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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스파이럴캣츠 오고은 "할머니가 되도 코스프레 할 거에요"

[피플] 스파이럴캣츠 오고은 "할머니가 되도 코스프레 할 거에요"
"스파이럴 캣츠를 통해 코스프레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저변이 확산되길 바랍니다."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코스튬플레이(이하 코스프레) 프로팀 스파이럴 캣츠의 리더 '타샤' 오고은은 경력 13년의 베테랑이다. 윤미래를 좋아해 그녀의 애칭인 '타샤'를 닉네임으로 정했다는 오고은은 코스프레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며 팀에 대한 애정도 각별했다.

지난 4일 열린 아주부 리그오브레전드 더 챔피언스 스프링 2012 16강 C조 나진e엠파이어와 NEB의 경기에 앞서 카타리나 코스프레를 선보여 전세계 시청자들의 시선을 한몸에 사로잡은 오고은은 "할머니가 되어서도 코스프레를 하고 싶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코스프레에 빠지다
지금은 상당한 퀄리티의 의상을 제작해 입고 능숙하게 포즈를 취하는 오고은이지만 그녀도 햇병아리 시절이 있다. 어린 시절 만화잡지를 보다가 일본의 문화를 소개하는 란에서 처음 코스프레를 본 오고은은 상당한 문화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한 눈에 반해 당장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그 어린 나이에 어디서 용기가 났는지 모르겠는데 천을 사겠다고 혼자 남대문 시장에 갔어요(웃음). 목걸이는 지점토로 만들어 물감을 칠했고 실내화에다 천을 싸서 부츠를 만들었죠. 아는게 하나도 없었지만 정말 재미있었어요."

오고은은 1999년 코믹 월드 3회에 출전하면서 처음 코스프레에 발을 디뎠다. 첫 출전에는 부모님과 동생의 도움이 컸다. 아무 것도 모르는 백지상태였지만 부모님과 함께 손바느질로 의상을 만들었고 동생은 악세사리 제작을 거들었다. 그 때 '몽환전설'의 주인공을 코스프레했다는 오고은은 그 시절을 회상하며 빙그레 미소 지었다.

"아침 9시에 가서 저녁 7시까지 7장의 사진에 나왔어요. 누군가 나에게 와서 '우와 몽환전설이다! 사진 찍어주세요'라는 말을 들으니까 정말 기분이 좋더라구요. 그날 하루를 위해 일주일 동안 고생했는데 지금 그걸 만드려고 하면 하루만에 다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오고은은 꾸준히 코스프레를 해오다 지난 2009년 '렌' 이다영과 스파이럴 캣츠를 결성하고 좀 더 전문적으로 코스프레를 하기 시작했다. 스파이럴 캣츠는 2010년 '토미아' 김정훈이 들어오고 2011년 '미유코' 강윤진을 영입하면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 팀은 멤버들의 개성이 뚜렷하다는 매력을 갖고 있어요. 강윤진은 히로인 타입이고 김정훈은 귀여운 캐릭터죠. 저는 주로 일명 누님형 캐릭터를 맡고 있어요(웃음). 각자 서로 다른 매력을 갖고 있는 스파이럴 캣츠는 코스프레하기에 최적화된 팀이라고 생각해요. 2012년에는 두 명 정도를 뽑을 예정이니 프로 코스튬 플레이어를 지망하시는 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웃음)."

◆한국 대표로 세계 대회에 나가다
오고은은 지금까지 코스프레를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로 지난 2011년 월드코스프레서밋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것을 꼽았다. 한국이라는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코스프레를 진지하게 즐기는 전세계의 코스튬 플레이어들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설렜다고.

"저는 처음에 다른 나라 대표들을 보면서 경쟁자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우리가 무대를 마치고 내려오니 다른 참가자들이 박수를 쳐주는거에요. 가발과 의상 때문에 땀을 많이 흘리니까 아이스팩을 줬고 피곤한 기색을 보이니까 부축해주며 격려해주더라구요. 그들과 경쟁해야겠다고 생각한 내가 부끄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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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2011 월드코스프레서밋에 출전한 오고은. (사진제공=스파이럴캣츠)

오고은은 참가자와 관중들이 무대를 지켜보며 모두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총 19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한국은 4위를 차지했다. 대회가 끝나고 서로 말은 통하지 않지만 코스프레라는 주제로 웃고 떠들 수 있어서 행복했다는 오고은.

