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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걸' 서연지가 간다] 온게임넷 위영광 PD "e스포츠로 제2의 한류 만들고파"

['스타걸' 서연지가 간다] 온게임넷 위영광 PD "e스포츠로 제2의 한류 만들고파"
안녕하세요. 스타걸 서연지입니다.

이제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는지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땀이 주르륵 흐르네요. 앞으로 계속 폭염 주위보가 발령된다고 하니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소나기까지 계속 예보돼 있으니 우산도 꼭 챙기시고요.

스타리그 결승전과 맞춰 스타리그 대부로 불리는 온게임넷 위영광 PD님과의 인터뷰를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스타리그 결승전이 한 주 밀려 계획대로 되지는 않을 것 같네요. 정말 아쉽습니다. 그래도 13년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으로 펼쳐진 스타리그 대망을 장식하는데 저도 조금의 보탬을 한 것 같아 뿌듯한 생각도 드네요.

다음 주 토요일, 8월 4일에 펼쳐질 티빙 스타리그 결승전은 지난 시즌에도 결승에서 맞대결을 펼쳤던 삼성전자 허영무와 SK텔레콤 정명훈의 맞대결이 펼쳐집니다. 두 선수 모두 엄청난 각오로 임할 텐데요. 프로토스 최초 2회 연속 우승이 될지, 이영호를 제압하고 결승전에 진출한 정명훈이 스타1 최후의 1인자로 기억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마지막 스타리그 결승전에도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지난 주 인터뷰에서는 스타리그를 만들고 키운 위영광 PD님의 개인적인 이야기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스타리그가 정원 같다는 말이었는데요. 하루라도 돌봐주지 않고 손이 가지 않으면 전체가 망가지는 정원에 스타리그가 비유된다고 하니 그동안 스타리그에 얼마나 큰 열정을 쏟아 부었는지 가히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이번 주에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스타리그에 관련된 이야기들과 함께 앞으로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이하 스타2)로 만들어 갈 새로운 스타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드리고자 합니다. 지금부터 함께 들어가 보시죠.

◆남다른 스타리그 오프닝

서연지=스타리그를 처음 만든 분이 위영광 PD님이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네요. 사람들은 아마 대부분 그렇게 알고 있거든요. 그만큼 스타리그에 차지하는 비중이 무척 크셨던 것 같아요.

위영광 PD=지금 와서 생각하는 것인데 아마 오프닝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스타리그를 맡게 된 후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 멋지게 만드는 것이라고 앞서 말했잖아요. 그 일환으로 우선 오프닝에 열정을 들이기 시작했죠. 물론 돈도 함께 들였습니다(웃음). 오프닝이 멋지다면 채널을 돌리던 사람들도 한번쯤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지 않을까 고민했죠. 그래서 리그 시작 전 오프닝을 기획하는 데만 무척 오랜 시간이 걸리곤 했습니다.

['스타걸' 서연지가 간다] 온게임넷 위영광 PD "e스포츠로 제2의 한류 만들고파"

서연지=지금도 생각나는 오프닝들이 정말 많았던 것 같아요. 특히 스타리그 오프닝 음악들은 지금도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공중파 프로그램에서도 사용하는 등 엄청난 관심과 인기를 끌었잖아요. 무척 뿌듯하실 것 같아요. 어떤 오프닝이 가장 기억에 남으세요?

위영광 PD=오프닝 하나, 하나가 모두 기억에 남죠. 그 오프닝을 찍기 위해 고생했던 스태프들만 몇 명인지 모르니까요. 제 생각은 모든 것이 애착 가지만 팬들은 아무래도 다음 스타리그 오프닝을 가장 기억해 주시는 것 같아요.

스타리그 오프닝을 고민할 때 컨셉트 회의를 하면서 몇 명만 뽑아서 메인으로 가보자는 이야기가 나왔거든요. 사실 제가 좋아하는 선수들 두 명을 꼽은 겁니다(웃음). 그 당시 박정석과 진영수는 독특한 분위기와 매력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영상을 제작하는 PD들에게는 인기 1순위였어요.

진영수는 분위기가 독특했고 일본 만화인 데스노트의 L같은 느낌에 여성적인 이미지도 있잖아요. 박정석의 경우 남자답고 카메라에서 신비한 매력을 뿜어내는 선수였고요. 두 선수를 메인 테마로 잡아서 오프닝을 찍어 봤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더라고요.

박정석가 헤드셋을 쓰는 장면은 고속 카메라로 찍은 것인데 분위기가 묘하게 나와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사실 돈 좀 들어간 컷이거든요(웃음). 역시 돈을 쓴 영상이 잘 나오는 것 같아요(웃음).

