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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장악한 협회, 달라질까?

◇4기 한국e스포츠협회를 맡은 김준호 협회장.

2기 협회 때와 마찬가지로 내부 인사 배치
위기 상황 타개 위한 자구책인 듯

SK텔레콤이 한국e스포츠협회의 행정 요직을 모두 장악했다. 사무총장 뿐만 아니라 기획지원팀, 경기운영팀까지 SK텔레콤 직원을 내려 보내며 협회의 체질 개선과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e스포츠협회의 인사를 단행했음을 밝혔다. 3기부터 사무총장을 맡았던 최원제 사무총장을 경질했고 현 SK 텔레콤 스포츠단 오경식 팀장이 협회 사무총장 대행으로 임명했다. 협회의 2국 체제를 개편해 기존 사업기획국, 경기국 체제에서 기획지원팀, 마케팅팀, 경기운영팀 3팀 체제로 변경했다. SK텔레콤 T1 게임단을 맡기도 했던 조만수 차장을 기획지원팀장으로 임명해 협회 사업계획 및 예산관리, 대외기관 협력업무를 맡겼고 기존 사업기획팀장이던 김철학 팀장은 마케팅 및 대외홍보업무를, 이재형 경기운영팀장(前 경기국장)이 경기 및 심판운영 업무를 담당한다.

이와 같은 한국e스포츠협회의 시스템은 2기 협회로 회귀한 것이나 다름 없다. 2005년 KTF(현 KT)와의 경선을 통해 SK텔레콤 김신배 사장이 협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SK텔레콤은 제훈호 상근 이사를 파견했고 경기국과 사업기획국에 각각 SK텔레콤 직원을 배치하면서 협회의 행정에 직접 나섰다.

김신배 협회장이 SK텔레콤의 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동안 협회는 이 기조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클랜 형식으로 운영되던 게임단들은 기업과 손잡고 모두 창단에 성공했으며 공군 에이스 프로게임단까지 만들어졌다. 프로암 대회 형식의 KeSPA컵이 만들어졌고 전국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로 모양새를 바꿔가면서 풀뿌리 e스포츠를 형성했다. e스포츠의 국제화를 위해 국제e스포츠연맹도 출범하면서 국내외적으로 e스포츠의 기반을 닦았다.

그러나 김신배 협회장이 SK C&C로 자리를 옮긴 시기와 맞물려 SK텔레콤은 협회 행정에서 한 발 물러섰다. 이전까지 상근 이사를 파견하며 협회 행정에 관심을 가졌지만 사무총장 체제로 전환했고 이재형 경기국장만을 남긴 채 SK텔레콤 직원들을 모두 뺐다. 협회가 자생적으로 행정을 해나갈 수 있도록 토양을 만들어가겠다는 뜻이지만 협회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 시기였다. 김신배 협회장 이후 임명된 서진우, 조기행 협회장은 SK텔레콤의 내부 인사 결과에 따라 1년밖에 회장직을 맡지 않으면서 체계적인 행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사무총장 대행을 맡은 SK텔레콤 스포츠단 오경식 팀장.

이 기간 동안 e스포츠 업계는 두 가지 풍파에 시달렸다. 불법 베팅 사이트를 통해 승부 조작이 일어났고 프로게이머들이 개입한 것이 밝혀지면서 내외적으로 충격을 얻었다. 또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와의 지적재산권 분쟁이 일어나며 1년 가까이 갈등을 거듭했고 법정 소송까지 진행됐다.

2011년 들어서면서 위메이드나 화승, MBC게임 등 기존에 프로게임단을 유지했던 기업들이 손을 떼겠다고 나서면서 위기 관리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SK텔레콤이 사무총장제도를 유지하되 직원들을 파견해 직접 관리하는 체제로 전환한 배경에는 위기 상황에 처한 e스포츠계를 구출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3기 협회를 끌어 가면서 협회 사무국과 회장사인 SK텔레콤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고 직접 친청 체제를 형성하면서 변화시키겠다는 뜻이다.

e스포츠 행정에 힘을 쏟겠다는 SK텔레콤의 의지에 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제8 게임단 창단이나 블리자드와의 지적재산권 분쟁에 있어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SK텔레콤의 입장이 업계 전체의 의사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사회의 모임인 협회의 성격상 모두의 뜻을 모아 결정해야 하지만 SK텔레콤이 행정을 장악하다 보니 의견 수렴 과정에서 입김이 세질 수 있고 SK텔레콤이 원하는 방향으로 기울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3기 협회에서 일어났던 오류를 더 이상 범하지 않기 위해 4기 협회 들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SK텔레콤의 행보는 어떨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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