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프로게임단인 콤플렉시티게이밍 소속으로 활동하던 이윤열이 은퇴를 선언했다. 임요환, 홍진호, 박정석과 함께 4대 천왕이라 불리며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 종목을 인기 가도에 올려 놓은 이윤열은 12년 동안의 프로게이머 생활을 마감하고 조만간 군입대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윤열은 스타1에서 대업을 남긴 선수다. 고등학생 때 데뷔한 이윤열은 '천재'라 불리면서 KPGA 투어 3회 연속 우승, 온게임넷 스타리그 3회 우승을 달성하며 역대 최다 개인리그 우승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온게임넷과 MBC게임의 양대 게임 방송사에서 개인리그가 진행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먼저 각 대회 3회 우승을 달성했고 이 기록은 2011년 이영호가 ABC마트 MSL을 우승할 때까지 깨지지 않았다.

이윤열이 달성한 기록은 이외에도 수두룩하다. 공식 개인리그 최다 결승 진출, 공식 개인리그 최다 진출, 데뷔 최단기 한국e스포츠협회 랭킹 1위, 공식전 최다전, 공식전 최다패, 상대 종족별 최다전, 최다패 등 한국 e스포츠계에 남긴 업적은 한 획을 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윤열과 한국e스포츠협회의 갈등의 골은 존재한다. 위메이드 폭스 소속으로 활동하던 이윤열은 2010년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이하 스타2)가 출시되고 나서 전향을 선언했다. 위메이드는 협회 선수 등록 규정에 따라 이윤열을 은퇴 공시했고 논란이 일었다. 이 때만 하더라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한국e스포츠협회가 지적재산권 문제로 신경이 날카로웠을 때였고 스타 플레이어였던 이윤열의 전향은 갈등을 증폭시켰다. 협회는 규정에 따라 처리했다고 밝혔지만 팬들의 비난이 쏟아지는 것을 피할 수는 없었다.

이후 스타2 종목으로 전향한 이윤열은 GSL 코드S에서 그다지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4강에 한 번 올라가긴 했지만 스타1 때 보여준 파괴력을 갖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도 전향 이후 계속 코드S 32강에 머무르면서 롱런했다.

기록을 중심으로 객관적으로 비교했을 때 이윤열의 전성기는 스타1 프로게이머로 남았을 때였다. 이윤열 덕에 스타1으로 진행되는 리그가 흥행했다고 해도 모자람은 없다.

오는 7월3일 열리는 티빙 스타리그 2012의 이벤트전인 레전드매치가 이윤열이 방송 경기로 뛰는 마지막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윤열의 은퇴식에 대해서는 온게임넷이든, 그래텍이든 확답을 내리지 않은 상황이다.

개인적으로는 한국e스포츠협회가 이윤열의 은퇴식을 치르는 게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온게임넷이 주관하는 스타리그에서 은퇴식을 하지 못하겠다면, GSL에서 일궈낸 성과가 많지 않기에 그래텍이 부담스러워한다면 협회가 나서는 것도 한 방법이다. 프로리그 무대에 초청해 경기를 시작하기 전 은퇴식을 해도 나쁘지 않다. 원소속팀이었던 위메이드 폭스가 해체되어 무대를 만들기 어렵겠지만 이윤열의 가치를 8개 게임단이 모를 리 없다.

협회는 특히 지난 5월 블리자드, 그래텍, 온게임넷과의 협약을 맺고 스타2 종목으로 e스포츠의 부흥을 이뤄내겠다며 협약을 맺었다. 단순한 사업 파트너가 아니라 e스포츠를 매개로 한 대승적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취지였다.

사실 이윤열이 스타1의 발전에 기여했던 것만 생각해도 협회나 온게임넷의 '통 큰' 행보는 필요하다. e스포츠의 대승적 발전이라는 것이 이러한 행보 하나하나가 모여 이뤄지는 게 아닐까.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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