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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노트] 김민철-김명운 "절친? 원수? 아주 특별한 사이"

[절친노트] 김민철-김명운 "절친? 원수? 아주 특별한 사이"
'절친'이라는 단어는 대부분 정말 친한 친구, 절대 헤어질 수 없는 소중한 친구 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따라서 두 사람의 관계가 절친이라고 불리려면 사람들이 인정할 정도의 친분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 도저히 정의 내리기 힘든 두 사람이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정말 친해 보이기도 하지만 인터뷰에서 서로를 비난(?)하는 모습을 보면 원수 같기도 하고요. 나이 차이를 보면 형과 동생이지만 가끔 보면 동생이 형 같고 형이 동생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주변 사람들은 두 사람을 어떤 사이라 정의 내리기는 너무나 어렵다며 손을 내젓곤 하죠.

서로 꼬투리만 잡으면 비난(?)하기 바쁜 두 선수. 성도 같고 생김새도 비슷해 가끔 형제가 아니냐고 오해도 받는 두 선수는 바로 웅진 김명운, 김민철입니다. 두 선수가 만나면 팬들이나 관계자들 모두 기대에 찬 눈으로 쳐다보게 됩니다. 오늘은 또 어떤 재미있는 발언으로 우리를 재미있게 해줄지 기대하곤 하죠.

김민철과 김명운. 과연 두 선수는 서로 싫어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진짜 친한 것일까요? 아니면 서로 숨겨놓은 다른 마음이 있는 것일까요? 지금까지 털어놓지 않았던 두 선수의 재미있는 이야기 속으로 지금부터 함께 들어가 보겠습니다.

◆우리는 어떤 사이?

DES=오랜만에 팬들과 만나는데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김민철=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 연습하느라 정신 없었어요. 게다가 중간에 듀얼 토너먼트 때문에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까지 연습하느라 힘들었죠. 이번 비시즌 동안에는 저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 선수들도 모두 연습하느라 모든 시간을 소요했을 거에요.

김명운=저도 (김)민철이랑 같은 나날을 보냈어요. 하지만 약간 다른 것이 (김)민철이와 연습하면서 상처를 많이 받고 지냈어요. 게임에서 지고 나면 GG도 안치고 나가고 수고했다는 말도 안 하고 마음이 아팠죠.

김민철=또 시작이라니까. 다 장난인데 만날 인터뷰 할 때마다 저렇게 말한다니까요. 자기도 막상 항복 선언 안하고 나갈 때가 태반이면서 말이에요.

김명운=너는 장난일지 모르지만 나는 상처 받는다고. 그리고 네가 먼저 그런 장난을 쳤으니까 나도 복수로 따라 한 거지.

DES=설마 동생이 먼저 그런 장난을 했을 리는 없잖아요.

[절친노트] 김민철-김명운 "절친? 원수? 아주 특별한 사이"

김명운=그러니까요. 그래서 저도 신기하다니까요. 이해도 안되고요. 어떻게 동생이 형에게 먼저 이럴 수 있는지 슬플 따름이에요.

김민철=이렇게 아무 것도 아닌 일을 크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니까요.

DES=초반부터 역시 두 선수의 신경전이 치열하네요. 이런 것을 보면 두 선수는 철진이라기보다는 왠지 서로 원수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김민철=장난을 많이 치니까 친한 것 아닐까요? 그런데 지금 친하다는 말을 제대로 못하겠는게 만약 제가 친하다고 말하면 바로 다음에 (김)명운이형이 친하지 않다고 말해서 저를 민망하게 만들 거란 말이죠. 그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말을 못하겠어요.

김명운=저는 무조건 친하다고 생각했고 친하다고 말하려 했는데 나만 (김)민철이를 친한 동생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정말 슬프네요.

김민철=내가 이럴 줄 알았어요. 우리 인터뷰 순서를 바꾸면 안될까요(웃음)?

DES=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도 서로 어색해 지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절친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긴 하네요. 서로 진지한 이야기도 나눈 적이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김명운=생각해 보면 그런 적은 별로 없어요. 원래 성격이 힘들어도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에 (김)민철이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에게도 이야기 한 적이 아예 없어요.

김민철=프로게이머를 하면서 정말 힘든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생각해 보니 제가 뭔가가 정말 힘들어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 놓은 적이 없네요. 가끔 정신력이 흔들릴 때는 (김)남기형과 이야기를 한 적은 있는데 저 역시도 누군가에게 힘든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편이에요.

물론 한동안 많이 패하면서 정신력이 무너졌을 때가 있었는데 그때 하필이면 (김)명운이형도 연패에 빠져서 힘들었던 시기였거든요(웃음). 그래서 말하지 못했던 것도 있어요. 게다가 이런 충고는 코치에게 듣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김)남기형을 이야기 상대로 선택했던 것 같아요.

김명운=(김)민철이가 절친이든 원수이든 모든 것을 인정하는데 스승과 제자 사이라는 것은 절대 인정하지 않더라고요. 그 점이 조금 서운하기도 해요.

김민철=제 스승은 (김)남기형이라니까요(웃음).

