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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30대 '판타스틱4'가 그리는 e스포츠의 미래

[창간기획] 30대 '판타스틱4'가 그리는 e스포츠의 미래
데일리e스포츠는 창간 4주년을 맞아 특별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홍진호, 이윤열, 박정석, 강민을 한 자리에 모았습니다.

과거와 현재에 대한 판타스틱4의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연습실도, 숙소도 마땅치 않아 어렵게 생활했지만 그들에게는 아름다운 추억이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선수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리그 오브 레전드로 e스포츠와의 인연을 맺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현실이었습니다. 물론 이윤열은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로 팀을 꾸린 아주부에서 매니저로 활동한다는 기분 좋은 소식도 오늘 전해드렸지만요.

판타스틱4가 그리고 있는 e스포츠는 어떨까요. e스포츠의 미래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2편에서 계속

데일리e스포츠=지금까지 과거와 현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2012년 e스포츠계가 대격변을 맞이했는데요. 지금까지 인기를 끌었던 스타크래프트 중심의 RTS 종목에서 벗어나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가 이끄는 AOS로 장르가 전환된 것이 가장 큰 이슈였다고 봅니다. 앞으로의 e스포츠는 어떻게 될까요.

[창간기획] 30대 '판타스틱4'가 그리는 e스포츠의 미래

◇이윤열

이윤열=지금까지 구도를 보면 스타크래프트 종목-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이하 스타2)를 포함한-의 선수들만 이익을 봤다고 생각해요. 다른 종목의 선수들 같은 경우에는 그점에 대해 불만도 상당히 컸을 거에요. 사실 e스포츠가 스타에만 치중될 수는 없잖아요. FPS나 캐주얼 게임 등 다양한 게임이 존재하고 그 게임들을 좋아하는 선수들이 있으니까요. e스포츠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LOL의 등장은 획기적인 이슈가 될 수 있어요. 정말 좋은 소식이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공통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e스포츠를 직업으로 삼은 선수들은 노후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저도 스타1 시절 연봉도 많이 받고 상금도 많이 벌었는데요. 선수 생활을 잠시 쉬면서 노후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어요. e스포츠 전체가 더 성장해요.

홍진호=발전해나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윤열이와 생각이 같아요. 앞서 이이기했지만 LOL 선수들을 보면 우리가 스타1 선수 생활을 하던 초창기와 비교했을 때 확실히 나은 환경에서 시작했으니까요. 중요한 사실은 은퇴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야 한다는 거에요. 스타1의 경우 공군 에이스가 프로게임단을 만들면서 저나 정석이처럼 선수 신분을 유지하면서 병역을 마쳤잖아요. 이런 점이 필요하다는 거에요. 병역 혜택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20대가 대부분인 선수들에게 그만큼 중요한 일은 없었어요. 그 덕분에 선수 생활을 계속했고 e스포츠 분야에 오래도록 종사할 수 있었어요. 그러다가 LOL이라는 게임을 만나 지도자로 변신했고요. 프로게이머 생활을 했던 사람들 모두를 챙기기는 어렵겠지만 미래에 대한 비전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봐요. 게이머를 위한 안전망이라 표현하면 좋겠네요. LOL 대회가 상금이 크다고는 하지만 몇 명만 받을 수 있는 혜택이잖아요. 특수한 몇 명을 위한 시스템보다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갔으면 합니다.

강민=저는 e스포츠 문화 자체가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선수들은 기업이 운영하는 게임단이 아니지만 자체적으로 수익 사업을 벌려서 선수들의 처우를 개선시키고 있어요. 우리나라의 스타급 선수들보다는 적겠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연봉을 받으면서 앞으로도 e스포츠와의 인연을 맺을 수 있도록 하고 있죠. 해외에서 잘 나가는 게임단의 CEO들은 대부분 현역 게이머 출신이에요. 그런 면을 보면 우리나라보다 e스포츠에 대한 미래를 잘 그려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도 스타 플레이어들이야 억대 연봉을 받으면서 선수 생활을 하지만 그러지 못한 선수들이 더 많습니다. 최저 연봉의 수준이 올라가야 한다는 뜻이에요.

