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자 라인이었으나 정명훈 우승하며 탈퇴
허영무도 개인리그 첫 우승 노려
데일리e스포츠는 2011년 신년 특집으로 2인자 라인을 모아 인터뷰했다. 군에서 갓 제대한 홍진호와 삼성전자 칸의 송병구, SK텔레콤 T1의 정명훈을 한 자리에 모았고 2인자로서의 서러움과 2등임에도 불구하고 기억해주고 사랑을 주는 e스포츠 팬들의 훈훈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일부 팬들은 스타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는 송병구 대신 허영무를 넣어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2008년 인크루트 스타리그에서 정명훈을 꺾으면서 우승했던 송병구는 더 이상 2인자가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일견 타당했지만 허영무와 정명훈을 한 자리에 모았을 때 스토리 라인이 생기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었기에 송병구를 섭외했던 기억이 난다.
◇2011년 신년 기획으로 데일리e스포츠가 마련했던 2인자 인터뷰. 허영무도 섭외 대상이었지만 당시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제외됐다. 허영무 대신 송병구와 정명훈이 홍진호와 함께 인터뷰에 나섰다.
당시 홍진호는 "허영무가 준우승을 계속하면서 나와 인연이 깊은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프로리그와 개인리그 모두 페이스가 좋지 않기에 위축된 자세로 인터뷰할 것 같다"며 "주위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인터뷰를 하게 되면 선수에게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기에 정명훈과 송병구가 나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홍진호의 전역에 발맞춰 기획했던-사심 없이 섭외에 나섰던-2인자 인터뷰였지만 송병구와 정명훈이 한 달 뒤에 열린 박카스 스타리그 2010 결승전에서 실력 대결을 펼쳤다는 점이다.
결과는 정명훈의 승리로 돌아갔고 준우승자들의 연합에서 빠져 나갔다. 정명훈의 개인리그 우승을 보며 팬들은 "송병구도 스타리그 우승을 한 번 했는데 여전히 '콩라인'으로 불리는 것을 보면 가입 조건이 높아진 것 같다. 두 번은 우승해야 탈퇴하는 것으로 조건을 만드는 것은 어떠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신년특집 인터뷰에서 제외될 정도로 페이스가 좋지 않았던 허영무가 지난 박카스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송병구를 꺾고 개인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콩라인' 탈퇴를 선언한 정명훈과 진에어 스타리그 2011 결승전에서 만난다.
허영무는 지금까지 개인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다. 2007년 데뷔한 지 2년만에 서울 e스포츠 페스티벌 스타크래프트 256강에서 결승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지만 화승 이제동에게 패하며 준우승과의 악연이 시작됐다. 2008년 클럽데이 온라인 MSL 결승전에서 SK텔레콤 김택용에게 무너진 허영무는 바로 다음 대회인 로스트사가 MSL에서도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KT 박찬수에게 패하면서 개인리그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프로리그에서도 허영무는 송병구의 그늘에 가려 2인자로 자리가 굳어졌다. 허영무나 송병구 모두 프로리그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2007년과 2008년 삼성전자 칸이 광안리 결승전에서 우승했을 때 스포트라이트는 모두 송병구에게 돌아갔고 허영무는 그늘에 가려 있었다.
이번 진에어 스타리그 결승전은 허영무가 사상 첫 개인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고 삼성전자 칸의 에이스로 군림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성적 면에서나 인지도 면에서 2인자의 자리에 있던 허영무가 환골탈태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 셈이다.
정명훈도 확실하게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결승전이 바로 진에어 스타리그 2011이다. 스타리그 데뷔 무대였던 인크루트 스타리그 2008에서 결승까지 진출하며 파란을 일으켰던 정명훈은 아쉽게도 송병구에게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바로 다음 대회인 바투 스타리그 결승전에서는 두 세트를 먼저 따냈지만 이제동의 과감하면서도 노련한 운영에 휘둘리며 역전패를 당했다.
2년 동안 절치부심한 정명훈은 박카스 스타리그 2010 결승전에서 송병구를 잡아내며 사상 첫 개인리그 우승컵을 안았다. 이어진 진에어 스타리그에서도 정명훈은 4강전 신동원과의 경기에서 한 세트를 내준 것이 패배의 전부일 정도로 완벽한 시나리오를 만들어내며 결승에 올랐다.
이번 결승전에서 우승할 경우 정명훈은 더 이상 2인자 타이틀을 달지 않아도 된다. 스타리그에서 두 번 연속 결승 진출을 두 차례나 기록한 선수는 정명훈이 유일하며 2001년 임요환에 이어 10년만에 테란 종족으로 스타리그를 두 번 연속 우승한 선수로 기록된다. 또 이영호와의 격차를 좁히면서 테란 원톱 자리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허영무나 정명훈 모두 최고의 선수임에는 틀림 없으나 그동안 우승과는 큰 인연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허영무가 무관의 설움을 떨쳐낼 지, 정명훈이 2연속 스타리그 우승을 통해 2인자라는 타이틀을 떼어낼 지 '동상이몽'의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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