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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김가영-이유라 "남자들이 우리를 피하는 이유"

이유라(왼쪽)와 김가영.
이유라(왼쪽)와 김가영.
e스포츠 여신들과 함께한 유쾌한 수다(PART 1)

과거 e스포츠 한류 중심에는 이제동, 김택용, 송병구, 이영호 등 '택뱅리쌍'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스타크래프트2로 종목이 전환되면서 한류의 흐름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해외 팬들은 여전히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에 열광하지만 경기 외적인 면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매력을 발견하기 시작한 것이죠.

e스포츠 신한류의 한가운데 서있는 선수들은 다름 아닌 한국 여성 프로게이머들입니다. 예전 서지수가 '여제'로 해외 팬들에게 인기몰이를 했다면 최근 새로운 바람을 불어 일으키고 있는 스타크래프트2 여성프로게이머들은 해외 팬들에게 '여신'으로 통합니다. 해외 팬들은 연예인 못지 않은 외모를 지니고 있는 한국 여성 프로게이머들에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신한류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바비' 이유라와 '아프로디테' 김가영이 그 주인공입니다. '여제'를 넘어 '여신'이 된 그들. 프로게이머를 하기에는 아까운 외모라는 이야기를 수 십 번 들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뛰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그들에게는 어떤 꿈이 자리하고 있을까요? e스포츠 남성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고 있는 e스포츠 '여신'들의 마음 속으로 지금부터 함께 들어가 보겠습니다.

◆털털한 그녀들의 첫 만남

매번 기사로만 보다 이렇게 실제로 만나니 왜 '여신'이라고 불리고 있는지 알 것 같네요. 정말 눈이 부시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것 아닐까 생각이 드는걸요?

김가영=과찬이세요. 이 기사 보시는 분들이 욕하실 것 같아 걱정되는데요(웃음)?
이유라=저도 조금 불안해 지네요(웃음). 아무래도 프로게이머라는 직업 때문에 조금만 예뻐도 다른 분들보다 더 예쁘게 봐주시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솔직히 연예인들과 비교했을 때는 여신이라고 불리이기에는 부끄러운 수준이에요(웃음).

그래도 예쁘다는 말은 주변에서 많이 들을 수밖에 없는 외모인 것은 확실한 것 같아요.

김가영=처음에는 많이 해주셨는데 이제는 매일 봐서 그런지 외모에 대한 칭찬이 사그라들었어요(웃음).
이유라=저는 아직 초반이라 많이 듣긴 하지만 저도 (김)가영이 언니처럼 조금 오래 되면 식상해지겠죠?

두 선수는 경기장에서 몇 번 봤을 뿐 이렇게 개인적으로 만나는 것은 처음인 것 같네요.

[창간특집] 김가영-이유라 "남자들이 우리를 피하는 이유"

김가영=맞아요. 몇 명 되지 않는 여성 프로게이머이기 때문에 친하게 지내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어요. 예선장에서 몇 번 얼굴 보고 인사한 것이 다에요. 그래도 나중에 한번 보려고 전화번호는 챙겨놓았답니다(웃음).
이유라=인터뷰 자리를 통해서라도 이렇게 따로 만날 기회가 생겨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김)가영이 언니가 지방에 살아서 만날 기회가 많지는 않았거든요. 저희 둘을 한 자리에 불러 인터뷰해주셔서 감사 드려요. 커피 값이 굳어서 경제적으로 이익, 가영 언니랑 친하게 지낼 기회를 얻어 친교 면에서도 이익이라 정말 기쁘네요(웃음).

아무래도 여자들은 기회가 없으면 쉽게 친해지기가 어렵죠. 그 기회를 제공했으니 나중에 꼭 밥 사야 해요(웃음).

김가영=언제든 환영이에요. 솔직히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여자를 만나기란 쉽지 않거든요. 그런데 e스포츠에 몇 없는 여성을 기자님까지 포함해 두 명이나 만나게 돼 정말 기분이 좋네요. 나중에 꼭 한턱 쏠게요.
이유라=저는 언니에게 묻어 가야겠네요(웃음). 아직 저는 돈을 벌고 있지 못해서(웃음).

