단체전을 우승하지 못했지만 09-10 시즌 광안리 결승전에서 이동통신사의 라이벌인 SK텔레콤 T1을 제압하며 우승했다. 10-11 시즌은 더욱 드라마틱했다. 시즌 초반 최하위까지 떨어지면서 "지난 시즌 우승은 우연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영화와 같은 역전 시나리오를 만들어내면서 우승했다. 포스트 시즌에서 보여준 KT의 저력은 09-10 시즌 우승이 우연의 결고가 아니었음을 증명하고도 남았다.

우승의 과정 또한 고난의 연속이었다. 시즌 중반 주장을 맡고 있던 우정호가 백혈병 진단을 받으며 투병 생활을 시작했고 에이스 이영호가 오른팔에 통증을 느껴 연습을 거의 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맞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는 선수들을 가족처럼 아끼고 다독이며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권사일 스포츠단 단장의 의사 결정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선수들의 건강에 이상이 왔어도 신경쓰지 않고 성적을 내라며 압박을 가할 수도 있지만 권 단장은 아픈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하라고 지시했다. 시즌 아웃이 확정된 우정호를 로스터에 넣은 것이나 치료를 병행하고 있는 이영호를 과감하게 엔트리에서 제외시키면서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결정한 데에는 권 단장의 의지가 담겨 있었다.

선수들이 아플 때마다 자식들이 아픈 것처럼 신경이 쓰였고 마음을 졸였다는 권사일 단장을 만났다.


◆선수는 가족이다
KT 롤스터는 10-11 시즌 주전 선수들이 큰 병에 걸리면서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우정호가 백혈병 진단을 받았고 이영호가 오른팔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공백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지만 KT는 아픈 선수들을 챙겼다. 우정호의 치료비를 회사에서 내줬고 이영호의 수술과 재활에 들어가는 비용 또한 책임졌다. 이와 같은 모습은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회사와 팀에 대한 충성도를 높였고 책임성을 부여하는 동기가 됐다. 우정호의 입원 이후 KT의 성적이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것도 회사가 선수를 가족처럼 대해주는 것에 대한 보답이었다.

KT 롤스터는 2011년 두 번의 파고를 맞았습니다. 주장으로 활동하며 광안리 결승전에서 우승을 이끌었던 우정호가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에 걸려 전력에서 이탈했고 에이스 이영호가 시즌 막판 오른쪽 팔 부상을 당해 경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습니다.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우선 우정호, 이영호가 마음 편히 치료에 전념할 수 있게 조치했습니다. 두번째로 다른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고 훈련에 집중할 수 있게 팀을 다독였습니다. 코칭스태프도 백업 멤버들을 잘 육성하여 기존 선수들의 공백을 잘 메운 것 같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한층 탄탄한 선수층을 구성하게 된 것이지요.

우정호와 이영호가 항암 치료를 받고 수술 후 재활하는 과정에서 치료비 대부분을 KT에서 제공했다고 들었습니다. '통큰' 결정이 아닐 수 없는데요. 어떤 생각으로 결정을 내리신 것인지 궁금합니다.

스포츠단 단장으로서 올 시즌처럼 심적으로 힘든 적이 없었습니다. 자식 같은 선수들이 병마와 싸우고 있는 모습들을 보니 마음이 너무나 아팠죠. 게임단과 선수의 입장보다 부모의 마음으로 선수들의 치료를 돕고 싶었습니다. 우정호가 완치될 때까지 꾸준히 도울 예정이며, 앞으로는 선수단의 컨디션 및 건강상태를 미리 챙겨 모든 선수들이 아프지 않고 게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이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농구단, 사격팀 등의 다른 종목 팀의 관리도 단장님 몫으로 알고 있습니다. 팀에게 선수의 존재란 어떤 것인지 듣고 싶습니다.

KT 스포츠단은 게임을 비롯하여 농구, 골프 등의 프로스포츠부터 사격, 하키와 축구국가대표 후원 및 바둑 후원 등 아마추어 스포츠까지 명실공히 국내 스포츠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우리 스포츠단 최고의 자산은 바로 선수들입니다. 선수들은 각 경기장에서 고객인 팬들과 만나고 KT를 홍보하는 매개체입니다. 선수들이 없으면 스포츠단이 존재할 이유가 없을 만큼 소중한 존재입니다.

◆KT 롤스터 성공 비결은 삼위일체
KT는 2년 연속 프로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명문 게임단을 넘어 최고의 게임단으로 군림했다. 이전까지 단체전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던 과거는 잊혀졌고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뿐만 아니라 스페셜포스에서도 발군을 실력을 보인 KT는 한 번을 제외한 모든 리그에서 결승에 진출하면서 두 종목의 균형이 매우 잘 맞는 팀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선수, 코칭스태프, 사무국이라는 KT 롤스터의 세 축이 제 역할을 하면서 신뢰로 똘똘 뭉친 상호 의존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고의 환경을 제공하고 코칭 스태프는 선수 관리와 상대 팀 분석에 전념하며 사무국은 선수단에게 최고의 지원을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삼위일체가 이뤄진 덕에 KT는 최고의 팀으로 명성을 드높이고 있다.