서연지=개인적으로는 EVER 스타리그 오프닝도 기억에 남아요. 선수들의 사진과 만화를 절묘하게 조합해 오프닝을 만들었죠. 그 당시 쓰였던 음악도 정말 환상적이었고요.

['스타걸' 서연지가 간다] 온게임넷 위영광 PD "e스포츠로 제2의 한류 만들고파"

위영광 PD=음악에 워낙 관심이 많았고 좋은 음악 감독을 만난 덕에 제가 원하는 오프닝을 찍을 수 있었죠. 그 점에서 저는 행운인 것 같아요. EVER 스타리그 오프닝의 경우 정말 고생을 많이 했어요. 의견도 많이 주고 받았고요.

원래는 수묵화로 가려 했거든요. 거친 붓으로 그린 수묵화를 생각했는데 재미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펜 터치로 바뀌었는데 너무나 사실적인거에요. 선수들도 멋지지 않고. 오프닝 전체가 공개되기 전에 이제동의 얼굴만 티저로 잠깐 공개된 적이 있는데 생각보다 반응도 별로였고요. 그래서 이용석 팀장님의 제안으로 카툰으로 바꿨죠.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서연지=인물을 만화처럼 만들어 가장 득을 본 선수는 변형태 선수라고 다들 입을 모아 이야기 하더라고요(웃음).

위영광 PD=저희 모두 그렇게 생각합니다(웃음).

서연지=오프닝에 이렇게까지 힘을 준 이유가 있을까요?

위영광 PD=아무래도 리그 자체의 영상에는 질을 높이는 것이 한계가 있었어요. 경기를 즐겨야 하는 팬들에게 경기 도중 다른 콘텐츠를 즐기라고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무리가 따른다는 생각이었죠. 그래서 오프닝에 힘을 줘 리그와 선수들의 질적 향상을 도모했어요. 어느 정도는 성공을 거뒀다고 생각합니다.

서연지=저도 팬 입장에서 자신 있게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웃음).

위영광 PD=그렇게 말해주니 힘이 나네요(웃음).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스타리그

['스타걸' 서연지가 간다] 온게임넷 위영광 PD "e스포츠로 제2의 한류 만들고파"

서연지=가장 기억에 남는 스타리그를 꼽아 보자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위영광 PD=그걸 어떻게 꼽겠어요(웃음). 많은 사람들이 그런 질문을 많이 해요. 하지만 제가 대답할 때마다 난감해 하기도 하죠. 정말 특별히 하나를 꼽는 것이 너무나 힘들어요.

지금 문득 생각하는 스타리그를 꼽아보자면 대부분이 결승전이에요. 당시 상대적으로 네임벨류가 약했던 김준영과 변형태가 결승전에 올랐던 다음 스타리그 2007 결승전도 기억이 나네요. 저희 역시도 걱정을 많이 했고 고생하며 준비했는데 결과가 좋아 다행이었죠. 역시 결승전은 누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결승전이에요.

엄청난 비난을 받으며 상하이에 갔던 기억도 생생하네요. 최초로 격납고 결승전에 갔던 것도 기억에 남고요. 어떤 게임 대회가 1조짜리 세트에서 결승전을 치를 수 있겠어요(웃음). 대한항공 스타리그 시즌1 결승전에서 쓰였던 비행기 두 대가 1조가 넘는다니 놀랍죠.

신한은행 2006 시즌2, 시즌3로 기억에 남네요. 시즌2는 이윤열이 골든마우스를 획득했고 시즌3는 이윤열과 마재윤의 대결이었죠. 그 결승전 오프닝은 정말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에요. 장미꽃도 진짜 장미꽃이었고요(웃음). 지금은 다른 의미로 그 결승전이 회자되는 것 같아 조금 아쉬운 마음도 드네요.

서연지=스타리그에서 우승하면 스타가 된다는 것이 기정사실이 됐잖아요. 특별히 선수들을 스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점이 있을까요?

위영광 PD=초반에는 최대한 선수를 멋지게 포장해 주기 위해 노력했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자연스럽게 스타가 생겨나게끔 놔뒀던 것 같아요. 뚜렷이 어떤 작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 보다는 선수들이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도록 무대를 마련해 주는 것이 더 좋다고 판단했죠.

스타리그를 오래 연출하다 보니 결국 스타가 탄생되는 것은 다른 장치가 아닌 실력이더라고요. 다른 요소들은 부수적인 것들에 불과해요. 결국 그 선수가 잘하지 않으면 아무리 매력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어도 관심을 주지 않는 것이 팬들이더군요. 어떤 것보다 실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이후로는 선수들이 최대한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대회를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강했어요. 그리고 그 생각은 옳았던 것 같아요. 선수들이 실력을 발휘하면 팬들이 알아서 스타로 만들어 주더라고요.