◆김명운은 김민철에게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DES=많은 사람들이 김명운이 김민철을 가르쳐줬다고 알고 있는데 사실이 아닌가요?

김명운=원래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도 잘 못하고 다른 사람을 보는 눈도 별로 없어요. 다른 사람 경기를 봐도 분석하는 것조차도 정말 못해요. 제 게임만 하는 편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알려줬어요. 그런데 고마움을 모르더라고요.

김민철=저는 뒤에서 보기만 했거든요. 배운 것이 없으니 고마움을 모르는 거죠(웃음). (김)명운이형이 뭔가를 알려줬다기 보다는 제가 알아서 배운 거라고 봐도 무방하죠.

김명운=운영 전반이나 컨트롤, 상황 탄단 등을 모두 가르쳐줬는데 뭔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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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철=알려준 것이 20%였고 내가 보면서 배운 것이 70%였습니다. 당당히 말할 수 있어요(웃음). 사실 처음 팀에 들어왔을 때는 개념이나 많은 것들을 (김)준영이형에게 배우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게임을 따라 하기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김)명운이형 게임은 이상하게 따라 하기 쉬워요(웃음).

그리고 그 당시에는 (김)명운이형보다 (김)준영이형이 더 잘했습니다(웃음).

김명운=추후에 (김)민철이는 (한)상봉이 스타일도 흡수하는 등 점차 발전했죠. 저는 피지컬이 안 돼서 따라 하기 힘들었어요. 사실 제가 빠른 손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김)준영이형이 '내가 네 손이었으면 우승 몇 번은 더했다'고 하더라고요. 요즘은 (김)민철이를 보면서 제가 같은 말을 하고 있는 것이 웃기긴 하지만요(웃음).

이제동 선수는 디파일러, 럴커, 저글링을 섞어 쓰지만 저는 손이 느려서 히드라를 럴커로 변신시키지 못해요. 그래서 디파일러와 히드라, 저글링 조합을 사용하다 보니 테란전에서 조금씩 무너지는 것 같기도 해요. 제가 (김)민철이만큼 손이 빨랐다면 벌써 우승 두 번은 했습니다(웃음).

김민철=아마 2년 후에도 제가 누군가에게 같은 말을 하고 있겠죠(웃음).

DES=확실한 것은 김민철 선수가 김명운 선수에게 배운 것은 맞네요. 보고 배운 것도 분명 배운 것이니까요. 최근 김명운 선수가 조금씩 무너진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속상하겠어요.

김민철=사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기도 해요. 정말 잘하거든요. 연습 때는 어떻게 방송에 나가면 질 수가 있지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솔직히 속상하기도 해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김)명운이형이 잘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아마 제가 제일 크지 않을까 생각해요. 진심으로 잘했으면 좋겠어요.

김명운=그래도 아직은 쓸만해요(웃음). 잘하고 싶은데 안 될 때가 정말 많아요. (김)민철이에게 더 좋은 모습 보여줘야 저를 스승으로 인정할 텐데 말이에요(웃음).

DES=요즘은 웅진 에이스가 김민철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김명운 선수 입장에서는 서운하 지 않아요?

김명운=(김)민철이에게 빼앗겨 속상한 것이 아니라 내가 못해 속상해요. 밀린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내려왔다는 사실이 더 마음이 아프지 (김)민철이 때문이라고 생각해 본 적 한번도 없어요.

그런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은 항상 해요. (김)민철이와 계속 서로 디스하는데 어느 순간 내가 정말 못하게 되면 더 이상 장난 칠 수도 없잖아요.

김민철=저 역시도 아직 에이스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잠시 (김)명운이형이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만약 차기 시즌 (김)명운이형이 더 잘한다 하더라도 전혀 원망하지도 않습니다. 사실 매번 서로 디스하기도 하지만 예전에 느꼈던 존경심이 아주 없어진 것은 아니에요. 솔직히 개인리그 커리어도 거의 없고 이번 프로리그에서 경기가 많았던 것도 아닌 상황이기 때문에 (김)명운이형을 앞질렀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김명운=사실 아직이긴 하죠(웃음). 농담이고 (김)민철이가 진짜 인정 받기 위해서는 이뤄야 할 부분들이 있어요. 실력은 충분한데 아직 이뤄놓은 것이 없으니 앞으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 가면서 앞으로 계속 잘해나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이번 시즌 스타리그에서 이영호를 꺾고 우승하게 된다면 아마 (김)민철이를 다시 보지 않을까 생각해요.

◆두 사람의 성격이 바뀐 이유는?

DES=처음에 김민철 선수를 봤을 때는 무척 무뚝뚝했는데 김명운 선수와 티격태격 하면서 점점 성격이 밝아지는 것 같아요. 그런 이야기 많이 듣죠?

김민철=그래도 친해지면 무뚝뚝함이 조금은 사라져요(웃음). 아무래도 방송을 자주 하다 보니 어떻게 하면 재미있는지 알게 된 거죠. 천편일률적인 답변만 하면 정말 재미 없더라고요. 재미있게 인터뷰를 이끌어 가다 성격도 바뀐 것 같아요.