그런데 직접 만나보니 두 선수 모두 성격이 정말 털털하네요. 얼굴도 예쁘고 성격도 좋기는 쉽지 않은데 두 선수는 성격도 좋은 것 같아요.

김가영=저희 언제까지 비행기 태워주시는 거에요(웃음)? 제가 뛰어난 외모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그냥 털털한 성격으로 자랐죠. 다시 한번 말하지만 프로게이머 중 조금 주목 받는 수준이지 여신까지는 아닌 것 같아요.
이유라=사람들도 처음에는 잘 접근하지 못하다가 막상 친해지고 나면 '의외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며 놀라곤 해요(웃음). 사실 지금은 저의 털털함을 십분의 일도 보여드리지 못한 거에요. 저랑 하루만 같이 있다 보면 모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얼굴도 예쁘고 성격도 좋은 두 선수 때문에 저 같은 사람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네요(웃음). 그나저나 이렇게 e스포츠 사람들과 만나서 수다 떠는 것도 두 선수 모두 처음일 것 같아요.

김가영=처음이죠. 남자들과의 수다는 아예 없으니까요.
이유라=저 역시도 그래요. 저희 계라도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웃음). 오늘 정말 기대되고 설레요. 많은 이야기 나누고 독자 여러분들께도 많은 이야기 들려 드리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여성 프로게이머라는 자부심

이제 본격적으로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야겠네요. 역시 여자 셋이 모이니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도 전에 시간이 훌쩍 가버렸어요(웃음).
김가영=깜짝 놀랐어요. 우리가 만난 지 벌써 30분이 지났더라고요.
이유라=저희가 남자들 틈바구니에 있다 보니 여자가 그리웠나 봐요(웃음).

여자로서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저 역시도 여자로서 e스포츠 기자라는 직업을 갖게 되게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거든요.
김가영=남자들의 세계에 뛰어 드는 일이기 때문에 쉬운 결정은 아니었어요. 주변 반대도 심했고요. 그런데 원래 하고 싶은 일은 하는 성격이라서요. 그냥 끌렸다고 해야 하나? 스타크래프트2라는 게임이 재미있었고 그 이상의 이유는 크게 없었던 것 같아요.
이유라=저 역시도 (김)가영이 언니와 비슷해요. 고집이 세서 한번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누구 말도 안 듣거든요(웃음). 더군다나 저는 스튜어디스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미쳤다'는 이야기까지 했어요. 하지만 누구도 절 말리지는 못했어요.

프로게이머를 해야겠다는 본능에 충실했다는 말이네요. 두 선수 모두 평소에도 승부욕이 강한 편인가요? 대부분 그런 사람들이 승부의 세계에 종사하는 것을 좋아하더라고요.
이유라=별명이 악바리에요. 지는 걸 싫어해서 무조건 1등이 아니면 안돼요. 재능이 없어도 한 번 꽂히면 무조건 열심히 파고 듭니다.
김가영=저도 승부욕이 강해요. 지는 것 보단 이기는 게 낫잖아요?

프로게이머를 하고 있지만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불편했던 점이 많았을 것 같아요. 가장 불편했던 일은 무엇이었을지 궁금해요.
김가영=의외로 불편한 점이 별로 없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일을 여성이라는 이유로 하기 힘들어 불편해요. 남자 선수들과 숙소 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 프로게이머로서는 굉장히 치명적인 약점이거든요.
이유라=저 역시도 출퇴근 하며 연습하고 있는데 그 점이 가장 아쉬워요. 온라인에서 더 열심히 연습하면 되지 않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아요. 연습실에서 전략을 공유하고 플레이에 대해 토론하며 다른 선수의 경기를 직접 뒤에서 보는 것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데요.
김가영=(이)유라는 출퇴근이라도 하는데 저는 집이 지방이라 아예 연습실에서 연습하는 것도 힘들어요. 처음에는 숙소 생활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는데 그것만큼은 부모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셨어요.

