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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레이티 "e스포츠계와의 의리 평생 지킨다"

[피플] 레이티 "e스포츠계와의 의리 평생 지킨다"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 시즌1에서 사전 MC로 활약하고 있는 신인 걸그룹 레이티.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시즌1은 이전 시즌과는 달라진 점이 많다. 1년 단위 리그가 아니라 시즌1과 시즌2로 분리되어 운영하고 8개의 게임단이 참가하며 에이스 결정전이 없어지면서 중복 출전이 되지 않는 등의 변화도 있지만 걸그룹과 함께한다는 점에서 다른 시즌과 차별화된다. 3주전부터 프로리그는 신인 걸그룹 레이티(Lay.T)와 함께하면서 상당히 화사해졌다.

레이티는 프로리그에서 경기를 앞둔 각 팀의 사령탑과 인터뷰를 하는 역할을 맡았다. 경기에 임하는 각오와 이번 경기의 핵심은 무엇인지를 시청자와 현장 팬들에게 전하는 리포터 역할이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미흡한 면이 보이기도 하지만 특유의 붙임성으로 나날이 진일보하고 있다.

프로리그를 통해, e스포츠와 게임을 통해 이름을 알려가고 있는 레이티를 직접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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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


◆독특한 이름 눈에 띄네
레이티는 5인조 여성 걸그룹이다. 우선 이름부터 눈에 띈다. 차례대로 소개를 하자면 아름, 다은, 우리, 나라, 사랑이다. 한꺼번에 붙여서 부르자면 '아름다운 우리나라 사랑'이다. 30대 중반에 들어선 기자 입장에서는 단번에 외워지는 이름을 갖고 있어 감사하기 그지 없다.

"팬들의 머리 속에 한 번에 각인될 수 있도록 소속사에서 예명을 붙여주셨어요. 저희도 대만족이고요. 그룹의 경우 예명을 쓰는 경우가 많아서 헷갈리기 쉬운데 저희는 '아름다운 우리나라사랑'이라고 하면 쉽게 외워질 수 있잖아요."

구성원들의 이름과 얼굴을 단숨에 외운 기자는 '레이티'라는 그룹의 이름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 여성을 뜻하는 레이디면 레이디지, 왜 레이티인지 궁금했다. 혹시 레이트 메카닉을 줄인 말은 아닐까라는 말도 안되는 셀프 풀이도 해봤던 기자는 그들에게 물었다. 왜 레이티인지.

"여성을 뜻하는 레이디와 티스코를 말하는 티를 합성한 말이에요. 티스코라는 말이 궁금하실텐데요. 트로트와 디스코를 엮어서 만든 신조어입니다. 트로트처럼 한국적인 음률을 갖고 있으면서도 디스코처럼 경쾌하고 신이 나는 음악을 하겠다는 뜻이에요."

레이티의 타깃층은 10대 걸그룹들과는 확연히 차별화된다. 보통 1020의 젊은 남성들을 공략하겠다는 목표를 세우지만 이들은 1080을 모두 팬으로 만들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있다. 트로트처럼 어른들도 흥얼 거릴 수 있으면서 경쾌한 리듬을 담아 젊은 세대들에게도 공감을 얻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멤버들의 이름도 모든 세대가 외우기 쉽게 '아름다은 우리나라 사랑'으로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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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은


◆게임과의 인연
걸그룹에게 결례가 될 수도 있지만 나이가 궁금해졌다. 고등학교에 재학중이거나 갓 졸업한 10대 중후반으로 그룹을 만드는 것이 최근의 트렌드이지만 죄송스럽게도 레이티는 그보다는 나이가 많아 보였다. 성숙미까지는 아니지만 사회 생활을 어느 정도 해본 인상이었다. 기자의 예상처럼 레이티는 모두 20대 초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름이 1987년생, 다은이 1985년생, 우리가 1986년생, 나라가 1986년생, 막내 사랑이 1988년생이다. 나이가 공개되는 것에 대해 레이티 멤버들은 "개의치 않아요. 사실인데 숨길 일이 없다"라며 여느 걸그룹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졌다. 다소 늦은 나이에 걸그룹을 구성한 것에 대한 궁금증의 연장선이다.

아름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 다니고 있다. 전공은 호른이다. 갸냘픈 몸매에 상반신만한 호른을 들고 연주하는 모습이 쉽게 그려지지 않지만 중학교 때부터 호른을 연주한 실력파다. 음악 전공자답게 리듬 액션 게임인 '알투비트'에 푹 빠져 산다. 중독성이 강하지만 음악과 연을 이어갈 수 있어 즐겁게 게임을 하고 있다고 했다.

