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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5주년 특별 기고] e스포츠, 지금이 바로 그 시점(下)

데일리e스포츠 창간 15주년을 맞아 특별한 칼럼을 독자분들께 전달하려 합니다. 오랜 기간 e스포츠 산업에 몸담아 온 이재명 라우드코퍼레이션 부사장이 특별 기고를 통해 e스포츠의 오늘을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 편집자주 >

◆e스포츠의 문제점

필자는 약 한 달 전 다음과 같은 글([이재명의 e스포츠 돋보기] 한국 e스포츠 산업은 발전하고 있다)을 기고했다.

글을 기고한 후 "e스포츠 시장이 어려운데, 너무 긍정적으로 본다"는 반문을 직/간접으로 느꼈다.

글 핵심은 '잘못된 데이터로 내린 성급한 결론과 과정에 대한 오류'이고, '이를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하다'이다. 공감하는 이들도 많았고, 해당 사업을 추진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 담당자도 이미 인지한 상황이다. 향후 보완하면 될 일이다.

다시 "e스포츠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필자에게 묻는다면, 답은 "긍정적으로 바라본다"이다.

그 근거는 앞으로 팬덤 비즈니스가 더욱 강하게 작용할 것이며, 미래 세대에 있어 게임과 e스포츠 문화는 없어지기 힘들며, 이 둘을 증명하는 MZ세대에 대한 수치 자료와 '이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는 게임과 미디어'라는 데이터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별도로 산업 內 가치 사슬 문제는 보완되고 '진화(進化)'할 것이라 믿는다.

단, 현재 e스포츠 산업에 대해 가장 큰 문제를 느끼는 곳이 프로게임단이 아닐까 한다. 이번 기고를 통해 가장 많은 진입 비용과 투자를 지속하는 곳 중 하나인 프로게임단의 현황과 문제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추후 기회가 되면 보다 미래를 위한 학교 e스포츠 시스템 문제를 짚어볼까 한다.

◆적자 프로게임단의 위기?

한국 프로게임단 문제 인식을 위해 한국 프로야구 재무자료와 국내 e스포츠 재무자료를 비교해하려 한다. 글로벌 시장 전체에서 타 종목 대비 e스포츠 매출 비중과 구조는 어떻게 돼 있는지 살펴보고 문제점을 도출하려 한다.

먼저 한국 프로야구의 재무구조를 살펴보자.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만년 적자다.

다음 표는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에서 발췌한 한국 프로야구단 2019년 수익과 세부 매출 자료다.

각 구단 감사보고서(수익현황)(자료 출처='스포츠산업 이슈페이퍼 2022년 10월호(저자 금현창)').
각 구단 감사보고서(수익현황)(자료 출처='스포츠산업 이슈페이퍼 2022년 10월호(저자 금현창)').
각 구단 감사보고서(구단세부매출현황)(자료 출처='스포츠산업 이슈페이퍼 2022년 10월호(저자 금현창)').
각 구단 감사보고서(구단세부매출현황)(자료 출처='스포츠산업 이슈페이퍼 2022년 10월호(저자 금현창)').
구단 세부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광고수입 54.7%는 대부분 모기업 지원금이다. ▲기타수입 23.3%는 KBO로부터 분배 받는 중계권 및 메인 스폰서 매출이며, ▲입장권 판매수입 15.2% ▲상품 매출수입 0.95% ▲기타 수입 약 23.3%이다.

계정의 적용이 구단마다 조금씩 상이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지표는 광고수입이 54.7%이고 이중 대부분은 모기업 지원금이라는 것이다.

2020년 3월14일 스포티비뉴스가 보도한 "구단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모기업 지원금은 매년 150~2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 구단 사장은 대다수 팀의 자립도는 60% 안팎"이라는 인터뷰 기사 내용과 위 감사보고서를 함께 볼 때 한국 프로야구단 모기업 스폰서십 지원은 40% 내외로 예측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쉽게 말하면 프로야구단 운영에 연간 500억 원이 들어가고, 모기업에서 200억 원을 지원한다는 이야기다. 기업이 구단을 운영하는 이유는 기업과 제품 프로모션 이외에도 시장 니즈와 여러 다양함을 고려한 종합 판단이고, 그 판단 결과 년간 2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가 만년 적자인 이유는 한국 시장이 작기 때문이다. 매출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결국 사람이 많이 오고 시청해도 시장 크기 자체가 작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콘텐츠 수요 또는 신규 사업모델이 생기지 않는다면 수익 창출 한계가 명확하다.

그렇다면 한국 e스포츠 게임단 매출구조는 어떨까? 운영과 기업구조 형태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위 프로야구 구단 예처럼 각 게임단 매출 세부 내역은 알 수 없지만, 취업 사이트를 통해 노출된 자료를 취합한 2021년 주요 프로게임단 매출 자료를 살펴보자.