서연지=선수들과는 의외로 거리를 두신 것도 그 이유 때문인가요?

위영광 PD=대부분 사람들은 스타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 사람을 잘 알아야지만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결국 선수들의 실력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는 것을 깨닫고 오히려 선수들을 조금 멀리 했어요. 호불호가 생길 수도 있는 데다 대회를 운영하는 주최측에서 한 선수와 친분 관계를 쌓는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스타걸' 서연지가 간다] 온게임넷 위영광 PD "e스포츠로 제2의 한류 만들고파"

이제 와서는 조금 후회도 생겨요. 서로 너무나 중요한 시절을 같이 보낸 동지와도 같은 존재인데 좀더 친하게 지냈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죠. 10년이 넘는 곳에서 한 울타리에 있었던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은 어떻게 보면 꼭 필요한 일이었는데 말이에요.

서연지=그래도 친한 선수는 있으실 것 같아요.

위영광 PD=물론 있죠. 만인의 연인 송병구, 지금은 LOL 감독으로 가있는 박정석, 홍진호 등 올드들과는 대부분 친하게 지내는 편이에요. 요즘 선수들 중에는 SK텔레콤 정명훈 선수와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눠봤죠. 정명훈 선수가 처음 결승전에 진출했는데 알려진 것이 별로 없는 신예였거든요. 최대한 이야기를 뽑아 내기 위해 많은 것들을 물어봤고 다행히 바투 스타리그에서 바둑을 잘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었죠. 선수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될 때도 있어요.

박정석과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02년 스카이 스타리그 결승전에 진출했던 박정석이 전날 미리 결승전 현장에 와서 무대를 보더라고요. 지금까지 그런 선수는 한 명도 없었거든요. 그 당시 상대가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임요환이었기 때문에 긴장감을 덜기 위해 미리 무대에 온 것 같았어요.

성실한 자세를 보며 '박정석이 우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결국 우승했고요. 결승전이 끝난 뒤 한 자리에서 뒷풀이를 하는데 박정석이 다가와 소주를 한잔 따라주더라고요. 지금까지 이런 선수가 없었기 때문인지 무척 신선했어요. 어린 선수가 예의 바르고 사람을 대할 줄 알더라고요. 감동했죠. 예뻐하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웃음).

서연지=지금은 연출 일선에서 물러나 있잖아요. 아쉬움이 있을 것 같아요.

위영광 PD=홍명보 감독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생각해요(웃음). 가끔 답답하기도 하고 내가 가서 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해요(웃음). 그래도 지금은 총괄하는 입장이다 보니 더 넓게 볼 수 있는 시야가 생겨 좋기도 하죠. 팀장이지만 현장에 자주 나와서 후배들이 싫어할 겁니다(웃음). 그래도 저는 현장이 좋아요. 모든 아이디어는 현장에서 나오거든요.

['스타걸' 서연지가 간다] 온게임넷 위영광 PD "e스포츠로 제2의 한류 만들고파"

서연지=스타리그라는 브랜드를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이하 스타2)에서도 이어가기 위해 무척 힘든 여정을 거쳐야 할 것 같아요. 스타1 스타리그는 끝이지만 스타리그가 끝인 것은 아니잖아요.

위영광 PD=스타1과 다르게 스타2는 고려해야 할 점들이 너무나 많아요. 산적한 문제들이 스타1 스타리그와는 완전히 다른 유형의 것들이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그래도 스타리그라는 브랜드가 e스포츠를 대표하는 브랜드라는 자존심을 가지고 준비한다면 그 명성을 스타2 스타리그에서도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말 그대로 스타리그는 아직 끝이 아니니까요.

서연지='스타걸이 간다'의 공식 질문이죠. PD님의 꿈은 무엇인가요?

위영광 PD=어렸을 때 꿈은 의사였습니다(웃음). 지금은 새로운 목표가 생겼어요. 제2의 한류를 e스포츠가 중심이 되게끔 만들고 싶어요. 그것을 온게임넷이 이룰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금 글로벌을 위해 리그오브레전드, 스타2 등을 중점적으로 키우고 있어요. e스포츠를 한류 콘텐츠로 만드는 것이 팬들도 바라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떤 스포츠 팬들이 스폰서를 걱정하고 방송국을 걱정하고 기업을 같이 걱정해 주겠어요. 소비자가 공급자를 걱정해 주는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잖아요(웃음).

최고의 한류 콘텐츠로 만들어 게임이라는 문화가 이제는 사회적으로 인정 받게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 지금보다 더 뛰어다녀야죠.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앞으로의 모습 많이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세요.

정리=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사진=데일리e스포츠 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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