다은의 전공은 피아노다. 예고를 나왔고 클래식 피아노를 계속 연주하다 실용음악과에 진학하면서 대중 음악쪽으로 선호했다. 대학 재학 시절 중고등학생들의 피아노 레슨 선생님을 병행했을 정도로 실력이 좋다. 가르치기만 하기 보다는 직접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뒤늦게 오디션을 봤고 합류했다고 했다. 아름과 마찬가지로 음악 게임을 좋아할 것 같았지만 '드래곤볼 온라인'의 광팬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스케줄을 소화하는 짬짬이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 스도쿠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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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우리는 음악과 상관 없는 미대를 나왔다. 경력을 보면 특이하다고 무릎을 칠 수밖에 없다. 신규 e스포츠 종목으로 각광을 받았던 철권 리그에서 라운드걸로 활동했다. 1차부터 5차까지 3년 동안 라운드걸을 맡았고 군인과 남성팬들이 상당 수 있다. 우리가 좋아하는 게임은 '아이온'이다. 데뷔하기 전 틈틈이 배웠고 남동생과 함께 P V P도 가끔 뛴단다. 가족마다 PC가 한 대씩 있어서 '서든어택'도 즐긴 적이 있다고. 실제로 온라인상에서 클랜전에 참가할 정도의 실력자다.

나라는 지일파다. 호텔경영학을 전공하면서 일본어를 익혔고 우리와 비슷하게 4차부터 6차까지 철권 리그에서 라운드걸로 e스포츠와 인연을 맺었다. 철권의 라운드걸을 맡으면서 배운 철권 실력이 상당하다. 스타크래프트도 한 때 열심히 배웠다는 나라는 테란으로 플레이하다가 프로토스에게 너무나 많이 패하면서 프로토스로 종족을 바꿨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사랑은 경영과 광고를 전공했고 호주에서 2년 가량 유학을 하면서 만약 해외에 진출할 경우 영어권 통역을 맡기로 했단다. 게임과 가장 오래 인연을 맺은 사랑은 단계별로 즐겼던 게임을 소개했다. 초등학교 때에는 '알라딘'과 '고인돌가족' 등 PC 패키지 게임을 좋아했지만 중학교에 들어가며 '프린세스 메이커'로 전향했다. 고등학교 때에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에이지오브엠파이어'에 빠져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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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프로리그 매력에 빠지다
레이티 멤버 가운데 프로리그에서 MC로 나서는 사람은 2명 뿐이다. 우리와 사랑이 주말 경기를 하나씩 맡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두 명밖에 나서지 않지만 동료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기에 관심은 대단하다. 한창 연습을 하다가도 프로리그 시간이 되면 만사 제쳐두고 TV 앞에 앉아서 동료들의 모니터에 나선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경기 내용과 화면에 나서는 프로게이머와 감독, 팀에 관심을 갖게 됐고 커피에 설탕이 녹아 들듯 빠져들고 있다.

프로리그 MC를 맡고 있는 우리는 8게임단의 팬이다. 주훈 감독과 인터뷰를 하면서 대단히 열정적인 분이고 카리스마가 대단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터뷰를 위해 사전에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제동과 대화를 나눴다는 우리는 "대기실에 있을 때에는 터울이 별로 나지 않는 남동생처럼 느껴졌는데 경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팬이 됐다"고 했다. 모니터를 잡아 먹을 듯한 눈빛과 집중했을 때 하얗게 변하는 피부가 정말 매력적이라고 했다.

사랑은 공군 에이스를 관심에 두고 있다. 첫 인터뷰 상대가 공군이었던 사랑은 송동균 감독이 제복을 입은 모습에 반했다. "몇 살인지 물어보지 않았지만 나이가 어려 보였고 선수들에게는 큰형처럼 대하면서도 팀을 지휘하는 모습이 매우 절도 있었다"고 좋아하는 이유를 밝혔다. 선수 중에서는 임진묵이 눈에 들어왔다는 사랑은 혹시 정일우와 닮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외모보다도 전체적인 분위기가 좋았다. 경기에서는 집중하면서도 벤치에 들어오면 환하게 웃으면서 동료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나라는 SK텔레콤 T1 김택용의 팬임을 자처해다. 얼굴이 잘생겨서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친 나라는 "외모만으로 보면 게임을 잘할 것처럼 보이지 않지만 화려한 플레이로 상대방을 억누르는 모습에 반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다은은 삼성전자 송병구가 자기 스타일이라고 했다. 게임할 때는 범접하기 어려울 정도로 날카롭지만 무대에서 내려오면 친근하고 포근하게 이미지가 변하는 모습이 좋다고 했다. 일할 때 집중하고 평소에는 수더분한 스타일의 남성을 이상형으로 갖고 있었기에 딱 들어맞는다고 보탰다.

아름은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에 빠지지 않기 위해 절제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멤버들과는 달리 한 번 빠지면 직종을 바꿀 정도로 심하게 녹아들기 때문이라고 밝힌 아름은 "스타크래프트의 매력에 발을 담그면 레이티를 그만둘 것 같아 무섭다"며 "프로게이머 아름으로 다시 인터뷰를 하게 될 것 같아 접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프로리그 이야기가 한창 진행될 때 에피소드에 대해 물었다. 갑자기 사랑의 얼굴이 붉어지면서 동료들에게 이야기하지 말아달라며 허둥댔다. 동료들에게 물었더니 박장대소를 터뜨리면서 배꼽을 잡았다.