국내 주요 프로게임단 2021년 실적표, 단위 억 원.
국내 주요 프로게임단 2021년 실적표, 단위 억 원.
보는 바와 같이 대부분 적자고, 가장 큰 폭의 적자를 보이는 곳이 에스케이텔레콤씨에스티원(T1)이다. 2021년 당기순손실이 무려 259억 원에 달한다. 에스케이텔레콤씨에스티원의 2022년 기업정보를 살펴보면 매출은 전년비 23% 증가한 227억 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손실 또한 전년비 100억 원 가량 줄어 매출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씨에스티원 2022년 기업정보.
에스케이텔레콤씨에스티원 2022년 기업정보.
프로야구단 운영에 매년 200억 원 가량 투자되고 있으니 게임단 운영에 연간 150억 원 정도의 손실이 나는 건 괜찮다는 의미가 아니다. 아무리 잘해도 국내 시장 크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이 중요하다.

◆타 종목대비 e스포츠 매출 구조의 문제(in Global)

앞서 국내 프로야구와의 비교를 통해 한국 시장 크기의 문제에 대해 살펴봤다. 그렇다면 글로벌 시장 전체에서 타 스포츠 대비 e스포츠 매출 구조는 어떻게 다를까?

[창간 15주년 특별 기고] e스포츠, 지금이 바로 그 시점(下)
위 그래프는 미국의 4대 프로 스포츠(NBA, NFL, MLB, NHL)의 매출 구조와 이들의 평균값 그리고 e스포츠의 매출 구조를 비교한 자료다.

지표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e스포츠 매출 구조 중 붉은색으로 표시된 '스폰서십(Sponsorship)'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다른 스포츠 주요 매출은 중계권, 티켓 수익과 기타 매출인 반면에 e스포츠는 전체 매출 중 '스폰서십' 비중이 58%로 가장 높다. 역사가 길지 않은 상황에서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e스포츠 산업이지만, 이는 동시에 기반이 안정적이지 못해 자칫 잘못하면 한 번에 전체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종합해보면 프로게임단 적자 문제의 해결은 다음과 같은(당연하지만 실행은 어려운) 방향성을 추구해야 한다. ▲타깃은 규모가 작은 국내보다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야 하며 ▲스폰서십 의존도는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로벌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리그를 구축하고 ▲이를 통한 사업모델 다각화에도 나서야 할 것이다.

◆e스포츠 돌파구, 글로벌 진출 확대와 사업다각화에서 찾아야

결국 프로게임단 운영 해법은 글로벌 시장과 매출 다각화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라이엇 게임즈는 '2022년 LCK 시청자 수' 데이터를 통해 한 세트의 시작부터 종료까지 평균 시청자 수가 38만1000 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중요한 점은 20만 명이 넘는 시청자가 해외 시청자라는 점이다. 'LCK' 시청자 중 해외 시청자 비중이 50%를 넘는 것이다.

[창간 15주년 특별 기고] e스포츠, 지금이 바로 그 시점(下)
e스포츠가 한국 프로야구와 가장 다른 고무적인 면이다. 내수 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개발할 수 있다는 방증이다. 모든 마케팅 역량을 내수가 아닌 해외에 집중해야 할 이유이다. 국내 팬과 시장을 무시하라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해외에서 경쟁이 될 리그와 팬덤을 키우는데 최우선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리그에 적극적으로 해외 선수가 뛰게 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필자가 '스타크래프트' 리그 주체로 참여할 때 그토록 "해외 선수가 우리 리그에 참여해야 한다"고 고집한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 e스포츠가 종주국을 넘어 선도국이 되려면 리그 경쟁력이 있는 지금, 해외 선수들이 뛰고 스타로 성장하는 리그로 자리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본에 밀려 '그들만의 리그'가 될 날이 곧 올 수 있다. 좋은 선수를 배출하지만 자국 리그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브라질 축구와 같은 상황이 국내 e스포츠에도 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현재 기량이 나쁘지 않다고, 인기도 있다고 폐쇄적으로 진행하는 리그는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을 수 없다. 지금의 EPL에서 손흥민, MLB의 오타니 쇼헤이와 같은 케이스가 나올 수 없다는 말이며, 반대로 이런 케이스가 나와야 프로스포츠에서 가장 큰 매출 비중을 만드는 중계권의 가치를 올리고 매출다각화까지 이어갈 수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기존 스포츠보다 태생이 디지털 콘텐츠인 e스포츠가 매출 다각화에는 유리한 측면도 있다. 지금도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인게임 디지털 자산을 확대하고 있고, 신기술과 접목한 디지털 콜렉터블 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 게임이 경계를 넘어 문화와 공간 비즈니스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종주국에서 선도국으로

e스포츠는 불과 25년이 채 되지 않은 짧은 역사만으로 놀라운 성장을 해왔다. 그 중심에는 누가 뭐래도 한국이 기여한 바가 크다. 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우리가 만든 문화를 세계인 모두가 즐기고 있다.

e스포츠 종주국에서 선도국으로 성장하고 문화를 끌고 가기 위해서는 더 큰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 중심에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대한 심층적이고 종합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빠르게 성장하는 모든 것은 부작용이 있다. 문제를 잘 파악하고 해결해 우리가 만든 생태계의 문화 선도국으로 굳건하길 바란다.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다.

글=이재명 라우드코퍼레이션 부사장, 숭실사이버대학교 엔터테인먼트학과 교수, 한국e스포츠협회 학교e스포츠추진단장

정리=이원희 기자(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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