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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3주년특집] '3성전자' 최우범 코치 "팀 3번째 우승 위해 뛰겠다"

데일리e스포츠 창간 2주년 기획 기사의 핵심은 '2'라는 숫자였습니다. 숫자 2와 인연이 깊은 '콩라인'과 특별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또 이소라 기자가 이씨라는 이유로 '2소라' 기자의 2스포츠 스토리를 기획 아이템으로 낸 적이 있습니다. 창간 3주년을 맞아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하던 중에 '3'과 연관성이 많았던 e스포츠 인물을 찾다 보니 삼성전자의 최우범 코치가 생각이 났습니다. 창단 3주년 특집으로 '3수범'의 '3'성전자 이야기를 엮어봤습니다. 선수 시절 최수범으로 활약했지만 최우범으로 이름을 바꿨기에 최우범으로 표기합니다. <편집자주>

e스포츠계에서 '3'과 가장 큰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은 삼성전자 최우범 코치입니다. 올드 팬들이라면 머리를 탁 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우범 코치는 선수 시절 최수범이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그는 '3'과 큰 인연을 맺으며 '3수범'이라 불렸습니다. '3'과 관련된 모든 이야기에 그가 등장했죠. 하필이면 최우범 코치가 소속된 팀도 '삼(3)성전자'였기 때문에 더 큰 이슈가 됐습니다.

최연성 코치가 군입대를 하며 몇 명 되지 않는 유부남 코치 가운데 한 명이 된 그는 코치 경력으로는 손 안에 꼽히는고참이 됐습니다. 지금 현역에서 뛰고 있는 스타크래프트 팀 코치 가운데 8게임단 한상용 코치를 제외하고는 가장 경력이 오래됐습니다. 세월이 얼마나 빠르게 흐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네요.

묵묵히 몇 년간 삼성전자 코치 자리를 지켜오고 있지만 유독 최우범 코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았습니다. '삼수범'이라 불렸던 최우범 코치가 '3'과 맺은 인연 그리고 그의 유부남 코치 생활에 대한 솔직 담백한 인터뷰 속으로 지금부터 함께 들어가 보시죠.

◆악연으로 시작한 '3'과의 인연
최우범 코치가 3과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는지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때 활동했던 프로게이머들은 대부분 은퇴했고 코칭 스태프와 해설자들도 대부분 바뀌었기 때문인데요. 최우범 코치 역시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정말 오래 전 일"이라고 회상했습니다.


"처음 저에게 '3'이라는 딱지가 붙게 된 것은 한 경기 때문이었어요. 커맨드 센터가 세 개 있었는데 팩토리가 겨우 3개뿐이었어요. 해설자들이 '말도 안 된다'고 비판했고 팬들 역시 엄청나게 비난했죠. 그때부터 제 별명은 '삼수범'이 됐죠(웃음). 좋은 기억은 아니죠?"

하지만 그 경기에서 최우범 코치는 팩토리를 더 이상 건설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프로토스에게 일꾼 견제를 계속 당하는 바람에 커맨드 센터가 세 개였을 뿐 일꾼 숫자는 부족했고 자원이 뜻대로 모이지 않았다네요. 하지만 그 경기는 최우범 코치의 인생에 길이 남을 경기가 됐고 아직도 그를 '삼수범'이라 기억하는 팬들이 더 많을 정도로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좋지 않은 인연이었지만 그 사건 이후로 제가 더 유명해 진 것은 사실입니다. 4강이나 결승전 한번 가보지 못했던 선수가 조지명식 때도 다른 선수들 보다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매체 인터뷰도 많이 했으니까요. 지금 생각해 보면 '3' 때문에 제 인생이 폈다고 생각해요(웃음). 팬들에게 무언가로 기억된다는 사실만으로 선수 입장에서는 얼마나 행복한 일인데요."

사실 최우범 코치의 전성기 시절은 '삼수범'으로 불리며 스타리그 8강에 진출했던 2005년이 아닙니다. 스타리그나 MSL 등 공식 리그가 열리기 전인 1998년부터 1999년까지 2년 동안 전국 모든 아마추어 대회를 석권하며 최강자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아쉬워요. 그때 방송 리그가 열렸다면 제가 우승했을 텐데(웃음). 스타리그 본선에 진출했을 때는 흔히 말하는 프로게이머의 끝물이었던 거죠.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때 조금 더 열심히 해서 실력으로 이름을 날렸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아쉬움이 많이 남죠."

'3'과 인연을 맺고 팬들에게 '삼수범'으로 불리던 최우범 코치는 2007년 선수 생활을 접고 코치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코치가 된 뒤 최우범 코치의 이야기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는데요. 묵묵하게 걸어온 그의 코치 생활은 어떨까요?