김명운=이미지가 있으니 방송에서 약하게 하는 거에요. 평소에는 더 심하기 때문에 서로 디스하는 것에 대해 기분이 상할 필요가 없어요. 숙소에서는 욕도 하는데요(웃음).

김민철=내가 언제 욕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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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운=만날 하잖아. 내가 불러도 대답도 안 하고.

김민철=바쁜데 말 거니까 그런 거지.

김명운=전혀 바쁘지 않을 때도 대답 안 하잖아.

김민철=사람의 기분을 좋지 않게 하는 말투로 부르니까 그렇지. 대답하면 분명 장난 칠 것 같은 느낌이 오는데 뭣 하러 대답을 하겠어. 안 그래?

김명운=밥 먹었냐고 물어봤을 때도 대답 안했잖아.

김민철=그런 질문은 단 한번도 한 적 없잖아. 자꾸 연습 못하게 방해만 하고. 내가 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얼마나 많이 당했는데.

DES=그런데 후배들은 김민철 선수도 김명운 선수랑 별로 다르지 않다고 하던데요?

김민철=어쩌다 보니 저도 (김)명운이형에게 하던 짓을 후배들에게 하고 있더라고요(웃음). (윤)지용이에게 해봤는데 솔직히 재미있어요(웃음). 커피 타오라고 시키기도 해요. (김)명운이형이 하는 데로 그대로 하고 있습니다.

김명운=커피 타오라고 시킨 적은 없어!

김민철=형이 시킨 적이 없는 게 아니라 형이 시켜도 내가 안 했던 거지(웃음).

김명운=커피를 타오라고 한 적은 없다고. 쓰레기 버리라고 그냥 커피 컵 놔둔 적은 있지(웃음).

김민철=쓰레기 주면 버린다고. 형을 보고 동생들이 다 배우는 거라니까. 내가 형한테 잘 못 배운 것뿐이야. 이것은 (김)명운이형의 부주의라고 볼 수 있다고. 사람들이 (김)명운이형이 천사라고 하지만 악마에 더 가까운 것 같아.

김명운=내가 천사지. 말이 돼?

김민철=이미지 관리지, 천사 같다는 느낌은 한 번도 받아 본 적 없다고. 모든 것이 이미지 관리잖아. 진짜 카메라가 있으면 철저하게 연기하는 모습이 가끔 소름 돋아. 정말 무섭다고. 오죽하면 팀에서 (김)명운이형에게 '올해의 연기 대상'감이라고 이야기 하잖아.

김명운=그거야 얼굴이 연기자 감이니 그런 것 아니겠어(웃음)? 법 없이도 살 사람에게 왜이래. 네가 옆 자리에 앉으니까 나도 모르게 장난치고 싶어서 그런 거지.

김민철=생각해 보니 나한테만 그런 것 같네(웃음).

◆그들만의 대화법

DES=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두 선수가 서로 디스 하는 것은 그저 대화의 일 부분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김민철=사실 서로 누군가에게 막말할 성격은 아니에요. 그런데 (김)명운이형과 이야기 나누면서 점점 뻔뻔해지기 시작했어요(웃음). 그저 남자들끼리 낯간지러운 말 보다는 서로 뭐라 하는 것이 더 어색하지 않잖아요.

김명운=그건 맞는 말이에요. 남자들은 친한 사람들끼리 오히려 더 막말해요(웃음). 그저 저희가 친하기 때문에 선택한 대화법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아마 계속 이런 대화법으로 저희가 친한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DES=프로게어머 생활을 끝내고 난 뒤에 두 선수가 어떻게 지낼지 정말 궁금하네요.

[절친노트] 김민철-김명운 "절친? 원수? 아주 특별한 사이"

김민철=(김)명운이형이 해남에 내려가게 된다면 힘들겠지만 서울에서 지내게 되면 자주 연락하면서 계속 친하게 지내지 않을까 생각해요.

김명운=아직 프로게이머를 그만 둔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해남을 내려 갈지 안 내려 갈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김)민철이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제가 갈 때가 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서글프네요(웃음).

김민철=내가 먼저 그만둘 일은 없을 테니까요(웃음). 군대도 가야 하고 나보다 더 일찍 프로게이머 생활을 마무리 하지 않을까요?

김명운=사람 일은 모르는 거라고(웃음). 내가 더 오래 해먹을 수도 있잖아. 내일 네가 바로 은퇴할 수도 있고(웃음).

DES=서로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주세요.

김명운=그냥 지난 시즌처럼만 잘해줬으면 좋겠어요. 정신력 꽉 잡고 시즌 막판까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 진짜 멋진 선수가 될 것이라 생각해요.

김민철=이번 시즌에는 좀 잘해줬으면 좋겠어요. (김)명운이형이 잘해주지 않는다면 팀이 더 높은 곳으로 나갈 수가 없으니까요. 제발 팀에 도움이 되는 멋진 사람이 되길 바라요(웃음). 농담이고 둘 다 잘해서 저그 투 톱이 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저희 많이 응원해 주세요.

글=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사진=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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