홍진호=선수들의 생각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확실히 LOL은 대세입니다. 기업도 LOL 게임단을 창단하면서 분위기를 따르고 있지요. 그렇지만 선수들의 마인드가 이에 따라가지 못하면 흐름은 삽시간에 끊어질 수 있어요. 지금 당장 대우가 스타1 선수들보다 못하다고 해서 불만을 갖기 보다는 오랜 시간 동안 그들이 체득해 온 프로 마인드를 익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선수들의 마인드가 좋고 팬 서비스 정신이 갖춰지면 LOL은 세를 더욱 확산시킬 수 있어요. 그렇게 된다면 선수들이 연봉과 처우도 자연스럽게 올라가겠죠.

박정석=사람들이 e스포츠를 이야기할 때 축구와 야구에 비교를 많이 하잖아요. 저도 그 기준에 맞춰서 생각을 해봤는데요. 궁극적인 차이점이 있어요. 그 스포츠들은 본질적인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아요. 축구2가 나와서 축구1을 밀어낸다든지, 야구3가 나와서 대세가 된다든지, 이런 변화들은 없거든요. 그렇지만 e스포츠는 종목의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납니다. 스타1의 자리를 스타2가 출시되면서 밀어내고 스타1은 올드하고 스타2는 브랜드뉴라며 후자에 투자가 더 많이 되는 식이잖아요. 사실 KT에 있을 때 스타2로 전환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몇 명의 후배들과 함께 스타2를 죽어라 판 적이 있어요. 스타2로 의무적으로 전환해야 하는 과정에서 저는 정말 생계를 위해서 게임을 익혔어요. 스타1을 시작할 때는 재미있었지만 의무가 되어 버렸을 때는 흥미를 느끼지 못했어요. 이러한 속내를 누가 알아줄까요. 스타1으로 선수 생활을 하다가 최근 들어 포기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이 컸어요.

이윤열=스타2로 선수 생활을 해봤지만 다른 게임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자꾸 하다 보니 재미가 있었기에 선수 생활을 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이 급격하게 변하지 않았다면 모두가 자연스레 넘어올 수 있었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습니다. 인터페이스의 변화나 유닛 변동 같은 것을 서서히 패치 형식으로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봤죠. 머린과 메딕, 드롭십이 그대로 존재하고 그래픽만 3D로 바뀌었다면 시청자나 팬의 이탈 없이 물 흐르듯 분위기 전환을 하지 않았을까요.

박정석=그런 의미에서 LOL의 인기는 계속될 것 같습니다. 챔피언이야 무궁무진하게 추가될 수 있고 큰 틀에서의 변화도 패치를 통해 진행된다면 적응하기가 어렵지는 않거든요. 시즌2에서 시즌3로 변화됐지만 아직도 LOL은 인기를 이어가고 있잖아요. 스타2 또한 이렇게 변화됐다면 좋았을 것이라 생각해요.

데일리e스포츠=은퇴와 관련해 에피소드를 이야기해주셨던 것이 생각나네요. 네 분 모두 e스포츠 업계에서 녹을 받으며 생명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예 다른 일을 할 생각도 해보셨을 것 같아요. 박정석 선수는 해운 회사에 들어가서 회사원으로 새 삶을 살려고 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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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석

박정석=은퇴를 결심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4명 모두 마찬가지였을텐데요. 대단한 후배들이 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서서히 '뒷방 늙은이'가 되어간다는 느낌을 받았죠.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내가 e스포츠를 떠나서 살 수 있느냐라는 질문과는 확실히 느낌이 달라요.

저 같은 경우에는 프로게이머라는 삶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연습실, 경기장, 숙소를 오가는 생활을 10년 넘게 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의 생활이 부러웠어요. 퇴근해서 친구들을 만나고 소주 한 잔 기울인 뒤 퇴근해서는 아내, 자녀와 TV를 보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 날 출근할 생각에 짜증도 내보는 생활을 해보고 싶었어요.