◆성실함의 대명사
선수들도 그렇고 주변 사람들도 최우범 코치에게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성실함인데요. 그의 성실한 생활은 선수들에게 모범이 된다고 합니다. 결혼한 뒤 연습실로 출퇴근을 하는 최우범 코치는 1시간반 이상 통근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한 번도 지각한 적이 없습니다.

"칼 출근은 제 철칙입니다. 스스로 모범을 보이지 않는 코치의 말은 선수들에게 통하지 않습니다. 특히 근무 태도는 선수들의 자발적인 추종을 만들어내는 요소입니다. 하루에 5시간 이상 자 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출퇴근을 하게 된 지금에도 이 원칙은 지키려고 합니다. 선수들보다 먼저 연습실에 도착해서 준비하려고 합니다. 희생이라 할 수도 있지만 선수들을 지도하기 위해서 지도자가 이 정도는 해줘야죠."

누구나 생각은 하고 있지만 실행에 옮기기에는 쉽지만은 않은 일을 최우범 코치는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것인데요. 이런 성실함이 최우범 코치가 지금까지 코치 생활을 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던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지금으로부터 약 두 달 전 최우범 코치는 예쁜 딸을 얻었습니다. 아이가 생긴 뒤 최우범 코치는 하루에 4~5시간 밖에 자지 못합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함께 있어주지 못한 죄책감에 밤 12시에 집에 들어가서 새벽 3~4시까지 아이를 돌본 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합니다. 피곤할 법도 하지만 아직까지도 최 코치는 지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어요. 안 힘들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죠(웃음). 하지만 아빠 노릇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그 정도의 고생은 감수해야죠. 그렇다고 제 일을 소홀히 할 수는 없잖아요. 이제는 어엿한 가장인데요(웃음). 둘 다 잘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감독님과 선수들, 회사에서 많이 배려해 주신 덕분에 지금까지 재미있게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제2의 '삼수범'이 필요해
최우범 코치는 최근 경기가 천편일률적으로 변하고 있는 모습에 대해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렇다고 선수들에게 전략적인 플레이나 변칙적인 빌드를 사용하라 강요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털어 놓았습니다.

"'콩라인'이나 '삼수범', '4대 천왕'처럼 시대를 이름 짓는 이슈 거리가 필요해요. 숫자를 활용해서든, 특별한 이름을 지어주든 사람들이 e스포츠를 말할 때 화두가 있어야 하는 거죠. 경기를 잘해서 유명한 사람도 있어야 하고 저처럼 특정한 숫자와 연결돼 특이한 이슈를 만드는 사람도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되는 것이 힘들어요. 저만 해도 '3'이라는 숫자를 각인시키기 위해 개인리그에서 일부러 3스타포트 전략을 짜는 등의 노력한 적이 있어요. 만약 지금 프로게이머 생활을 했다면 그런 전략을 선보이지 못했을 겁니다. 이기는 게 중요한 시대가 되어 버렸으니까요."

아쉽지만 개선하기 힘든 문제라며 한숨을 쉽니다. 그래도 기업팀 체제가 주는 매력과 장점이 있기 때문에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라고 전했습니다. 결국 선택과 집중으로 모든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습니다.

"선수들에게 전략을 강요하기 보다는 스스로 이슈를 만들어 낼 줄 아는 선수를 발굴하는 것이 코칭 스태프의 역할입니다. 제2의 '택뱅리쌍'을 만들어 내는 것이 지금 각 게임단 코칭 스태프가 가진 숙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3번째 프로리그 우승이 목표"
우연인 것일까요? 데일리e스포츠 창간 3주년 인터뷰를 하게 됐을 때 삼성전자는 프로리그 3번째 우승을 목표로 연습에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선수 때 맺었던 '3'과의 인연을 코치가 되고 나서도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것이죠.

"인터뷰 제의가 왔을 때 정말 신기했어요. 삼성전자 칸의 이번 시즌 목표가 모두 '3'과 관련이 있거든요. 저는 아무래도 '3'과 뭔가 인연이 있나 봐요(웃음). 팀은 세 번째 프로리그 우승을 하는 것이 목표이고 개인리그에서는 송병구, 허영무에 이어 세 번째 우승자를 배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송병구나 허영무가 해줘도 좋고요. 일단 프로리그와 개인리그 모두 세 번째 우승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아이를 셋까지 낫겠다는 목표는 아직 없습니다(웃음)."

잠도 부족하고 몸도 힘들지만 아직도 e스포츠 일이 좋다며 환하게 웃던 최우범 코치. 데일리e스포츠 창간 3주년 인터뷰로 '3'과의 인연을 계속 이어갔으니 그가 목표한 프로리그 3번째 우승, 개인리그 3번째 우승을 모두 이뤄내기를 바라봅니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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