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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리스트에서 프로게이머로…. 4차원의 매력이 가득한 콩두 운시아 'DNCE' 김세용

기타리스트에서 프로게이머로…. 4차원의 매력이 가득한 콩두 운시아 'DNCE' 김세용
프로게이머는 크게 '노력파'와 '재능러' 두 타입으로 나뉜다. 재능은 부족하지만 열정과 독한 연습량 하나로 버텨 큰 무대에서 살아남는 노력파 선수가 있는가 하면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나 데뷔와 동시에 명성을 떨치는 선수들이 있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오버워치에서도 천부적 재능을 선보이고 있는 선수들이 여럿 있지만 기자의 눈에는 콩두 운시아의 'DNCE' 김세용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든세'로 더 많이 불리는 그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8월 트위치 VSL 대회에서였다. 맥크리의 정교한 샷으로 전장을 휩쓰는 그와 자연스레 경기 후 인터뷰를 하게 됐고, 인터뷰를 통해 듣게 된 그의 독특한 이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김세용은 오버워치를 접하기 전까지 기타리스트를 꿈꿨다. 당시 취미로 트위치에서 오버워치 방송을 하면서 선보인 실력으로 인해 뜻하지 않았던 대회까지 나오게 됐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프로게이머의 길로 들어섰다.

콩두 운시아 유니폼을 입은 김세용은 오버워치 에이펙스 시즌1에서 4강까지 올랐고, 시즌2에서는 8강에 오르며 오버워치 프로게이머로서 탄탄한 입지를 굳혔다.

김세용은 게임 실력뿐만 아니라 개성 넘치는 패션 감각으로도 많은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는데, 특히 수염과 매니큐어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조합은 프로게이머 중에서 유일하게 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아이덴티티'다.

기타리스트에서 프로게이머가 된 독특한 이력도 궁금한데, 한 사람에게서 다양한 모습들을 보게 되니 호기심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인터뷰를 통해 김세용이란 인물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탐구해보기로 했다.

Q 가벼운 질문부터 하겠다. 최근 DNCE가 내한 공연을 가졌는데, 다녀왔나.
A 못 갔다. 그것만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진주 누나 실물을 영접했어야 하는데…. 일정이 안 맞아서 못 갔다.

Q 에이펙스 시즌2 8강 탈락 후 어떻게 지냈나.
A 떨어지고 나서 바로 판테라를 응원했다. 이후엔 개인적으로 러너웨이와 루나틱 하이를 응원하고 있었다. 두 팀 모두 우리랑 붙어서 이겼기 때문이다. 우리를 이기고 올라간 팀이 잘 돼서 좋았다. 시즌이 끝난 뒤 많이 쉬었다.

Q '김세용이 운시아를 떠났다'는 루머도 있다고 들었다.
A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나를 칭찬하거나 하는 건 크게 안 궁금한데 욕하는 건 재밌게 찾아본다. 직업 자체가 관심을 받는 직업이다 보니 좋은 글이든 안 좋은 글이든 올라오는 것 자체가 선수 생활을 잘하고 있는 거라 생각한다.

Q '재능러'라는 표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죽어라 해서 안 되는 경우나 뭐 그런 것을 본적은 없다. 딱히 재능이라기보다는 재미를 느끼면 그만큼 많이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잘하게 되는 것 같다. 일단은 재미가 우선이다.

Q 팀 소속이 된 후엔 개인방송을 자주 못하는 것 같다.
A 연습하느라 잘 못한다. 최대한 시간 날 때마다 키려고 노력은 한다. 하기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팬들과 소통하고 싶다.

기타리스트에서 프로게이머로…. 4차원의 매력이 가득한 콩두 운시아 'DNCE' 김세용

Q 지난해 VSL 인터뷰에서 프로게이머는 하기 싫다고 했었는데, 어떻게 콩두에 들어오게 됐나.
A VSL이 끝나고 방송하고 있었는데 콩두에서 연락이 왔다. 두 번 정도 거절했다. 게임은 취미로만 하고 싶었다. 세 번째인가 네 번째 연락이 오는 순간에 '이렇게까지 날 찾는 걸 보면 내가 정말 필요한 사람이겠구나'하는 생각도 들었고, '저쪽 길로 가면 나한테 어떤 기회가 있을까'라고 고민을 하다가 넘어오게 됐다.

Q 프로게이머가 되고 나서 후회한 적은 없나.
A 후회라기보다는 돌아갈 곳이 점점 없어지는 기분이다. 악기를 다루는 사람은 '하루 쉬면 손가락이 10일씩 늙는다' 하는데 지금 상황은 그런 것 신경 쓸 여력도 없이 여기 집중하게 돼서 후회 같은 생각은 잘 안 든다. 지금은 일과 취미가 완전히 바뀐 느낌이다.