"코스프레 경력 11년 만에 처음 그런 대회를 나가봤어요. 세계에는 정말 많은 코스튬플레이어들이 존재하고 그들의 실력에도 감탄했습니다. 정말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도 꼭 나가고 싶어요."

◆LOL과 맺은 인연
스파이럴 캣츠는 현재 나진e엠파이어 게임단의 마스코트 모델로도 활동 중이다. 나진e엠파이어가 생기고 스파이럴 캣츠가 마스코트 모델로 선정된줄 알았지만 사실 나진산업 이석진 대표가 LOL팀을 만들고자 EDG(현 나진e엠파이어)선수들과 접촉할 때 스파이럴 캣츠에게도 연락을 했다고 한다. 오고은은 나진산업 이석진 대표의 연락을 받은 것을 행운이라고 여긴다.

"나진e엠파이어 창단식이 3월에 있었는데 그 때 선보일 코스프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했어요. 물론 반응은 폭발적이었죠(웃음). 처음 이석진 대표님을 만나고 다음 미팅 때 그동안 우리가 한 결과물들을 보여드렸죠. 그랬더니 '이 팀은 프로로 활동해도 손색이 없겠다'라고 하시며 지원해주시기로 결정하셨죠. 팀 결성 후 3년 동안 꾸준히 한 것이 올해 결실을 맺은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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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e엠파이어 창단식에서 카타리나 챔피언의 코스프레를 선보인 오고은.

아주부 LOL 더 챔피언스는 전세계에 생중계된다. 스파이럴 캣츠는 카타리나와 소나 코스프레로 세계 LOL 팬들의 눈에 각인됐다. 그 후 한국에는 프로팀마다 코스프레팀들이 있냐는 질문이 쏟아졌다고 한다. 오고은은 프로 코스프레팀이 설 수 있는 자리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전에 라이엇게임즈 개발자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 분이 프로 코스프레팀이 많은 편이냐고 물으셨어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코스프레가 일반 대중들에게는 생소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열심히 활동해 인식을 바꾸고 싶어요. 사실 우리 팀은 그동안 사진 위주로 가던 팀이었어요. 하지만 프로팀으로 활동하려면 퍼포먼스에도 신경을 써야할 것 같아요. 언젠가 무대에서 한번 빵 터트릴거에요(웃음). 공연 시간은 짧게 기억은 오래 남게 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싶어요."

오고은은 LED 등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았던 효과들을 사용해보고 싶다고 한다. 또 부가적인 소품이나 연기로 퍼포먼스를 연출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고 덧붙였다.

◆코스프레에 대한 인식 바꾸고파
강윤진의 아리 코스프레가 '대박'을 치며 스파이럴 캣츠의 인지도가 급상승했지만 오고은은 아직 게임 이용자들은 자신들을 잘 모를 것이라며 몸을 낮췄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스파이럴 캣츠를 안다고.

"좀 더 우리를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웃음). 코스프레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진 분이 계시다면 저를 통해, 스파이럴 캣츠를 통해 변화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하기위해 노력도 할 겁니다. 우리가 열심히 한다면 진심은 통할 거라고 생각해요."

오고은은 평생을 코스프레와 함께 하고 싶다. 점차 나이가 들수록 코스프레 할 수 있는 캐릭터는 줄어들겠지만 할머니가 되어서도 무대에 서고 싶다고 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등장하는 할머니 역할까지 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어느 정도 현역으로 활동하는게 힘들어지면 그 뒤로는 진행자로서의 능력을 키우고 후배 양성에 힘쓰고 싶어요. 스케줄도 관리하고요. 그 때는 스파이럴 캣츠 멤버도 많아지겠죠(웃음)?"

오고은은 자신이 갈 길을 코스프레로 정했고 누가 뭐라해도 그 길을 묵묵히 걷고 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가슴에 아로새기고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오고은. 코스프레에 대한 그녀의 뜨거운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피플] 스파이럴캣츠 오고은 "할머니가 되도 코스프레 할 거에요"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사진=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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