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리그서 연패하며 자신감도 하락
스타2 코치 도입 등 팀 차원 도움 절실
김택용은 지난 5월말부터 시작된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시즌2 스타2 종목에서 아직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김택용의 스타1 성적은 여전히 좋다. 네 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3승1패를 기록하고 있으며 8게임단 진영화와의 경기에서 다크 템플러 러시에 의해 허무하게 패한 것을 제외하면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반면 스타2에서는 1승도 거두지 못하면서 힘이 빠진 모양새다. 5월27일 열린 CJ와의 경기에서 프로토스로 전향한 김준호에게 패했고 6월3일에는 삼성전자의 신예 테란 지동원에게 무너졌다. 18일에는 KT 주성욱에게 졌고 30일에는 CJ 신상문의 조합된 병력에 패했다. 7월9일에는 숙적 이영호에게 맥없이 패하면서 이번 시즌 5전 전패를 기록하고 있다. '택뱅리쌍'으로 구분된 선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스타2에서 1승도 따내지 못하면서 체면을 구긴 상황이다.
◆스타2 코치 부재가 악영향?
SK텔레콤은 스타1과 스타2가 병행되어 프로리그가 진행된다고 했을 때 스타2 코치를 영입하지 않았다. 최연성 코치가 빠진 상황에서도 시즌1에서 우승했기 때문에 코치진 변화 없이 시즌을 치를 계획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좋지 않게 흘러갔다. 시즌1에서 우승하는 과정에서 함께했던 차지훈 코치가 8게임단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코칭 스태프진에 구멍이 생겼고 이를 메우기 위해 SK텔레콤에서 선수로 활동했던 박대경을 영입했다.
문제는 박대경이 코치로서의 경험이 전무하고 군에서 제대한지 얼마되지 않아 합류했기에 스타1은 물론, 스타2에 대해서도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프로토스 전담 코치인 권오혁마저 군 입대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문제가 발생했다. 시즌1을 치를 때에도 군에 입대했던 권 코치는 불면증으로 인해 입대가 취소됐고 재입대를 기다리면서 SK텔레콤을 이끌었다. 면제 판정이나 입대 불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권 코치는 팀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SK텔레콤의 코칭 스태프 진용은 무너진 것이나 다름 없다.
SK텔레콤은 코칭 스태프진의 약화를 보강하기 위해 스타2 전담 코치 영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스타2 부적응이 불러온 부담감
김택용은 스타2에 적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스타1만으로 진행된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시즌1의 결승전을 치르기 위해 4월8일
까지 스타1만을 플레이했다. 이후 SK텔레콤이 하와이로 포상 휴가를 감으로써 스타2에 적응할 물리적인 시간이 모자랐다.
이번 시즌에 들어오기 전 SK텔레콤의 전력을 분석할 때에도 박용운 감독은 "주전 선수들의 스타2 적응 시간이 짧았던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다른 팀들의 경우, 특히 포스트 시즌에 오르지 못했던 웅진이나 STX는 3월 하순부터 본격적으로 스타2에 돌입하며 SK텔레콤이나 KT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습 시간이 길었기에 SK텔레콤이 경쟁력을 되찾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분석은 김택용에게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김택용은 시즌 초반에 출전한 스타2 경기에서 다른 선수들에 비해 이해도가 떨어지는 장면을 자주 노출했다. 김준호와의 경기에서도 병력 조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지동원과의 경기에서도 테란의 화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지 못하며 패했다.
스타2에서 2연패를 당한 이후 김택용은 자신감을 잃었다. 프로리그 메인 해설을 맡고 있는 김정민 해설 위원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스타2 종목을 뒤늦게 시작한 데에다 공식전에서 자주 패하면서 부담감이 가중된 것 같다"며 "김택용이 프로리그에서 스타1 종목에 출전할 때와 스타2 경기를 치를 때 경기석에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MLG 출전 오히려 독 됐나
김택용은 6월초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메이저리그게이밍 인비테이셔널에 참가했다. 이영호, 이제동, 송병구 등 택뱅리쌍이 모두 참가했고 그 과정에서 김택용은 김윤환, 이제동을 꺾으면서 결승까지 올라갔다. 이영호에게 결승전에서 0대2로 패하긴 했지만 김택용은 2명의 협회 소속 선수들을 꺾으면서 어느 정도 스타2에 적응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 대회가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다. 어중간한 실력을 보이고 있던 김윤환과 스타2에 대한 적응력이 완벽하다고 볼 수 없던 이제동을 제압하면서 올라간 김택용은 오히려 검증받을 기회를 잃은 셈이다. 당시 테란으로 플레이했던 김윤환은 스타2 테란 종족에 적응하지 못해 저그로 유턴을 선언했고 이제동 역시 선전하고 있기는 하지만 눈에 띌 정도의 실력은 아닌 상황이었다. 진정한 실력자들과 대결했고 패했더라면 김택용이 현실을 파악할 수 있었겠지만 어중간한 상황에서 상위 입상하면서 도전 정신을 놓친 격이 됐다.
당시 현장에서 김택용의 경기를 지켜본 한 스타2 전문 기자는 "김택용의 기본기가 탄탄하기 때문에 스타1을 플레이하듯 병력을 조합해도 이긴 것으로 보인다"며 "스타2에서 프로토스가 이기는 공식은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김택용 부활 가능성은?
SK텔레콤은 지난 7일 삼성전자 칸과의 프로리그 2라운드 경기에서 김택용을 출전시키지 않는 초강수를 뒀다. 시즌 개막 이후부터 정명훈, 어윤수와 함께 조를 구성하며 프로리그에 출전했던 김택용의 결장은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SK텔레콤은 김택용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방송 경기에서의 1승이 아니라 스타2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일이라고 판단, 김택용을 결장시켰다. 어차피 스타2로 출전해야 하는 타이밍이었기에 의도적인 인트리 제외였다.
삼성전자전에서 나서지 않은 김택용은 이틀 뒤인 KT전에 출전했지만 이영호에게 또 다시 패했다. 이틀 더 스타2에 매진했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 것임은 자명했지만 SK텔레콤이 김택용의 스타2 실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SK텔레콤 박용운 감독은 "김택용이 스타2에 적응하지 못했고 실력이 떨어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내부적으로 평가했을 때에도 스타1 때처럼 최상위급은 아니다. 그렇지만 본인이 스타2에서 대성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팀 차원에서도 전담 코치를 구하려고 노력하는 등 다방면으로 방법을 모색하고 있기에 살아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타1으로 최고의 반열에 올랐던 김택용이 스타2 부진을 털고 또 다시 정상권에 노크하는 일은 e스포츠계의 흥행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기사 수정했습니다. 좋은 지적 감사드립니다.
*SK텔레콤과 함께하는 e스포츠 세상(www.skteleco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