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를 빼오는 것. 비단 e스포츠 뿐만이 아니라 스포츠 사이에서도 종종 논란이 되는 일입니다. 이는 아직 기존 팀과 계약 기간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선수와 구단 간에 미리 입맞춤을 다 해놓는 행위를 뜻합니다. 몇몇은 이에 대해 알면서도 묵인하기도 하지만 적발되면 상당한 망신을 당하죠.
지난 18일 브라질의 유명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임단 '페인 게이밍'은 라이엇으로부터 "다음 시즌 브라질 리그오브레전드 리그(CBLOL 2016)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제재를 받았습니다. '선수 빼오기'가 걸렸기 때문입니다.
INTZ Loop(출처 - lolesports).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페인 게이밍은 INTZ 팀에 소속된 서포터 Loop를 영입하고 싶어했고, 미리 팀에서 빼올 준비를 마쳤습니다. '몰래'라는 말을 하기도 민망한 것이 같은 포지션이었던 페인 게이밍 소속 Dioud를 방출하는 등 밑밥은 수두룩하게 깔아놓았었죠. 기사로도 많이 나왔고요. 사실상 대놓고 Loop의 영입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Loop의 기존 소속 구단인 INTZ는 이러한 페인 게이밍의 행동을 라이엇 브라질에 고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사건을 조사한 라이엇 브라질 측은 페인 게이밍에게 Loop의 영입 전 라인업을 공시하라고 요구했고, 페인 게이밍은 부랴부랴 ‘H1VA’라는 선수의 영입을 발표했습니다.그런데 이걸 어쩌죠. H1VA는 페인 게이밍 입단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전에 한번 테스트 봤던 기억이 고작이었거든요. 결국 페인 게이밍은 H1VA의 영입에 실패하고, 기존 서포터 Dioud는 방출되었는데 돌아와줄 리도 없고, 영입하려했던 Loop는 라이엇이 막은 상황에 처했습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페인 게이밍에게 라이엇 브라질 측은 추가 제재를 내렸습니다. 바로 "1년동안 대회 상금을 일절 받을 수 없다"는 것. 사실상 대회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끊겨버린 셈입니다. 이에 더해서, 페인 게이밍의 구단주는 CBLoL 2016이 진행될 1년 동안 팀의 오너로서 자신의 이름을 밝힐 수 없고, 각종 대회나 이벤트의 참가가 금지됐습니다.
페인 게이밍은 지난 2015 롤드컵에 와일드카드 출전 팀으로 이름을 올렸으며, 와일드카드 출전 팀으로는 처음으로 2승을 거두는 등(2승 4패) 리그오브레전드 게이머들을 신선한 충격에 빠트렸던 팀입니다. '자칭 세계 최고 미드라이너' 카미가 속해있는 팀으로도 커뮤니티에서 자주 회자되고 있기도 하구요. 브라질 내에서는 최상위권의 실력과 팬덤을 가지고 있던 페인 게이밍, 이번 실책은 너무나 뼈아플 것으로 보입니다. 1년 동안 추가 수익이 사라진데다가 기존 페인 게이밍의 팬들 역시 이번 사건을 곱게 바라봐줄 리가 없거든요. 롤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돌아온 것은 기존 팀원의 방출이었으니까요. 페인 게이밍이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까요? 아마도 이번 일을 계기로 브라질에서는 더이상 '선수 빼오기'는 없을 것 같네요. 데위 네이버 포스트 바로가기 *본 기고는 데일리e스포츠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