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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최병훈 감독의 2016년 비전 "건강한 T1이 되길"

SKT 최병훈 감독의 2016년 비전 "건강한 T1이 되길"
SK텔레콤 T1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은 2015년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 한국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과 서머 시즌을 모두 석권했고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도 15승1패라는 역대 최고의 승률로 정상에 올랐다. 1년 동안 한 지역을 석권한 팀들은 몇 번 있었지만 롤드컵까지 포함해서 싹쓸이한 팀은 SK텔레콤 T1이 처음이다.

올해 초 LCK의 운영 방식이 바뀌면서 SK텔레콤 T1도 풍파에 휘둘렸다. 2013년 롤드컵을 제패할 때의 멤버 5명 가운데 '페이커' 이상혁과 '벵기' 배성웅만 남았고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던 SK텔레콤 S 선수들과 합쳐지면서 전력이 약화될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여느 시즌보다 탄탄하게 팀을 꾸려갔고 스프링 시즌의 약점을 서머 시즌에 완벽히 보완하며 한국을 제패했다. 롤드컵 무대에서 노하우를 살린 SK텔레콤은 세계에서 가장 강한 팀으로 등극했다.
SK텔레콤 T1이라는 무적 함대를 이끈 수장인 최병훈 감독이 돌아본 2015년은 어땠을까.

◆두 번의 위기
Q 2015년 SK텔레콤 T1은 너무나도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어떠셨나요.

A 올해와 같은 해가 다시 돌아올까 싶을 정도로 모든 일이 잘 풀렸습니다. 그래서 내년이 걱정이 되네요. 2015년은 달라진 모습의 T1을 보여주자면서 팀을 꾸려갔는데 2016년은 전 세계 모든 팀들의 타깃이 될 생각을 하니까 아찔하기도 합니다.

Q 2015년 초에 지금과 같은 결과를 예상하셨나요.

A 사람이 사람의 일을 어찌 알겠습니까. 그래도 예감이 조금 들었어요. 2014년에 부족했던 부분을 메운다면 좋은 성과가 날 것 같긴 했어요. LCK에서 2, 3위 정도 유지할 것 같았고 롤드컵에서 모든 것을 불태우자는 생각으로 1년을 보냈죠. 스프링에서 위기가 있기도 했지만 선수들과 김정균 코치의 노력 덕분에 슬기롭게 넘겼고 서머에서는 너무나 잘해냈죠. 그 기세를 롤드컵까지 이어갈 수 있었다는 것도 다 선수들 덕분인 것 같아요.

Q SK텔레콤에게 위기가 있었나 싶네요.

A 스프링 시즌 진에어 그린윙스와의 첫 경기가 생각이 납니다. '벵기' 배성웅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바위게를 사냥하다가 잡히면서 게임이 어려워졌죠. 그 때 이번 시즌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겠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Q 또 다른 위기는 없었나요.

A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였던 것 같아요. CJ 엔투스와 경기를 치르는데 1, 2세트에서 해보지도 못하고 졌죠. 배성웅을 넣어야 하나 고민하던 시점이었는데 투입하자고 이야기가 나왔고 우리 팀 모두가 놀랄 정도로 잘해줬죠. 그 덕에 1년 농사가 순탄하게 지어진 것 같아요.

SKT 최병훈 감독의 2016년 비전 "건강한 T1이 되길"

Q '톰' 임재현이 경기하고 있는데 배성웅이 웃는 모습이 화면에 잡혀서 화제가 됐어요.

A 그랬죠. 경기가 끝나고 나서 배성웅과 이야기를 하는데 임재현이 잘할 것이라 믿었기에 기회가 없을 것 같다면서 마음을 놓고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1, 2세트에서 지고 나서도 '나에게 기회가 올까'라고 의심했다더라고요. 어찌됐든 배성웅이 출전해서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만들어냈고 그 뒤로는 팀이 더 강해졌죠.

Q 서머 시즌 전승 우승을 놓친 것이 조금 아쉽긴 했을 것 같아요.
A 전승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싶긴 했죠. 하지만 서머 시즌의 목표는 결승 직행을 확정지으면서 롤드컵 티켓을 따자는 것이었어요. 2014년에 윈터 시즌을 가져가긴 했지만 이후에 포인트가 모자라서 직행전을 치렀고 한국 대표 선발전까지 치르면서 떨어졌잖아요. 그 상황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 목표였어요.

◆세계 제패
Q 서머 시즌에도 17승1패라는 놀라운 승률로 LCK를 소위 '씹어먹었'습니다. 롤드컵 무대에서는 어땠나요. 공격적인 톱 챔피언 메타에 적응하기 어렵진 않았나요.