홍진호=정석이는 그래도 고민을 많이 하고 은퇴한 편이에요. 저는 선수 생활을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벽에 부딪히고 나서 자괴감이 많이 들었죠. 후배들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생각에 그만뒀지만 막상 무엇을 하면서 살아갈지 고민이 되지 않은 상태였어요. 해설자나 코치로 e스포츠와의 인연을 이어갈 수 있었겠지만 그건 싫었어요. 지금 제닉스 스톰의 감독을 하고 있지만 아무튼 은퇴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시점에는 그냥 떠나고 싶었어요. e스포츠 쪽에서 무언가 최종적으로 진화된 단계가 있었다면 그걸 택했겠지요. 그러나 최종 단계라는 비전이 보이지 않았고 당황스런 상태에서 은퇴했기에 방황도 많이 했습니다.

박정석=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 회사에 들어갔지만 평범하지 않더라고요. 안정적으로 살 수 있겠다라는 생각보다는 안주하며, 포기하며 사는 삶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더 들었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내가 좋아하는 일, 좋아하지 않는 일 둘 중 하나더라고요. 그래서 나진 산업에서 감독직을 제안했을 때 결정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이 아직까지는 e스포츠더라고요. 그렇게 마음을 먹고 취임했더니 정말 할 일이 많더라고요. 우리 팀에 아직 매니저 일을 해주시는 분이 없어서 제가 대부분 추진을 하는데요. 선수들을 위해, 게임단을 위해, 나진 산업을 위해 할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하다 보니 일이 재미있고 할 맛이 나더라고요.

이윤열=저도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나서 하고 싶은 일이 참 많았어요. 아직 밝힐 수는 없지만(아주부 코리아의 스타2 팀의 매니저를 하는 일) 의뢰가 들어오는 일도 있고요. 그렇지만 군대가 발목을 잡더라고요. 제가 아직 군에 가지 않았거든요. 내년에 갈 생각인데... 그로 인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일은 시도조차 할 수 없어요. 군에 가지 않은 게이머들이 갖고 있는 안타까움도 이걸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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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

강민=지금까지 인생을 살면서-어르신들이 들으시면 큰일 날 말이겠지만-큰 실패는 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서른이 넘고 한두살 더 먹고 나니 실패자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나이를 먹으면 불안해지나봐요. 공익 근무를 마치고 사회에 나왔고 곧바로 LOL 해설자로 일을 하고 있어요. 남들이 보면 제 생활은 결코 나쁘지 않아요. 취업을 하지 못한 것도 아니고 수입이 적은 것도 아니에요. 그렇지만 뭔가 제 성에 차지 않아요.

요즘 들어서는 욕심을 버리게 되더라고요. 선수 시절에는 대회에 많이 나가고 우승하고 팀에게 좋은 성적을 안겨줘야 한다는 야망이 있었다면 사회인이 된 지금은 그런 승부욕을 내려 놓고 살아요. 우승할 것이 없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하루하루 내려 놓으면서 살고 있어요.

홍진호=저는 승부욕을 내려 놓을 수도, 과도하게 갖고 있기도 애매한 자리 같아요. 선수가 아니기에 제가 직접 대회에 나서지는 못하지만 선수들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승부욕을 자극시키지요. 제가 관리하는 선수들이 지면 열을 받으면서 승부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팀을 운영하는 사람의 입장으로 돌아오면 또 마음을 가다듬으면서 승부를 잊으려 합니다. 비전은 만들어 가는 것이라 생각해요. 정석이 말처럼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마음으로 도전하는 자세로 살고 있어요. 후회를 남기지 말자는 주의로 바뀐 것이지요.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봐야 하는 것이 지금의 제 상황이고 역할인 것 같아요.

박정석=감독이 되고 나서 저는 목표가 더 뚜렷해진 것 같아요. 프로게이머 시절에는 최고가 되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한국 최고, 세계 최고, 프로토스 최고 등이 제 목표였는데요.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 겠다는 것이 목표에요. 막연해 보일 수도 있지만 이 목표를 가진 이후 저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됐어요. 만약 제가 결혼했고 아내와 아이가 있다면 누군가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겁이 생길 수도 있지만 그 전까지는 제 목표대로 살거에요.