KT 롤스터는 스타크래프트 게임단이 09-10, 10-11 시즌 프로리그를 연이어 우승했습니다. 이전까지 2~3년 동안 포스트 시즌에도 오르지 못하면서 하향세를 경험했는데요. 팀이 달라지게 된 계기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요.


KT와 KTF가 통합한 이후 선수단의 정신적 무장이 잘 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은 오로지 훈련과 경기에만 집중하고, 코칭스태프는 선수들 관리와 육성에 몰두하고, 게임단 사무국은 선수들이 최고의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연구하고 지원하기 때문입니다. 삼박자가 고루 들어맞으면서 KT 롤스터가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생각합니다.

KT는 스페셜포스 팀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팀 또한 명문 스포팀으로 성장하고 있는데요. 비결이 있다면 공개해주시지요.

e스포츠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국산 종목의 활성화도 중요합니다. 스페셜포스 종목의 활성화를 위해, 선수단의 기를 살리기 위해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지원했습니다. 또한 선수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단체전인 만큼 팀워크 향상에 비중을 뒀습니다. 스타크래프트와 스페셜포스, 두 종목간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동반상승효과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두 종목의 게임단이 고루 성적을 잘 내는 바탕에는 단장님이 갖고 계신 비전이 선수들에게  잘 전달되었기 때문이라 생각하는데요. 단장님이 선수들에게 특별히 지시하시거나 강조하신 내용은 무엇인가요?

저는 선수들에게 좋은 성적을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선수들이 KT 소속의 선수라는 것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뒤에서 아낌없이 지원해 줄 뿐입니다. 선수들을 만나 응원해주고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다보니 선수들도 보답이라도 하는 듯 더 열심히 뛰어주어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그저 선수들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웃음)

◆챔피언의 영광을 다시 한 번
시즌 초반 KT 롤스터의 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 스타크래프트 팀은 3연패, 스페셜포스 팀 또한 1승2패로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그렇지만 KT는 지난 시즌에도 하위권에서 우승까지 도약한 저력을 갖고 있다. 아직 톱니바퀴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KT는 여전히 우승 전력을 갖춘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KT 권사일 단장은 선수들에게 "최고의 기업 소속 게임단으로서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고 도전하면 또 다시 챔피언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KT는 11-12 시즌 프로리그 3연패에 도전합니다.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언제나 우승을 목표로 뛰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8개 게임단 체제가 되면서 모든 팀의 전력이 올라갔습니다. KT 롤스터 또한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영호가 오른쪽 팔 부상에서 벗어났고 박성균, 주성욱을 영입하며 지난 시즌 보다 강한 전력을 갖췄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선수들은 지난 시즌 최하위에서 우승까지 이뤄낸 저력이 있습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노력한다면 다시 한번 정상의 영광을 차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KT의 3연패를 저지하기 위해 다른 팀들의 견제가 상당할 것 같습니다. 단장으로서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십시오.

대한민국 최고의 IT, 통신기업인 KT와,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게임단 소속인 KT 롤스터 선수단 여러분은 이미 대한민국 최고의 프로게이머입니다.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고 늘 도전하는 자세로 최선을 다한다면 다시 한번 챔피언의 영광을 누릴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위기의 다른 말은 기회
e스포츠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KT는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성공 가능성이 보이지 않았던 1999년부터 게임단을 꾸려가면서 다양한 위기론과 붕괴론을 접했고 그 속에서도 꽃을 피워냈기 때문이다. 누구도 걸어가지 않았던 길을 묵묵히 걸어갔고 가능성에 투자한 결과 e스포츠의 존재감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지하는 스포츠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현재의 위기론에 대해 권 단장은 "과거 1020 세대에 초점을 맞췄던 e스포츠의 타깃이 1030으로 늘어났다는 점만 보더라도 e스포츠는 투자 가치가 있고 성공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라고 생각한다"며 "작금의 위기 사태를 협회와 게임단이 똘똘 뭉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고 초창기의 인기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10-11 시즌이 끝난 뒤 위메이드와 화승, MBC게임이 게임단을 철수했습니다. 기업들의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각 기업마다 지향하는 목표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e스포츠는 미래지향적인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스포츠'입니다. KT는 e스포츠가 KT의 성격과 잘 맞고 10~30대 고객 대상의 훌륭한 홍보와 마케팅 툴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e스포츠가 더욱 발전하고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e스포츠의 위기라고 하는데 어떻게 헤쳐 나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위기는 또 하나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침체된 e스포츠의 활성화를 위하여 한국e스포츠협회를 비롯하여 각 게임단이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8개 게임단이 똘똘 뭉쳐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조만간 초창기의 인기를 넘어서는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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