Q 주변 음악인 중에서 아쉬워하는 사람은 없나.
A 프로게이머 한다는 티는 안내고 다녔다. 아쉬워한다기보다 그 사람들도 자유분방한 사람들이라 '기타도 잘 치는 애가 게임도 잘한다' 이런 식으로 얘기해주시기는 한다. 아쉬움보다는 응원을 해주시는 편이다.

Q 헤어스타일이나 수염 같은 걸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시즌1 때는 '현실 맥크리'라는 별명까지 생겼었는데.
A 미용실가서 '좀 못사는 사람처럼 해 달라'고 했더니 그렇게 해주셨다. 예전에 한 번 했던 스타일인데, 그걸 똑같이 해봤다. 머리를 그렇게 하면 아침에 정말 편하다. 그렇게 하고 지하철에 타니 아무도 내 옆에 안 앉으려 하더라.

Q 시즌 도중에 매니큐어를 칠하기도 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A 21살인가 그 때부터 자주 바르고 다녔다. 딱히 튀어보고 싶은 것은 아니고 원래 했던 거였다. 수염도 안 깎고 싶을 땐 안 깎고 그렇다.

기타리스트에서 프로게이머로…. 4차원의 매력이 가득한 콩두 운시아 'DNCE' 김세용

Q 자유분방한 스타일인 것 같다.
A 오히려 '그런 걸 갖고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이 더 이상한 사람들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든다.

Q 타고난 성격인가.
A 부모님이 억압해서 이렇게 자란 것 같다.(웃음) 부모님은 엄한 편이셨다. 나중에 내가 어머니도 바꿨다. 어머니도 지금은 프리해지셨다. 21살 때 '내가 한 행동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했더니 어머님이 감명을 받으셨다. 그 뒤로 재밌게 살았다.

Q 대화를 나누면 똘똘한 이미지인데, 8강 조 지명식 때는 엉뚱한 모습을 보였다.
A 정말로 그 시스템을 이해 못했었다. 말이 프로게이머지 VSL 끝나고 얼마 안돼서 콩두에 들어왔다. 그저 PC방에서 게임하던 일반인이었는데, 몇 밤 자고나니 프로라는 칭호가 붙었다. 대회를 많이 본적이 없어서 정말 시스템을 이해 못하고 있었다. 지금은 진짜 이해했다. 시즌1 때는 루나틱 하이 '에스카' 김인재 선수가 운시아를 뽑고 나서 '인재스텔라' 얘기가 나왔었는데, 시즌2에서는 '든세스텔라' 얘기가 나왔다.

Q 에이펙스 시즌1에서는 4강에 올랐는데, 시즌2에서는 8강에 그쳤다.
A 성적 관련해서는 아쉬움밖에 없다. 시험 못 봤을 때 기분과 비슷한 것 같다. 조금 더 열심히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다. 준비가 부족했다. 시즌1에서는 스크림도 전투적으로 했는데 시즌2에서는 좀 물러진 게 있지 않나 싶다.

Q 왜 그렇게 됐나. 너무 지쳐서 그런 것인가, 방심해서 그런 것인가.
A 멤버들과 쭉 지내다보니 게임 외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들이 있다. 우리끼리 해결해야 하는 문제고, 불만이 있으면 얘기를 해야 하는데 서로 부딪히기 싫어 침묵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차라리 치고 박고 싸우는 게 낫다.

Q 에이펙스 시즌2 결승 중간에 '와카와카' 안지호와 함께 한 노래자랑 영상이 나왔다.
A 너무 창피했다. 기타를 치면서 반주해주는 입장으로서 철학이라고 해야 하나, 나만의 무언가가 있다. 노래하는 사람과 영적으로 공유되는 느낌이랄까. 준비 시간이 짧아서 그랬는지 그런 게 좀 없었다. 부끄럽기보단 약간 아쉬웠다. 오랜만에 기타를 잡고 무언가를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은 기회였다.

Q 솔직히 1등할 줄 알았다.
A '쿼터메인' 송지훈 선수가 정말 잘하더라. 예전에 이벤트전을 할 때 같은 팀이 된 적이 있었는데 그땐 그저 소심한 사람인 줄로만 알았다. 정말 멋있었다.

기타리스트에서 프로게이머로…. 4차원의 매력이 가득한 콩두 운시아 'DNCE' 김세용

Q 원래 일렉 기타를 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엔 어쿠스틱 기타를 쳤다.
A 어쿠스틱도 간간히 치긴 했다. 둘이 그렇게 다를 것은 없다. 언제 불러주셔도 한 두 곡 정도는 금방 준비할 수 있다.(웃음)