아마 제가 부모라도 그 부분은 걱정스러울 것 같아요. 그런데 예전 서지수 선수를 옆에서 지켜보니 반대로 남성 선수들이 여성 선수들을 불편해 하는 것도 숙소 생활을 하기 힘든 이유가 되기도 하더라고요.
[창간특집] 김가영-이유라 "남자들이 우리를 피하는 이유"

이유라=전 아직도 남자 동료들에게 말을 잘 걸지 못해요. 제가 나이도 적은 편이 아니라서 동생들이 절 어려워하는 것 같아요. 심지어 감독님도 제게 말을 잘 안 건다니까요(웃음). 밥 먹을 때도 다른 선수들에게 "(이)유라에게 뭐 먹을지 물어봐"라고 하더라고요. 저희도 불편하지만 그래도 참을 만 한데 남성 선수들이 더 어색해 하곤 하죠.
김가영=아무래도 나이 차이도 좀 나고(웃음). 요즘 선수들이 워낙 젊잖아요. 게다가 남성 선수들 역시 여자를 많이 만나거나 여자를 대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보니 더 어색해 하는 것 아닐까 생각해요. 지금도 숙소에서 연습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변함이 없어요. 실력이 확실히 늘거든요. 하지만 상황이 따라주지 않아 속상해요.

숙소 생활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여성 프로게이머들의 실력 향상은 한계가 있겠네요.
김가영=그 부분이 가장 안타까워요. 지금 제가 벽에 부딪힌 상태거든요. 조금만 앞으로 나아가면 될 것 같은데 온라인 연습으로는 한계를 느끼곤 하죠. 그래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숙소 생활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면 지금보다는 훨씬 잘할 수 있다는 자신은 있어요.
이유라=아무래도 숙소 생활을 하면 서로 친해지는 것도 빠르잖아요. 서로 전략도 공유하고 토론도 하고. 친하지 않으면 그런 것도 하기 힘들어요. 사실 저는 출퇴근으로 숙소 생활은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게임에 대해 토론할 정도로 선수들과 친해지지는 못했어요. 저 역시도 (김)가영이 언니와 마찬가지로 그 부분이 아쉬워요.

남성 선수들을 대하는 데도 어려움을 느끼겠네요.
김가영=많이 어렵죠(웃음). 지금은 그래도 많이 친해졌지만 아직까지 남성 선수들끼리의 유대감에는 미치지 못해요.

김가영 선수는 남동생이 있다고 했죠? 그럼 이유라 선수보다는 좀 더 나을 것 같은데요?

김가영=그런 것보다 성격이 좋아서 잘 지내요. 아무래도 팀에 들어 온지도 꽤 됐으니까요.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물론 처음에는 어색했죠. 하지만 제가 누나니까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갔어요. 궁금한 게 있으면 질문도 하고 말이죠.
이유라=전 먼저 말을 걸기도 전에 눈을 피해요(웃음). 얼마 전에 축구도 같이 했는데 그 땐 스스럼없이 말을 하다가도 숙소에 돌아오니 똑같아지더라고요. 또 감독님과는 친한 오빠, 동생 사이로 지냈는데 감독과 선수 관계가 되니 말을 잘 안 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여성이 프로게이머를 한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본인이 프로게이머를 하고 있지만 '이건 정말 할 짓이 못 된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거든요.

이유라=전 정말 마음에 들어요. 여성 프로게이머라는 수식어는 아무에게나 붙지 않잖아요. 다른 여성분들이 하지 않는 특별한 일을 하고 있어서 자부심도 느껴요.
김가영=아무래도 남성 선수들과 경쟁을 한다는 게 어렵죠.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더라고요. 하지만 열심히 연습한다면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실력 차이를 줄여가는 것이 재미있어요.

*2부에서 계속됩니다.

진행=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글=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im@dailyesports.com
사진=데일리e스포츠 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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