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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WEGL에서 느낀 '실력스톤'

[기자석] WEGL에서 느낀 '실력스톤'
하스스톤 이용자라면 누구나 한 번 쯤 이런 불평을 해봤을 것이다. '아, 이런 운빨겜!'. 하스스톤은 운이 크게 작용하는 게임이다. 내 손에 주요 카드가 잡히지 않아서, 그런 와중에 상대는 상황에 따라 효과적인 카드를 쏙쏙 뽑아서 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렇다보니 하스스톤은 e스포츠 종목으로서의 자질을 정면으로 부정 받곤 했다. 결과에 미치는 운의 영향이 크다보니 아마추어와 프로의 실력 차이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실력이 아닌 운을 승부하는 종목은 스포츠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하스스톤엔 분명 실력적인 요소가 있다. 하스스톤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내 다음 카드와 상대방의 수를 예측해 하수인 간의 생명력 교환이나 주문 등을 활용해야 한다. 주어진 카드로 매 턴마다 최선의 판단을 내리는 것은 운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카드와 메타를 연구하고, 직업간의 상성을 파악하는 것 또한 선수의 역량이다.

하스스톤은 시간과 노력을 꽤나 투자해야 하는 게임이고, 선수들은 양질에서 앞서고 있다. 매 정규전 시즌마다 상위권에 랭크된다는 점과 지난 14, 15일에 개최된 WEGL 2017 하스스톤 코리아 vs 월드 프리미어(이하 WEGL 하스스톤)의 성과도 이를 입증한다.

WEGL 하스스톤은 512강으로 시작해 16명의 본선 진출자를 가렸다. 다양한 프로 및 아마추어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대회에 한 번 이상 출전한 선수들이 대거 진출에 성공했다. '코코아' 최민규, '태상' 윤태상, '따효니' 백상현, '크라니시' 백학준, '아르카나인' 조정훈 등이다.

사실 대회 예선은 선수들이 기량을 발휘하기 힘든 구조로 돼 있다. 우선 선수들은 스트리머로 활동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략과 성향이 노출된다. 방송과 다른 덱을 준비, 연습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배로 걸린다.

또한 상대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선수들은 연구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 변수없이 정형화된 덱을 가져오는 것이다. 상대를 미리 분석해 밴픽, 카드 구성 등 다채로운 전략을 구축할 수 있는 본선에 비해 예선은 운에 대한 기대가 필요하다. 선수들이 유달리 까다로워하는 이유다.

아마추어 선수들과 차별화될 수 있는 연구 능력과 전략을 떼고, 선수들은 맨 몸으로 예선에 나섰다. 그리고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냈다. 동일한 조건에서 집중력과 판단으로 승리를 가져온 것이다.

물론 모든 선수들이 본선에 진출한 것은 아니다. 최근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이 떨어지기도 하고, 아마추어 선수들도 다수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전체적인 비율을 따져봤을 때, 대회 경험이 있는 선수들 중에서 더 많은 진출자가 나온 것이 사실이다.

하스스톤은 분명히 운이 필요한 게임이다. 하지만 실력적인 부분을 언제까지고 부정할 수는 없다. 더욱이 실수 한 번이 운도 뒤집는 컨트롤 메타 아닌가. 본선에 진출한 선수들의 실력을 조금 더 조명해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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