데일리e스포츠=결혼 이야기가 나와서 궁금한 점이 생겼어요. 30대가 됐는데 결혼 생각은 없나요?

강민=결혼이요? 하고 싶죠. 돈이 없어서 못하는거에요.

박정석=돈이 부족하더라도 할려면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아서 못하는 것 아닌가요? 저는 사귀는 사람이 없어서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지만.

홍진호=준비를 모두 마치고 나서 결혼을 하겠다는 이야기로 들리는데? 정석아 그러다가는 결혼 못해! 물론 나도 준비가 안되어 있기는 마찬가지이지만.

박정석=남자가 얼마나 모아야 결혼할 준비가 된 것인지 잘 모르겠어요. 개인적으로는 10억원 정도가 있으면 마음 내킬 때 결혼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강민=정석이가 나진에서 돈을 많이 받나보다. 10억원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나도 비슷하게 생각은 하고 있지만 그 돈을 벌고 나면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길까봐 두렵다.

데일리e스포츠=e스포츠가 격동기를 맞고 있지만 어찌됐든 인기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청자들도 점점 늘어나고 팬들도 여러 종목에 관심을 주고 있고요. 앞으로 어떻게 하면 더 발전되고 업계가 탄탄해질 수 있을까요.

이윤열=은퇴를 하고 나서 정말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보고 있어요. e스포츠 리그 이외에도 야구나 축구처럼 이미 안정화되고 돈도 많이 들어오는 업계를 보면서 부러워하고 있죠. 스포츠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주위에 많아서 어떻게 즐기나 봤더니 나라에서 인정한 스포츠 토토를 하시면서 더 관심을 가지시더라고요. 선수들의 부상이나 이적, 트레이드로 인해 발생하는 전력 변화까지 다 꿰고 계신 것을 보면서 놀라웠어요. e스포츠도 토토 사업을 한다면 팬들이 늘어날 수 있지 않을까요?

강민=나라가 인정한 토토라면 인기를 끌어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2010년에 e스포츠가 불법 베팅으로 인해 한 차례 철퇴를 맞은 적이 있어서 아직 시기상조라는 생각도 듭니다. 서두르지 말고 차분히 단계를 밟아 나가면 토토도 흥행을 위한 좋은 수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시 체계를 철저히 갖춰 놓고 토토를 즐기는 분들의 의식도 긍정적으로 만들어 놓은 후에는 도입해도 좋을 것 같아요.

박정석=저는 선수들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어야만 흥행이 가능할 것 같아요. 선수들에게 안정적으로 지원을 해주고 프로로서의 마인드를 완벽하게 심어줘야만 승부 조작 같은 일이 생기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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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호

홍진호=e스포츠만큼 성장 가능성이 있는 분야가 드물어요. LOL 월드컵이라고 불린 시즌2 월드 챔피언십을 중계하기 위해 미국에 갔는데 현장 분위기가 대단히 뜨거웠어요. 그리고 중국에서는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채택이 됐고 나라에서도 밀어주고 있잖아요. 우리나라도 종주국인만큼 관심을 가져준다면 그것만으로도 e스포츠가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이윤열=개인적으로 야구가 정말 부러워요. 시스템이나 환경, 인기 때문이 아니라 선수가 마음만 먹으면 정말 오래도록 현역으로 뛸 수 있잖아요. 양준혁, 이종범 선수는 40이 되어서 은퇴를 했어요. 선수들이 자기 관리를 잘해서 그 나이가지 현역으로 뛰었겠지만 안정적으로 지원해주는 구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봐요. e스포츠도 토대가 더 탄탄해진다면 40대 프로게이머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박정석=야구나 축구 구단들이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이유는 유료 관전 문화가 정착되어서 그럴 수도 있다고 봐요. 대부분의 스포츠단들이 적자를 보고 있지만 최근 들어 팬이 늘어나면서 적자의 폭이 줄어들고 있다고 들었어요. e스포츠 프로게임단들은 그에 비하면 적자가 크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유료화 문화, 다시 말해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 보니 게임단의 규모를 쉽게 늘릴 수가 없어요. 기업 사정이 좋지 않다고 하면 선수들의 연봉을 줄이고 게임단 지원 금액을 줄이는 식으로 운영하다 보니 선수단에게 스트레스가 전가되죠. e스포츠도 수익을 내는 분야가 되어야만 기업들도 공격적으로 투자를 할 것 같아요.