"사랑이 공군 에이스 팀을 인터뷰하고 돌아왔는데 컨셉트를 굉장히 잘 잡았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선수들 머리가 다 짧고 감독은 양복이 아니라 제복을 입고 있어서 매력적이라고 했어요. 무대에 올라가서는 경례를 붙이는데 정말 멋지더라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들이 군 소속 팀이라서 그렇게 입었고 거수 경례를 하는 거라고 설명했더니 그 때 상황을 이해했더라고요. 그 전까지는 팀의 마케팅 전략상 머리를 짧게 자르고 일부러 딱딱하게 행동하는 거라고 생각했대요."

듣는 기자도 배꼽을 잡고 웃었다. 젊은 여성들이 절대로 경험하지 못한 세계이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웠음이 틀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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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등장음악으로 써주세요
레이티는 아직 음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겠다고 계획을 세워놓았기에 어떤 사이트에도 음원을 올리지 않았다고 했다. 레이티의 타이틀곡은 '말랑말랑'과 '나 잡아봐라' 등 두 곡이다.

"'말랑말랑'과 '나 잡아봐라' 모두 가사가 고우면서도 밝고 희망적이에요. 어른들이 좋아할 만한 트로트 박자에 샤방샤방한 비주얼, 시원한 댄스를 컨셉트로 잡고 있어요. 저희가 추구하는 티스코라는 새로운 장르에 적합한 노래들입니다. 한 번만 들으셔도 귀에 착 감기는 멜로디를 갖고 있어요. 10대부터 80대까지 아우를 수 있는 곡이에요."

레이티는 프로게이머들에게 희망 사항도 밝혔다. 이번 시즌부터 선수들이 경기석에 앉으면 자신을 대표할 수 있는 곡이 현장에 들리는데, 레이티의 노래를 등장 음악으로 써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말랑말랑'은 CJ 엔투스의 신상문 선수가 써쭸으면 좋겠어요. MSL인가 조지명식에서 신상문 선수가 여장을 하고 나와서 오렌지캬라멜의 노래에 맞춰 입장하는 모습을 봤는데 딱 레이티의 컨셉트더라고요. 이기고 내려와서 '말랑말랑'에 맞춰 댄스 세리머니도 해주길 바랍니다."

'나 잡아봐라'는 KT 롤스터 이영호에게 잘 맞는 노래라고 설명했다. KeSPA 랭킹 1위인 이영호가 이 노래를 쓰면 다른 선수들이 자극 받아서 더 열심히 연습할 거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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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와의 의리 끝까지 지킨다
레이티는 게임, e스포츠와 인연이 깊다. 우리와 사랑이 철권 리그에서 라운드걸로 큰 인기를 얻었던 것은 둘째 치고 레이티 결성 이후 첫 공식 행사가 대한민국게임대상에 초청 가수로 나섰기 때문이다. 이후 레이티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WCG 2011 그랜드 파이널 행사에서 CJ 엔투스와 삼성전자 칸의 경기에 무대에 올랐고 최근에는 프로리그에서 MC로 활동하면서 게임, e스포츠 업계와의 이연을 이어가고 있다.

"e스포츠가 저희에게는 무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셨어요. 아직 본격 데뷔도 하지 않은 저희들에게 큰 배려를 해주신 거죠. 프로리그 현장에서 만나는 팬들도 저희를 따뜻하게 대해주시고 게임단 분들도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레이티도 e스포츠 업계가 존재하는 그날까지 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2012년부터 음원을 공개하며 본격적으로 활동에 나설 예정인 레이티는 아무리 스케줄이 바빠도 프로리그 주말 행사만은 빠지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 인기를 얻더라도 e스포츠 팬들과 만나는 행사에는 반드시 모습을 나타내겠다고 했다.

"레이티가 꾸려질 때 회사 분들이 두 가지를 꼭 지켜 달라고 했어요. 연예인이지만 인간으로서 가져야 하는 예의와 의리는 반드시 지켜달라고요. 최고의 인기를 얻더라도 도움을 준 사람들을 잊지 않고 초심을 지키라는 말씀이었어요. e스포츠가 레이티의 시작을 끊어준 만큼 평생 e스포츠계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활동하겠습니다. e스포츠 파이팅! 레이티도 파이팅!"

여자의 입에서 나오기 어려운 의리와 예의를 언급하는 동안 레이티의 표정은 진지하기 그지 없었다. 레이티가 가수로, 연예인으로 성공함으로써 e스포츠를 널리 알리는 홍보 대사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SK텔레콤과 함께하는 e스포츠 세상(www.sktele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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