A LCK 서머 시즌 결승을 마치고 나서 1개월 정도 시간이 있었어요. 그 때 메타 적응을 완료했죠. '마린' 장경환의 실력이 물이 오른 타이밍이어서 큰 걱정을 없었습니다.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선수여서 며칠 연습하더니 답을 내더라고요.

Q 롤드컵에서도 전승 우승을 놓쳐서 아쉽겠다는 생각이 조금은 듭니다.

A 롤드컵 우승 자체가 명예인데요. 아쉽기는요. 저희에게 또 하나의 목표가 생겼다는 정도로 여지를 남겨 두려고 합니다. 팀을 이끌어가는 감독 입장에서 선수들과 김정균 코치에게 너무나 감사해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에서 경험했던 컨디션 조절의 어려움을 서로 다독이고 체크하면서 극복해내더라고요.


SKT 최병훈 감독의 2016년 비전 "건강한 T1이 되길"

Q 그러고 보니까 MSI에서 에드워드 게이밍에게 패하면서 준우승했어요. 그 때 얻은 교훈이 무엇이었나요.

A 연습할 조건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팀워크를 유지하는 방법이나 컨디션 조절 방법 등을 배운 것 같아요. 스프링 결승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아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선수들 건강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현장에서도 연습할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어요. 팀을 위한 공간들이 천 하나로 가려져 있어서 특별한 작전을 연구하지 못했죠. 롤드컵을 앞두고는 시간이 있었고 일단 쉴 건 다 쉬었어요. 회사에서도 서머 결승이 끝나고 나서 미리 외국 포상 여행을 보내줬고 돌아와서는 모든 연습을 마친 상황에서 유럽으로 떠났죠.

Q 장경환과 이지훈이 팀을 떠났는데요. 롤드컵을 치르는 도중에 움직임은 없었나요.

A 전혀 없었어요. 선수들의 시선이 모두 롤드컵 우승에만 가 있었거든요. SK텔레콤 T1이라는 이름으로 똘똘 뭉쳐서 대회를 치러냈고 최고의 성적을 냈습니다. 현장에서는 대회만 생각했고 그 집중력 덕에 우승한 것 같아요.

Q 롤드컵을 마치고 나서 장경환이 LGD 게이밍으로, 이지훈이 비시 게이밍으로 팀을 옮겼습니다. 선수들 사이에서 분위기는 어땠나요.

A 선수들 사이에서는 누군가 다른 팀으로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것 같아요. 큰 동요는 없었고 아쉬움에 떠나보내기 싫어하는 마음은 분명히 있었어요. 그래도 두 선수 모두 좋은 조건으로 중국에 입성했으니 축하해줬고요. 2016년 MSI나 롤드컵에서 만나면 서로 이기겠다는 인사말을 나눴던 것을 보면 프로의 세계는 다르더라고요.


◆2016 시즌은 건강이 최우선
Q 2016 시즌에도 2015년과 같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은가요.

A 사실 걱정이 앞서지요. 2015년에는 주위 분들이 우리 팀에 대한 기대를 그다지 많이 하지 않으셨어요.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죠. 월드 디펜딩 챔피언이 됐으니까요. 무너지지 않기를 바랄 것이고 무너지면 혹독한 평가가 돌아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탄탄한 팀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커요.

Q 여러 팀들이 리빌딩을 완료하면서 2016년 이를 갈고 있습니다. 까다로울 것 같은 팀을 꼽자면.

A 리빌딩을 단행한 팀들에 대한 정보가 아직 없어요. 다른 팀들의 전력이 어떤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 속단할 수 없네요. 롱주 IM도 베테랑 선수들을 영입했고 CJ 엔투스는 새로운 선수들로 면면을 교체했으니 폭발력이 있을 것 같고요. 그 중에서도 KT 롤스터에게만큼은 지고 싶지 않네요. 이동 통신사 팀이라는 특수성 때문인지 선수들이나 사무국 모두 KT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Q 2016년을 맞아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바람이 있다면.

A 개인적인 바람은 너무나 사적이어서 이야기하기 그렇고요. 2016년에는 우리 팀 선수들 모두 건강하게 지냈으면 합니다. 작년에는 발전하는 T1이 되자라고 모토를 정했는데 올해는 건강한 T1이 되자로 잡았어요. MSI나 롤드컵을 치르면서 체력적으로 부담이 많이 되더라고요. 건강 관리를 잘해서 체력과 실력 모두 업그레이드되는 팀이 되길 바랍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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