Q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 끼가 있는 것 같은데.
A 방송에 끼가 있다기 보단 원래 활발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에 좀 흥미 있는 사람이면 다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Q 팀 내에서 맏형인데. 고충은 없나.
A 아무래도 멘탈적인 부분이 그렇다. 어린 친구들이 팀에 합류해 자기 또래와 얘기도 많이 못해보고 간혹 사회성이 떨어지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내 입장에서 안타깝다. 내가 부모가 아니다 보니 터치할 시간도 많지 않고, 그럴 것도 아니다. 예를 들면 식당 예절 같은 것인데, 사실 나는 상관없지만 이 친구들이 나랑 언제까지 함께할지도 모르고, 나중을 위해서라도 그런 것들을 가르쳐주고 싶다. 동생들이 게임 내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지만 인간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Q 힘든 순간은 어떻게 버티나.
A 어머니 생각이 짱이다. 기타 칠 때도 그렇고 공부할 때도 그렇고…. 옛날에 공부할 땐 안 그러셨는데 지금은 '너만 행복하면 됐다' 하신다. 그런 어머니를 생각하고, 또 당장 열심히 하고 있는 팀원들을 보면서 버틴다. 솔직히 오버워치가 팀 게임이 아니었다면 프로게이머를 금방 그만 뒀을 것 같다. 기타는 혼자 쳐도 되지만 오버워치는 6명이 하는 게임이다. 나 혼자 잘해서 되는 게 아니다. 그런 면에서는 프로게이머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도 든다. 좋은 경험을 하고 있는 것 같다.

Q 트위터를 통해 팬들에게도 질문을 얻었다. 그 중에서 몇 가지를 골라봤다. 먼저 커피를 좋아한다고 들었다. 어떤 커피를 좋아하나.
A 1리터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하루에 2번 정도 마신다. 겨울에도 따뜻한 건 절대 안 먹는다. 프랜차이즈 커피 빼고 웬만한 것들은 다 좋아한다. 진한 커피를 좋아한다.

Q 오버워치 하기 전에는 어떤 게임들을 즐겼나. 인생 게임을 꼽는다면?
A 카오스, 서든어택, 사이퍼즈를 즐겼다. 최근에는 레인보우 식스: 시즈가 재밌더라. 인생 게임은 서든어택이다. 학교를 빼먹고 PC방에 간 적도 있다. 청소년이 PC방에서 최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이 13시간인데 13시간동안 서든어택만 해본 적이 있다. 그 정도로 내 인생게임이다.

Q 하루에 털은 얼마나 자라나.
A 표현할 방법이 없다. 깔끔하게 하려면 이틀에 한 번 정도 면도를 한다. 기를 땐 귀찮아서 기르는 거다.

Q 매니큐어를 검정색 말고 다른 색으로 칠할 생각도 있나.
A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다른 색으로 칠하면 어색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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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무엇인가.
A 시즌1 엔비어스와의 4강전이다. 오프라인 예선부터 시작해 에이펙스 4강전까지 쭉 올라갔는데 사실 예선을 할 때까지만 해도 팀이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아 자신감은 없었다. 당시 명성이 자자하던 LW 레드 같은 팀들을 꺾고 올라와 마지막에 엔비어스를 상대로 패배하니 아쉽기도 하고 홀가분하기도 하고 그랬는데 기분은 좋았다. 그 때 우리의 첫 성적표를 받았다.

Q 평소 즐겨듣는 노래는?
A 유튜브에 올라온 DNCE 내한공연 영상 중에 기타리스트가 말하는 것이 있다. 해외밴드 소속으로 꿈꿔왔던 것이 오늘 보여지는 것 같다고 말하는 장면을 직캠으로 찍은 건데 그걸 보고 너무 멋있어서 이틀 동안 펑펑 울었다. 그 장면을 수도 없이 봤다. 즐겨듣는 노래는 카더가든이나 콜드플레이의 노래들이다.

Q 다시 게임 얘기를 해보자. 곧 시즌3가 시작된다.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A 다소 모험이 필요하다 생각하고 있다. 새로운 팀 색깔을 만들어낼 수 있게 집중하려 한다.

Q 시즌3의 목표는 무엇인가.
A 결승전에 가고 싶다. 큰 무대를 꼭 가봐야겠다.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다.

Q 오버워치 e스포츠가 여성팬들로부터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기타를 쳤을 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는 것을 꿈꿨을 텐데, 지금은 프로게이머로서 그것을 이뤘다.
A 여성팬들이 많은 게 부러운 적은 없었고, 특별히 그런 걸 바라진 않았었다. 음악 할 때 소위 말하는 '떼창'이 너무 멋있게 느껴졌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에 집중하는 게 멋있어보였는데, 오버워치에서도 응원하는 팀이 이겼을 때 기뻐하는 사람이 많지 않나. 음악 할 때와 비슷한 전율을 바라보며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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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 어떤 프로게이머로 기억되고 싶나.
A 어떤 식으로 기억될지는 팬마다 다 다르겠지만, '저 선수는 저 팀에서 빠지면 안 될 존재겠구나'라고 느끼면 좋지 않을까 한다. 팀에 꼭 필요한 인물이 되고 싶다.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이구나'하고 보였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시즌이 끝나고 얼굴 보여드릴 기회기 많이 없었는데, 새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기회가 생길 때마다 팬들과 소통하고 싶다. 언제든지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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