홍진호=e스포츠가 학원 스포츠가 되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앞서 선수들을 위한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했는데요. 가장 훌륭한 해결책은 일자리가 대폭 늘어나는 거에요. 학교의 특별 활동으로 e스포츠가 도입되고 프로게이머 출신들이 가서 강사를 하거나 지도해준다면 은퇴 이후에도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거에요. 그 선수들이 지도한 학생들이 전국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에 출전해서 학교 대표로 나선다면 e스포츠가 양성화되면서 건전한 게임 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거에요. 말이 너무 따딱한가?(웃음)

강민=40대 초반까지도 스타1에 대해서는 잘 아세요. 얼마 전에 음식점에 갔는데 주인께서 제 얼굴을 알아보시더라고요. 직장 생할하실 때 한참 보다가 창업하신 이후에는 챙겨 보지는 못했는데 게임 채널을 틀면 모르는 게임이 나오고 있어서 보지 않게 됐다고 하셨어요. 새로운 종목들이 갖고 있는 딜레마라고 생각해요.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트렌드를 금세 따라오지만 나이 드신 분들에게는 참 어려운 일이거든요.

이윤열=우리가 이야기하는 것들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정치하시는 분들, 의사결정하시는 기업의 높은 분들,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e스포츠에 대해 잘 아셔야 하는데 민이 형이 이야기한 것처럼 그분들이 우리 업계를 이해하기가 쉽지가 않죠. 그러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최근 3D 기술이 나날이 발전되고 있는데요. 스타리그 결승전 같은 것을 야구장에서 개최하고 풀 3D 화면으로 구성을 하는 거에요. 선수들이 유닛을 컨트롤하면 대형 스크린이나 입체 장치를 통해 3D로 보여지면 대박이 터질 것 같아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사람들이 관람하는 거에요. 가상 현실이 현실이 되는 것이지요. 신기술들이 접목되면서 이슈가 되면 어르신들이 e스포츠를 보는 시각이 달라질 것 가아요.

박정석=윤열이의 아이디어가 채택되면 스타2 결승전은 말 그대로 '스타십트루퍼스'의 3D 버전이 되겠는걸요?

강민=저는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게임이 단순히 청소년에게 해를 끼치는 매체가 아니라 여가를 보낼 수 있는 문화로 여겨졌으면 좋겠어요. 긍정적인 측면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해야겠죠.

이윤열=다양한 종목이 발전하고 경쟁하기를 바랍니다. 스타만으로 꾸려지는 e스포츠에서 LOL이 인기를 얻으면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팬을 끌어 올까 다들 고민하고 더 노력하잖아요. 이처럼 건전한 경쟁 속에서 e스포츠 문화가 더 윤택해지길 바랍니다. 그래야만 프로게이머들도 늘어나고 정식 스포츠로 성장할 가능성도 넓어지겠지요.

홍진호=과거에 인기를 얻었던 선수들이 다시 e스포츠 업계로 돌아오길 바랍니다. 게이머가 한 때 청춘을 불살랐던, 불나방 같은 직업이 아니라 평생을 함께할 수 있는 분야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러려면 안정망이 많이 확보되어야 할 거에요.

박정석=지난 10년과 앞으로의 10년이 확실하게 달랐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는 기존 스포츠계를 닮아가려고 노력했고 많이 따라왔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앞으로는 e스포츠만의 성장 모델을 찾고 더 흥행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기성세대들도 e스포츠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정식 스포츠로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데일리e스포츠=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이 말씀하신 미래가 곧 오길 바랍니다. 그러려면 '판타스틱4'의 노력이 더 필요할 것 같은데요. 맡은 분야에서 최고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2012년 마무리 잘하시고 2013년에는 더 멋진 모습으로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정리=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사진=데일리e스포츠 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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