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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규의 인사이드 IEM] 과감함이 돋보인 김유진

지난 주 벌어진 인텔 익스트림 마스터즈(이하 IEM) 월드 챔피언십에서 진에어 김유진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총 상금 10만 달러(한화 1억 750만원)를 우승 선수에게 몰아주기로 해서 화제가 됐던 이번 대회에서 김유진은 결승전에서 CJ 엔투스 김준호를 꺾고 정상에 올랐습니다. 지난 해 벌어진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이하 WCS) 글로벌 파이널 우승 이후 김유진은 이번 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르면서 큰 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였습니다.

데일리e스포츠는 스포TV게임즈 고인규 해설위원과 IEM 월드 챔피언십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고인규의 인사이드 프로리그'의 번외편인 '고인규의 인사이드 IEM'입니다.
진에어 김유진
진에어 김유진

처음으로 번외편을 마련하게 했습니다. 3일 동안 밤을 새면서 중계했는데 소감 한 번 들어볼까요?
고인규 해설위원(이하 고인규)=프로게이머 시절에는 팀 내부 평가전을 한다고 밤을 샜지만 친구들과 놀 때는 그런 적이 없었어요. 해설을 하면서 처음으로 밤을 새면서 일을 했는데 좋아하는 일을 해서 그런지 피곤하지 않았고 즐거웠어요.

대회 들어가기 전에 김유진의 우승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고인규=쟁쟁한 선수들이 정말 많아서 예상하지 못했어요. 프로토스가 강세다보니 그 종족에서 우승 선수가 나오겠다고 생각했지만 김유진일 줄 상상도 못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탈락했지만 EG 이제동 선수가 예선을 뚫고 본선에 올라와서 멋지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으면 바람이었죠.

결승전 1, 2세트에서 김유진은 전진 관문을 감행했죠. 심리전일까요?
고인규=이번 대회가 우승 상금을 몰아주는 방식이라서 가능했을 거에요. 3, 4, 5세트는 1, 2세트보다 더 극단적이었거든요. 김유진이 3세트에서는 4차관 점멸 추적자를 썼죠. 이는 암흑기사를 배제하는 전략이었는데 김준호가 암흑기사를 선택하는 바람에 패했고 4세트는 관문도 짓지 않고 연결체를 가져가는 빌드였어요. 사실 프로토스전에서 관문을 가져가지 않고 연결체를 먼저 가는 건 도박적인 수 거든요. 솔직히 김준호가 집중했으면 승리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결론으로는 김유진의 과감한 전략적인 판단이 맞아 떨어졌다는 거겠죠.

16강에서 '나니와' 요한 루세시의 기권패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죠.
고인규=유일한 외국인 선수였고 은퇴 경기였는데 정말 아쉬워요. 실력은 있지만 프로 마인드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 실력에 마인드만 갖췄다면 한국 선수들과 더욱 더 치열하게 싸웠겠죠.
스타테일 이승현
스타테일 이승현

스타테일 이승현은 갑자기 '엑스맨'이 되고 말았어요.
고인규=경기 내용은 정말 좋았어요. '엑스'를 누르지 않았으면 맹독충도 폭사하지 않았을 것이고 리퀴드 윤영서에게 승리했겠죠. 중계하는데 잠이 확 깨더라고요. '엑스'를 활용하는 전술이 있어서 그런가 생각도 했지만 이유는 본인만이 알고 있을 거에요. 실수는 했지만 이승현의 클라스를 알 수 있었던 경기인 것 같아요.

CM 스톰 김동현은 다 이긴 경기를 뮤탈리스크 폭사 때문에 내줬죠.
고인규=중계하면서 느낀 것이 경기는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거에요. 만약 뮤탈리스크가 땅거미 지뢰에 터지지 않았으면 김동현이 승리했을 거에요. 마이인새니티 정지훈의 트위터를 보니 미사일 포탑 건설 시간을 벌기 위해 박아뒀다며 계산된 전략이었다고 하더라고요.

8강전에서 화제가 된 것은 김유진의 우주모함이었습니다.
고인규='알터짐 요새' 맵의 거리가 멀어서 가능했던 전략이라고 생각해요. 김유진 본인이 맵에 가리지 않고 '스카이 토스'에 대해 연구했을 거라고 생각되지만 개인적인 생각은 '알터짐 요새'라서 전략이 최적화됐을 거에요. 처음부터 대각선으로 정찰을 나간 것이 그 이유일거고요. 정지훈이 바이킹을 생산했는데 그건 우주모함에 대한 파해법이 아니에요. 우주모함은 산개가 불가능해서 땅거미 지뢰, 밤까마귀의 추적 미사일이라면 상대가 가능했을 건데 당시에는 판단을 내리지 못했을 거에요.

마우즈 백동준은 최성훈의 3병영 전략을 상대로 모선핵을 늦게 가져가는 빌드를 만들었어요. 그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고인규=대부분 테란 선수들이 프로리그에서 프로토스를 상대로 3병영 전략을 자주 사용하죠. 그렇지만 다른 프로토스 선수들과 달리 백동준의 타이밍이 독특하더라고요. 모선핵을 늦추고 난 뒤 점멸이 됐을 때 시간왜곡을 사용할 수 있도록 최적화시켰거든요. 3병영 맞춤 보다는 기습적인 엇박자 공격이었을 거에요. 최성훈이 1세트에서는 패했지만 2세트에서는 전략을 막고 이겼잖아요.
'폴트' 최성훈
'폴트' 최성훈

하지만 최성훈이 CJ 김준호와의 준결승 5세트 '다이달로스 요충지'에서 불멸자를 확인하고 그냥 공격을 감행한 이유는 뭘까요?
고인규=최성훈의 플레이는 군수공장을 늦추고 자극제와 방패업을 동시에 해서 상대 연결체를 파괴하거나 점멸 추적자 타이밍을 늦추는데 최적화된 빌드였어요. 그렇지만 김준호가 상대 빌드를 알고 있었는지 거신과 불멸자 체제로 갔기 때문에 최성훈 본인도 예상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바로 빼더라도 군수공장이 늦었기 때문에 불리했어요.

이번 대회에서 논란이 된 부분은 프로토스의 점멸 추적자라고 생각하는데 고인규 해설의 의견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고인규=세계적으로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 모였는데 4강전부터는 점멸 추적자로 승부가 갈려서 아쉬웠어요. 프로토스는 점멸 추적자가 실패해도 어느 정도 자원이 갖춰지면 운영이 가능하지만 테란은 수비에 많은 자원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가난해지거든요. 점멸 추적자를 막기 위해 모선핵의 시야를 줄인 것 같은데 지금 봐서는 크게 도움을 주지 못한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15초는 길고 12-13초로 줄이거나 다른 방안을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김유진의 우승 의미를 정리해볼까요?
고인규=시즌 초반 부진했지만 페이스를 회복했고 이 기세라면 GSL 우승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요. 진에어가 프로리그 남은 라운드에서 김유진의 덕을 많이 볼 것 같아요.


[데일리e스포츠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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