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펼쳐진 두 팀의 대결은 아지르에 의해 승패가 갈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야와 GE 타이거즈 시절까지 포함해 두 팀은 총 14번 맞대결을 펼쳤고 SK텔레콤이 12대2로 크게 앞서 있다. 시범 경기 형식의 프리매치에서 SK텔레콤이 2대0으로 완승을 거뒀고 스프링 시즌 1라운드에서 1대2로 패했을 뿐 이후에 열린 모든 대결에서는 압도했다. SK텔레콤은 KOO 타이거즈를 상대로 9세트 연속 승리를 이어가고 있다.
스프링 정규 시즌 1라운드에서 KOO 타이거즈(당시 GE 타이거즈)가 승리할 때 '쿠로' 이서행은 제라스로 '페이커' 이상혁의 이즈리얼을 상대로 9킬 2데스 9어시스트를 따내면서 1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에서 이상혁에게 르블랑을 내주면서 16대5로 완패를 당한 GE는 3세트에서 이상혁의 아지르를 집중 공략해 3킬 6데스 8어시스트로 막았고 이서행은 카사딘으로 8킬 4데스 9어시스트를 달성하며 2대1로 이겼다.

이후 SK텔레콤이 KOO 타이거즈를 경기 양상은 아지르에 의해 갈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월11일 2라운드 대결에서 이서행은 1세트에 아지르를 가져갔지만 0킬 3데스 2어시스트로 부진했고 2세트에서도 아지르로 0킬 3데스 6어시스트만을 기록했다.
스프링 시즌 결승에서는 더욱 극명하게 희비가 갈렸다. 1세트에서 카시오페아로 이서행의 아지르를 꺾은 이지훈은 2세트에서는 카시오페아를 내주고 아지르를 택해 또 다시 승리했다. 3세트에서 다시 챔피언을 바꿔 잡은 이지훈은 카시오페아로 돌아가 9킬 1데스 10어시스트를 따냈고 이서행이 아지르로 6킬을 따내며 분전했지만 결국 승리했다.
서머 시즌에서 SK텔레콤은 이서행이 아지르를 가져가도록 열어줬다. 1라운드에서 이서행이 아지르를 두 번 모두 가져갔지만 SK텔레콤은 이상혁이 이렐리아와 코그모로 요리하며 낙승을 거뒀다. 2라운드 1세트에서 아지르를 풀어줬지만 이서행이 카시오페아를 택하자 SK텔레콤은 이상혁이 빅토르를 골라 3킬 1데스 12어시스트로 날아다녔고 2세트에서는 아지르를 오히려 가져오면서 카사딘을 고른 이서행을 압도했다.
이번 롤드컵에서 이서행은 아지르에 대한 약점을 보완했다. 16강 2차 풀리그에서 카운터 로직 게이밍, 페인 게이밍, 플래시 울브즈전에서 모두 아지르를 고른 이서행은 2승1패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플래시 울브즈전 패배가 옥의 티로 남아 있지만 챔피언스 코리아에서 3승10패를 당할 때보다는 확실히 나아진 플레이를 보여줬다.
SK텔레콤은 이서행이 아지르에 대해 갖고 있는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아지르를 금지 목록에 넣지 않음으로써 KOO로 하여금 밴 카드 한 장을 낭비하도록 강제할 수도 있고 이상혁이 아지르를 가져감으로써 실익을 챙길 수도 잇을 것으로 보인다.
30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에서 열리는 롤드컵 결승전에서 아지르가 소환사의 컵을 좌우할 것이라 예상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